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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부평미군기지 주변 '다이옥신 오염' 사실로

by 무궁화9719 2022. 9. 30.

부평미군기지 주변 '다이옥신 오염' 사실로

한국농어촌공사 환경지질처 조사 결과... 국내 다이옥신 측정값 평균농도의 24배

12.08.23 17:25l최종 업데이트 12.08.23 17:25l

 
 

 부평 캠프마켓 내 폐차장 시설. 이 폐차장은 디아르엠오(DRMO) 시설이 김천 이포지역으로 이전(지난 3월 완료)하면서 사라졌다(2006년 촬영). 시민사회단체들은 폐차장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우려를 10년 넘게 제기해왔다.
ⓒ <부평신문> 자료사진 관련사진보기
 

인천시 부평구 소재 부평미군기지(아래 캠프마켓) 주변이 다이옥신(dioxine)에 의해 오염됐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정부 차원의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부평신문>이 지난 22일 단독으로 입수한 '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다이옥신 및 제초제 분석 결과 보고서'(아래 화학적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마켓 주변 지역이 다이옥신에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2009년부터 시행된 두 차례의 환경기초조사에서 캠프마켓 주변지역 토양이 석유계총탄화수소(TPH)·벤젠(Benzen)·중금속 등으로 심하게 오염된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부평구와 인천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올해 2월부터 캠프마켓 주변에 대한 3차 환경기초조사를 시작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올해 3월 캠프마켓 주변 37곳에서 시료를 채취, 한국농어촌공사에 의뢰해 지난 6월 생물학적 조사 결과를 받았다.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캠프마켓 주변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바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당시 민관합동조사단은 "(6월에 작성된 조사 결과 보고서의 내용은) 생물학적 분석 결과이기 때문에 다이옥신에 의한 오염은 확실하지 않다"는 소견을 내놨다.

이후 민관합동조사단에 속해 있던 시민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다이옥신에 대한 화학적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평구는 이를 수용해 분석 및 결과 보고를 담당할 기관을 물색했다. 다이옥신 분석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 담당했고, 제초제·분해 부산물에 대한 분석은 성균관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맡았다. 조사 지점은 총 47곳. 캠프마켓 주변지역인 부영공원 28개 지점, 디아르엠오 주변지역 11개 지점, 기타 8개 지점이다.

<부평신문>이 이번에 입수한 화학적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마켓 주변이 다이옥신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진 것. 화학적 분석 조사 결과에서도 다이옥신이 국내 평균 오염치를 초과해 검출됐다는 것은 캠프마켓 주변 지역이 다이옥신으로 심각하게 오염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부평 부영공원·초등학교 주변서도 다이옥선 검출돼

 부평미군기지 주변 다이옥신 검출 장소.
ⓒ 부평구 관련사진보기


다이옥신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고엽제 성분인 다이옥신도 검출돼 "캠프마켓에 고엽제 물질이 있다"는 퇴역 미군의 증언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육군 대위 출신의 필 스튜어트씨는 지난해 7월 28일 '부평미군기지 맹독성 폐기물 진상조사 인천시민대책위원회'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옛 캠프마켓 부지 한 곳에서 고엽제를 사용했다는 (퇴역 군인) 3명의 진술이 있었다"며 "차량 운행 중 실수로 유출돼 땅을 고압 호스로 청소했다, 그것이 배수구로 흘러들어갔다는 진술이 있고, 그 진술서 내용을 공유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학적 조사 분석 결과, '독성등가 환산농도(pg-TEQ/g)'가 가장 높은 지역은 디아르엠오 주변으로 우성1·2·3차 아파트와 경남아파트 등이 인접해있다. '독성등가 환산농도'는 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 종류 17가지를 분석해 각각의 양에 종류별 독성계수를 곱한 후 합한 값이다. 부영공원과 인근 초등학교 주변에서도 다이옥신이 검출됐다(DR-14-B, 위 이미지 참조).

캠프마켓 주변지역에서 검출된 다이옥신의 '독성등가 환산농도' 최고치는 55.748pg-TEQ/g. 이 수치는 환경부가 지난 2009년 다이옥신 오염이 예상되는 전국 57개 지점에 대한 다이옥신 측청값을 산출한 평균농도(2.280pg-TEQ/g·아래 다이옥신 평균농도)의 24배나 된다.

캠프마켓 주변 지역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지점은 부영공원 3곳, 부영공원과 인접한 산곡2동 3곳 등이다. 이 지점들 역시 국내 다이옥신 평균농도를 초과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사용된 물질도 검출돼

특히 다이옥신 중 가장 독성이 강한 화합물질로 알려진 '2,3,7,8-테트라클로로디벤조-p-다이옥신(2,3,7,8-Tetrachlorodibenzo-p-dioxi·TCDD)'이 이번 조사에서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다이옥신이 검출된 지점은 주택 밀집 지역이며, 부영공원 주변지역에서도 검출됐다.

TCDD는 베트남 전쟁에서 사용된 악명 높은 '에이전트 오렌지'의 오염 물질로 알려졌다. 에이전트 오렌지는 고엽제 중 하나를 뜻하는 암호명으로 미군은 베트남 전쟁에서 에이전트 오렌지를 무차별적으로 살포했다. 베트남 외무성은 미군의 고엽제 살포로 인해 사망자와 장애자 40만 명이 발생했으며, 아동 50만 명이 기형으로 태어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부평구와 민관공동조사단은 이러한 '다이옥신과 제초제 분석 결과'에 대해 함구하고 있으며 <부평신문>이 입수한 보고서에 대해서도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부평구는 "관련 부처와 협의해 추후 대응 방향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민관공동조사단에 속해 있는 시민단체들은 오염이 확인된 부영공원에 대한 복원을 국방부에 요구하고, 환경조사 지점을 늘려 정밀조사를 시행할 것을 환경부에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미군기지 독성물질 11년간 한강으로 유출"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 서울시 용역보고서 입수... "미군기지 내부 조사해야"

12.10.04 21:12l최종 업데이트 12.10.04 23:01l
 
 

지난 2001년 발생한 용산미군기지 유류오염 사고 이후 최근까지도 미군기지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한강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건 이후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정화작업을 펼치고 있으나, 오염농도가 개선되지 않고 미군기지 내부의 오염원이 처리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4일 환경부와 서울시로부터 '용산 미군기지 유류오염 정화 관련 미군측과 협의 요청' 공문과, '녹사평역 유류오염 지하수 정화용역 보고서'를 입수해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가 한국농어촌공사에 용역을 맡겨 기지주변 지하수를 조사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0.015mg/L)의 2800배를 초과한 42.745mg/L가 검출됐다. 이는 지난 2004년 해당 지역의 오염 관측 이후 최고 농도이다.

벤젠을 포함해 톨루엔, 자일렌 등 석유유출에 따른 오염농도를 측정하는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2011년에 기준치(1.50mg/L)의 5300배를 초과한 5060mg/L가 검출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용역보고서에서 벤젠이 최대농도로 검출된 관측정이 "용산미군기지 내 오염원으로 추정되는 주유소 부지와 가장 근접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한강하류 방향으로 지하수 유동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오염된 지하수가 한강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이다.

서울시 "미군기지 내 오염원 조사 절대적으로 필요"

용산미군기지의 기름유출 문제는 지난 2001년 1월, 용산구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의 하행선 터널 내 맨홀로 유류가 유입되면서 발견됐다. 같은 해 7월부터 시작된 현장조사에서 녹사평역에 인접한 미군부대 사우스포스트(South post) 내 기름유출이 확인됐다. 당시 기름이 지하 15미터에서 17미터까지 스며들었고, 일대의 지하수가 오염돼 기지에서 약 200미터 가량 떨어진 녹사평역까지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주한미군도 이를 시인했으나 유출규모를 축소 발표하는 등 논란이 크게 일었다.

이후 서울시는 오염된 기지 주변의 정화작업에 들어갔고 최근까지도 작업이 계속됐지만 오염농도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월 환경부에 공문을 보내 "유류오염 지하수의 근원적인 정화를 위해서는 유류 누출사고가 발생한 미군기지 내 오염원에 대한 조사와 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기지 내부의 오염원 확인을 위한 조사 등이 추진될 수 있도록 SOFA 규정에 의거 미군 측과 협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계속된 정화작업에도 오염농도가 개선되지 않는 것은 오염원이 제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공문에서 "우리 시에서 미군기지(녹사평역 일대) 유류오염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정화하고 있음에도 미군기지 담장주변 관측정에서 자유상유류가 계속 나오고, TPH가 최대 8060.13mg/L 검출됐다"며 미군기지내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농어촌 공사가 서울시의 용역을 받아 조사한 용산 미군기지 인근 2개 지점(BH34, BH35)의 벤젠 농도변화. 지난 2004년 처음 관측한 이후 서울시의 정화작업으로 벤젠농도 수치가 감소하다가 3년 전부터 증가하더니 2011년 최고 농도를 기록한 것을 알 수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관련사진보기

 

서울시의 요구는 2011년 한국농어촌공사의 용역보고서가 뒷받침한다. 보고서에는 주변 이태원 광장과 미군기지 담장 밖, 용산구청 일대의 총 52개 관측정 연간평균농도를 분석한 결과 벤젠 기준치 초과 22곳, 툴루엔 기준치(1.00mg/L) 초과 4곳, 에틸벤젠 기준치(0.45mg/L)와 크실렌 기준치(0.75mg/L)를 초과한 관측정이 각각 6곳으로 나타났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 기준치(1.50mg/L)를 초과한 관측정은 8곳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보고서에서 "누출사고가 발생한 오염원(용산미군기지) 지역에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대상부지의 토지이용과 부지면적 등 여건상 효율적인 정화공법의 적용에 많은 제한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또한 "오염원 부지특성과 누출이력(누출탱크 위치, 누출유류 종류, 유종별 누출량 등), 오염원 관리(Source Control) 등에 대한 자료 없이 오염원 하류부의 정화는 효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장하나 의원 "소파 협정 개정해 미군기지 조사해야"

이와 관련해 장하나 의원은 "2001년 용산미군기지 기름유출사건 이래로 지난 11년 동안 독성 발암물질이 함유된 기름이 미군기지 밖으로 유출되어 한강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며 "이같은 사실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은 것은 국민의 건강보다는 미군 측의 심기에 한국정부가 더 민감한 태도를 보여 왔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또 "현행 소파(SOFA)규정 하에서는 미군기지 오염사고 발생시 미군의 자발적 협조가 없으면 실태를 조사하기도 어렵고 정보접근 자체가 불가능함으로써 정화는 물론 기초적인 오염조사조차 어렵다"며 "오염원이 있는 기지 내부 시설에 대한 한국당국의 접근을 보장할 의무를 보장하도록 소파협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미군기지 내 조사 협조 요구와 관련해 "환경부에서 회신은 없었다"며 "서울시는 기지 주변에 관정을 뚫어 지하수를 뽑아 올려 전문업체에서 정화해 방류하는 방식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염농도는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까지 오염물질이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미군기지가 반환되면 안에 들어가 적극적으로 오염원을 정화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산기지 11년간 발암기름 한강 유출

지하수 52곳 중 46곳 검출… 벤젠 기준치 2800배 초과

 

2001년 1월 용산 미군기지 기름 유출 사고 이후에도 올해까지 11년 동안 독성 발암물질이 포함된 오염 기름이 한강에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가 정화 작업에 나섰지만 주한 미군이 허가하지 않아 기지 내 오염원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4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환경부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용산 미군기지 유류 오염 정화 관련 미군 측과 협의 요청’ 공문 및 ‘서울 녹사평역 유류 오염 지하수 정화 용역’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4년부터 기준치를 초과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크실렌(BTEX) 등이 용산 미군기지 인근의 전체 52곳 지하수 관측정 가운데 46곳에서 검출됐다. 이 중 11개 관측정의 지하수가 한강으로 흘러 들어갔다.
1급 발암물질인 벤젠은 지난해 기준치(0.015㎎/ℓ)의 무려 2800배를 초과한 42.745㎎/ℓ가 검출되면서 최고 농도를 기록했다. 같은 해 석유계 총탄화수소(TPH) 또한 기준치(1.50㎎/ℓ)의 5300배를 초과한 5060.13㎎/ℓ가 검출됐다.

연간 평균 농도 기준치를 초과한 관측정은 벤젠 22곳, 톨루엔(기준치 1.00㎎/ℓ) 4곳, 에틸벤젠(기준치 0.45㎎/ℓ)과 크실렌(기준치 0.75㎎/ℓ) 각각 6곳, 석유계 총탄화수소(기준치 1.50㎎/ℓ) 8곳이다. 벤젠은 백혈병, 골수종의 원인 물질이며 톨루엔은 복통, 위장 기능 장애,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독성 물질이다.

서울시는 지난 10년 동안 미군기지가 있는 녹사평역 주변 지하수에 대해 정화 작업을 벌였지만 미군의 접근 불허로 근본 오염원을 제거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상 미군의 협조 없이는 기지 내 기초적인 오염 실태 조사도 불가능하다.

장 의원은 “정부가 독성 발암물질이 함유된 기름이 미군기지에서 한강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가 국민의 건강보다 미군의 태도에 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2012-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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