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살아있는 지옥’이라 보도한 형제복지원 ‘국가폭력’ 사건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입력 2022.08.29 17:48
뉴욕타임스, 진실화해위 회견서 해외입양 문제 질의…진실화해위 측 “돈벌이용 입양, 조사 중”
AP통신 보도에 다수 외신에서 다뤄…국내 언론도 높은 관심, 중앙일보 지면에서 다루지 않아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는 그동안 형제복지원 사건을 꾸준히 보도했던 뉴욕타임스와 AP통신 기자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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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자는 ‘형제복지원 아동들이 돈벌이용으로 해외입양됐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진실화해위 이번 조사결과에 관련 내용이 없는데 확인된 내용이 있는지’ 에 대해 질의했다. 이에 정근식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피해자 인터뷰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수의 어린이가 해외입양됐다는 증언을 확보했고 그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며 “1차 진실규명 범위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 문제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AP통신은 지난 2019년 국회와 정부,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로 형제복지원에서 1979~1986년 아동 19명을 해외에 입양 보낸 증거를 보도했다. 아이들을 납치해 인권을 침해하다가 돈벌이용으로 이용했다는 내용이다.
또한 해당 기자는 ‘박인근 형제복지원장 일가가 불법으로 모은 재산 환수 문제, 현재 살아있는 관련자들 형사처벌 문제가 진실화해위 권고사항에 왜 빠졌는지’에 대해서도 물었다. 정 위원장은 “불법 취득 재산환수와 책임자 형사처벌 문제 역시 2차 3차 진상규명에서 할 예정”이라며 “이번 1차 조사 결과에선 일단 피해자 191명에 대한 문제(피해사실 확인)와 전반적인 불법 문제에 치중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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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는 지난 25일 “‘살아있는 지옥’ 피해자들 수십년 만에 배보상을 위한 한걸음 내딛다(Decades After a ‘Living Hell,’ Korean Victims Win a Step Toward Redress)”란 기사에서 “한국 현대사 인권유린 중 가장 악명높은 사례 중 하나(among the most infamous examples of human rights abuses in South Korea’s modern history)”라고 평가했고, 박인근 원장이 “사소한 경제 범죄로만 처벌받고 인권침해 관련 처벌을 받지 않았다(guilty of minor financial crimes, but not of violating human rights)”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동안 피해자단체와 인권단체, 언론의 진상규명 노력에 주목하면서 “나라 전체가 공범이었다”는 피해생존자의 증언도 함께 전했다. 외신 특성상 군부정권과 민주화의 현대사에 대해서도 언급했고, 그동안 한국 현대사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등 또 다른 국가폭력 사건에 대한 뉴욕타임스 기사도 첨부했다.
AP통신은 지난 24일 “시설에서 인권유린과 죽음에 대해 과거 한국 정부의 책임을 묻다(Past S. Korean gov’ts blamed for abuses, deaths at facility)”란 기사를 통해 진실화해위가 이 사건을 국가범죄로 규정했고 이번 조사로 피해 진상이 더 심각했다는 사실 등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또한 AP통신이 다뤘던 형제복지원의 해외입양 문제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정 위원장이 답한 부분도 기사에 인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입양 직접 증거가 있는 아동은 19명, 간접 증거가 있는 아동은 최소 51명(the AP found direct evidence that 19 children were adopted out of Brothers between 1979 and 1986, and indirect evidence suggesting at least 51 more adoptions.)이다.
세계 최대 뉴스통신사인 AP통신이 형제복지원 문제를 다루면서 AP통신발로 미국 ABC뉴스, 워싱턴포스트, 보스턴글로브, VOA (Voice of America), 캐나다 토론토스타, 국내 코리아타임즈와 코리아헤럴드, 카타르 알자지라, 영국 모닝스타,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 스코틀랜드 더 내셔널, 호주 ABC뉴스 등이 진실화해위의 형제복지원 사건 발표 소식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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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에서도 이 사안을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불량’ 소년을 강제 수용, 한국·부산에서 밝게… 학대나 열악 환경에서의 노동·사자 657명(‘不良’少年を強制収容、韓国・釜山で明るみに…虐待や劣悪環境での労働・死者657人)”이란 기사에서 “한국 남부, 부산시에서 1960년~90년대 초 경찰과 시가 ‘불량’으로 본 다수의 소년을 복지시설에 수용한 행위의 실태가 나라의 조사기관에 의한 조사에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국내 언론에서도 2기 진실화해위 출범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KBS․MBC 등에서 이날 메인뉴스 톱기사로 이 사안을 다뤘고, MBC에선 정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그 외에도 SBS, YTN, 연합뉴스TV, JTBC, TV조선, 채널A, MBN, OBS, KNN, 부산KBS, 부산MBC에서 해당 소식을 다뤘다. 다음날 주요 일간지에서도 이 사안을 다뤘지만 중앙일보는 지면에서 형제복지원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관련기사 : 형제복지원 첫 진상규명, 전두환 강제수용 지시까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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