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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메르스. 질병 등...

물러나는 정은경에 "한국을 방역 선도국가로 만드신 분, 감사합니다"

by 무궁화9719 2022. 5. 18.

물러나는 정은경에 "한국을 방역 선도국가로 만드신 분, 감사합니다"

입력 2022.05.17 17:00

17일 SNS 통해 각계각층서 감사 인사
이낙연 "머리 다듬거나 식사 시간 아껴
공직자의 귀감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
누리꾼, 정은경 백발로 변하는 사진 공유
"정보 부족해 부담 컸을 듯", "고생하셨다"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물러나는 17일 전자기기 구매 정보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가 정 청장의 머리카락이 백발로 변하는 사진을 올리며 그의 노고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커뮤니티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 'K방역 컨트롤타워'를 맡았던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17일 물러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각계각층의 감사 인사가 쏟아졌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을 코로나19 방역 선도국가로 만드신 정 청장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전 대표는 "머리 다듬는 시간, 점심 먹는 시간까지 아껴 가며 업무에 집중하시고, 코로나19 상황과 방역정책을 늘 꼼꼼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신 일 등은 공직자의 귀감으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또 "정부 안팎에서 이견이 적지 않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신념을 지키신 일은 신뢰받는 의료인의 자세로 두고두고 평가될 것입니다"라고 치켜세웠다.

 

정 청장은 한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돼 질병관리본부(질본)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됐던 2020년 9월 초대 청장에 올랐다. 이 전 대표는 "아무 이의 없이 초대 청장에 선택돼 오늘에 이르셨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이날 한국일보 단독 보도('K방역, OECD 코로나 우수 대응 보고서에 실린다')를 언급하며 "정 청장의 흔들림 없는 대처는 방역의 '교과서', '모범국', '선도국'이라는 국제적 칭호를 대한민국에 선사했다. 마침내 OECD가 대한민국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려 하기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모델로 삼아 창작한 김주대 시인의 시화. 김주대 페이스북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김주대 시인 등 다른 사람들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는 것으로 인사를 갈음했다. 조 전 장관이 공유한 글에서 김 시인은 '여전사'라는 제목의 시화를 정 청장에게 보낸 게 2년 반 전이라고 회상했다.

 

그는 "이분의 담담하고 묵묵한 표정과 안내를 따라 우리는 함께 하나의 산맥을 넘어 왔다"며 "고생하셨다. 험한 생사의 산을 넘어 온 우리 깊이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했다. 그는 "혹자는 이분의 헌신을 정치방역이라는 해괴한 이름으로 능멸했지만, 이분은 다만 묵묵히 최선을 다해 '헌신적 방역'을 하였을 뿐이다"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여준성 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은 정 청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를 떠올렸다. 그는 "박근혜 정부 때 메르스 책임을 물어 장·차관은 빠진 채 16명의 일선 공무원에 징계 처분을 내렸다"며 "그중에는 정은경 당시 질본 센터장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감사원은 정 청장에게 정직 처분을 내렸으나, 중앙징계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감봉 1개월)로 감경되면서 다행히 질본에 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여 전 비서관은 "당시 감사원은 장관 징계가 빠진 이유에 대해 '감사 과정에서 실무자들이 문형표 전 장관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 전 장관은 감사가 진행 중이던 시기 사퇴하고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말을 줄였다.

 

누리꾼도 백발로 변하는 사진 등 공유하며 "고생하셨다"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이 물러나는 17일 누리꾼들이 2020년 영국 타임지가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했던 사실을 떠올리며 관련 캡처 사진을 공유했다. 페이스북 캡처

 

다른 누리꾼들도 코로나19 이후 정 청장의 머리카락이 점점 백발로 새는 사진, 그가 2020년 영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에 올랐던 것을 떠올리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감사 인사를 남겼다.

 

한 트위터 이용자(ser******)는 2020년 7월 당시 질본 본부장이었던 그가 186일 연속근무 후 첫 휴가를 간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부담이 얼마나 컸을까 싶다"고 노고에 공감했다. 전자기기 구매 정보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슬****)는 "결과를 논하기 전에 엄청 고생하고 노력하신 건 누구든 부정 못할 것 같다. 고생하셨다"고 댓글로 인사를 남겼다.

 

정 청장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다음 질병관리청장에 임명하며 퇴임하게 됐다. 백 신임 청장은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의 추천으로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2019년 12월부터 2년간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정책 자문을 맡았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떠나는 정은경 "과학방역 했어요" 소신 발언

"과학적 근거 기반 방역은 질병관리청의 가장 기본적 가치·미션"
"유행초기 지식 많지 않아…근거 창출 위한 조사·연구 강화해야"
국회 보건복지위 출석後 직원들과 고별 인사…별도 이임사 없어
복지부 권덕철 장관도 직 내려놔…당분간 2차관 체제로 운영될 듯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정부측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방역의 최전선에 있었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퇴임을 앞두고 2년여 간 방역당국의 대응을 '정치 방역'으로 폄하하는 일각의 평가에 대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청장은 17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 방역 등 일부에서 성과를 폄훼하는 시선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의 질의에 대해 "과학적 근거 기반의 방역을 하는 것은 저희 질병청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이고 미션"이라며 "그런 원칙을 갖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정치 방역'과 '과학 방역'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또 국내·외 근거들을 잘 리뷰해서 가장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질병청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안철수 위원장을 포함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른바 'K-방역'으로 불려온 문재인 정부의 방역정책을 '정치 방역'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인수위는 지난 4월 말 '코로나19 비상대응 100일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새 정부는 '과학 방역'을 펼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처럼 전임 정부의 방역은 '비(非)과학적'이었다는 시각에 대해 정 청장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민주당 신현영 의원도 "청장님, 지난 2년 동안 코로나 정치 방역하셨습니까?"라는 질문을 연이어 던졌다. 이에 정 청장은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그는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경우, 엄밀한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한다"며 "(다만) 거리두기나 이런 사회적 정책들을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게 되는 정책이라 생각한다. 이를 구별하는 것은 적절하지는 않다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방역 노선에 실제로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는 신 의원의 질의에 정 청장은 "코로나 유행 초기엔 저희가 알고 있는 지식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과학적 근거가 낮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그동안 (코로나19에 대해) 많이 알려진 게 있었기 때문에 그런 근거를 갖고 조금 더 체계적으로 방역을 할 수 있다. 그런 지식의 진보가 차이"라며 "근거 창출을 위한 조사나 연구 부분은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 정부가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항체 양성률 조사, 코로나19 후유증 조사 등과 관련해서는 "(질병청이) 2020년부터 진행해 왔다"며 "다만, 최근에 오미크론 유행이 컸기 때문에 좀 더 조사규모를 키워서 대규모 조사를 할 예산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다. 윤창원 기자

올가을 이후 코로나 재유행 전망을 두고는 "신종 변이 출현,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도가 떨어지는 부분, 계절적 요인, 대면접촉 증가 등의 유인으로 언제든지 재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대부분의 국가가 고위험군 보호 목적으로 (4차 등 추가) 접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변수를 고려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인수위에서 활동했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를 신임 질병청장으로 임명하면서 정 청장은 5년 가까이 지켰던 질병청을 떠나게 됐다. 정 청장은 지난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은 이후 4년 10개월 동안 방역 현장을 이끌어 왔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견되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 청장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었다. 본부장을 지낸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을 매주 진행했던 그는 한결같이 성실한 대응과 차분한 태도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작년 7월에는 김밥·도시락 등 검소한 업무추진비 내역이 공개돼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다. 브리핑 과정에서 밑창이 떨어진 낡은 구두와 하얗게 새어가는 머리 등도 화제를 모았다.
 
이날 정 청장은 오후 3시경 충북 오송 질병청으로 복귀해 그동안 함께한 직원들과 고별 인사를 나눴다. 이임식을 겸한 자리로, 언론에 공개되는 별도의 행사나 이임사는 없다고 질병청은 전했다.
 
1년 5개월 동안 장관직을 수행해온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도 이날을 끝으로 물러난다. 권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을 통해 "여러분이 든든한 '빽'이었다"며 복지부 공무원들에게 공(功)을 돌렸다.
 
 
그는 백신 및 병상 확보, 재택치료 체계 안착 등이 모두 복지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며 "주말, 밤낮 할 것 없이 전국 각지의 지자체, 여러 의사단체와 함께 구체적으로 협상한 결과물"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지금의 확진자 수나 사망자 수가 많이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우리 앞에 새 관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각자 맡은 악기를 잘 연주하면 국민에게 박수와 칭송을 받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각자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부터 연차 휴가에 들어간 권 장관의 사표는 아직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내정한 정호영 후보자의 임명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복지부는 당분간 조규홍 1차관·이기일 2차관 등 차관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영광과 상처 뒤로한 채 떠나는 '코로나 전사'…정은경 청장 퇴임

2022-05-17 13:59

김병규 기자기자 페이지

4년 10개월 방역 수장…코로나 유행 내내 방역 컨트롤타워

성실하고 침착한 대응으로 깊은 인상…'늘어난 흰머리·닳은 구두' 화제

문 정부 'K-방역'의 상징…정치방역 비판에 "과학 방역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코로나19와의 싸움 내내 최전방에서 싸웠던 정은경(57) 질병관리청장이 방역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정 청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대통령직 인수위원을 맡았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를 새 질병청장으로 임명함에 따라 청장 자리에서 퇴임한다.

 

정 청장은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아 '방역 사령관' 역할을 했다. 본부장으로 코로나19를 마주친 뒤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된 뒤에는 초대 청장이 돼 '전선'을 떠나지 않았다.

 

정 청장이 방역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4년 10개월만이다. 그는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국내 첫 환자 발생 이후 2년4개월간 'K-방역'을 이끌어왔다.

정 청장은 1995년부터는 질병관리본부(당시 국립보건원)에 들어온 뒤 28년간 질병과 광역 관련 현장에서 헌신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도 위기관리에 앞장섰지만 당시 사태 확산의 책임을 지고 징계를 받기도 했다.

 

정 청장은 특히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서 성실한 대응과 몸을 사리지 않는 헌신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유행 초기 대구·경북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했을 때는 머리 감을 시간을 아끼겠다면서 머리를 짧게 자른 일화나, 검소한 씀씀이가 드러나는 업무추진비 이용 내역 등이 화제가 됐다.

 

인사하는 정은경 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흰머리, 닳아버린 구두, 정 청장의 차분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대응은 코로나 극복의 상징처럼 인식되기도 됐다.

 

정 청장 임명 당시 임명장 수여식은 바쁜 상황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현장'에서 진행했다. 대통령이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 청장은 그동안 직원들 사이에서 '꼼꼼하다', '방역·국가 보건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그는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해 임기가 끝나가는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방역 관련 회의나 행사에 직접 참여하며 마지막까지 트레이드 마크인 성실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13일에도 새 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 참석했고, 새 청장 임명 소식이 전해진 순간에도 새 정부의 코로나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던 중이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상징적인 인물인 만큼, 방역정책과 관련한 문 정부의 성과와 함께 비판도 정 청장의 몫이 됐다. 새 정부는 'K-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하고 '과학적 방역'을 내세우고 있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이와 관련해 "(지난 2년간 질병청은) 과학 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백신이나 치료제 등은 임상시험을 거쳐 근거를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인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답변하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bkkim@yna.co.kr

 

정은경 떠나보낸 질병청 직원들 "가보지 않은 길, 함께 해 뭉클했다"

질병청 전·현직 직원들, 정 청장 관련 일화·소회 밝혀
"직원 아끼고 배려하셨다…국민 참여·응원 감사했어"

(청주=뉴스1) 강승지 기자 | 2022-05-17 18:33 송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29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코로나 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등 지침 변경사항의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2022.4.29/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질병관리본부장에서 질병관리청장으로 4년 10개월, 그중 '코로나 방역사령탑'으로 2년 5개월간의 업무를 끝으로 17일 자리에서 내려온 정은경 질병청장을 향해 질병청 직원들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정 청장의 고민과 배려로 걸어올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대응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 정 청장은 이날 오후 3시 충북 청주시 오송 질병청 본청에서 이임식을 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 청장은 이 자리에서 "4년 10개월간 기관장으로서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늘 든든하고 행복했다. 코로나19 유행 극복과 질병 관리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커다란 보람이자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사명감과 열정, 헌신과 노고가 있어 함께 극복해왔다"며 "유행이 진행 중인데 무거운 짐을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국민 안전을 지킨다는 소명 의식으로 코로나 위기를 잘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하루하루 도전이자 위기였다며 "감염병 대유행이 우리 사회 문화에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경험했다. 우리의 결정과 판단이 국민에 큰 영향을 미쳐 질병청의 책임이 막중해졌다"고 소회를 밝혔다.

다만 정 청장은 직원들에게 국민의 시선과 기대를 부담으로 느끼기보다 더 자신감을 느끼고, 서로 격려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면서 "국민 신뢰와 보건의료 분야의 리더쉽은 우리 전문성에서 나온다"고 격려했다.

정 청장은 "여러분의 열정과 노력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나라 질병 예방관리 정책을 발전시키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여러분이 만들 긍정적 변화와 활기찬 미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 청장은 전 국민에 "2년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역과 예방접종에 적극 참여해주시어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보건의료인과 방역 담당자들의 헌신과 노고에도 머리 숙여 감사하다. 부족함이 많았지만, 격려해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 청장의 퇴임 소식과 이 같은 이임사를 접한 전·현직 질병청 직원들은 뉴스1에 정은경 청장이 전문가이자 중앙 행정·연구기관의 수장으로서 직원들의 의견을 묻고, '한 팀의 일원'으로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현재 유행 상황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는 질병청이나 정 청장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방역과 예방접종에 동참해준 결과라고 강조했다. 정 청장 퇴임에 대한 개인적 아쉬움은 있지만 무엇보다 방역에 참여해준 국민에 감사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질병관리청에서 업무를 한 뒤, 현재 타 부처에서 소속돼있는 한 관계자는 정 청장에 대해 "항상 직원을 아끼고 배려하셨다"면서 "다만 국민 덕분에 이 과정까지 오게 됐다. 방역당국은 당국의 역할을 해내는 게 중요했다. 이 때 국민의 참여가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질병청에서 방역업무 중인 과장급 인사는 "제한된 정보와 경험만을 가지고 대응할 수밖에 없었으나 최대한 과학적 근거에 따라 정책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그간 과정은 순탄지 않았지만 앞으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일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새 질병관리청장에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백 신임 청장은 금명간 청장 취임식을 가진 뒤, 정은경 전 청장에 이어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ksj@news1.kr
 

이임식서 눈물 보인 정은경…마지막 인사는 '덕분에' 수어로(종합)

입력2022.05.17. 오후 7:24
수정2022.05.17. 오후 9:32

"영웅 칭호는 너무 과분…공직자로서 코로나 위기 극복 기여 감사"
국회 참석 후 오송 질병청서 이임 인사…"새 청장 잘 추진하실 것"
'마스크 벗고 사진' 직원 요청에 "그래도 끝까지 쓰자" 마스크 쓴채 촬영

마지막 인사 나누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정부 교체로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정은경 청장이 17일 비공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5.17 kw@yna.co.kr


(청주·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그동안 코로나19 방역정책을 이끌며 받은 'K-방역의 상징' '국민영웅' 평가에 대해 "너무 과분하다"며 "공직자로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할 수 있어 감사했다"는 말을 남기고 물러났다.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은 코로나19 진료·방역을 위해 애쓰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덕분에' 캠페인으로 장식됐다.

정 청장은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참석한 뒤 오후에 충북 청주시 오송읍 소재 질병청으로 복귀해 일부 직원들과 간단한 이임식을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임식에서 직원들은 정 청장에게 감사의 뜻을 담은 편지와 영상, 꽃다발 등을 준비했다.

정 청장 역시 코로나19 유행 기간을 포함해 4년10개월 간의 재임 기간을 함께 한 직원들에게 각별한 사의를 표했고, 이 과정에서 정 청장과 여러 직원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K-방역 사령탑 내려가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정부 교체로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정은경 청장이 17일 비공개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인사하며 청사를 떠나고 있다. 2022.5.17 kw@yna.co.kr


정 청장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지만 여러분의 사명감과 열정, 헌신·노고가 있었기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유행이 진행 중인데 무거운 짐을 남기고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우리의 결정·판단이 국민 생활·안전에 큰 영향을 미쳐 책임이 막중해졌고 국민의 시선과 기대가 부담스럽고 무거울 것"이라며 "책임감은 무겁게 갖되, 더 자신감을 갖고 서로를 격려하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리라 믿고 응원하겠다"고 당부했다.

정 청장은 특히 "질병청은 과학적 전문성을 핵심으로 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 국민의 신뢰와 보건의료분야 리더십은 우리의 전문성에서 나온다"며 직원 개인의 역량에 더해 기관의 정책·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 청장은 이임식 후에는 약 2시간에 걸쳐 여러 건물동에 있는 부서 사무실들을 순회하며 전 직원들과 일일이 만나 인사했다.

감사패 받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서울=연합뉴스) 이임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직원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고 있다. 2022.5.17 [질병관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정 청장은 질병청을 떠나기 전 건물을 배경으로 간부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면서는 '덕분에' 수어를 제안했다.

이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만큼 잠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자는 요청도 나왔다. 그러나 정 청장은 "그래도 끝까지 쓰는 것으로 하자"며 완곡히 거절하고 마스크를 쓴 채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정 청장은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방역당국을 믿고 협조해주시고 의료인,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분들께서 헌신해주셔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올 수 있었다"며 "(새 정부가) 100일 로드맵과 국정과제를 만든 대로 잘 이행되도록 질병청 식구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청장이 떠나는 길에는 직원 30여명이 나와 박수를 치며 배웅했다.

K방역 문 열었던 정은경 퇴임
(청주=연합뉴스) 천경환 기자 = 정부 교체로 질병관리청을 떠나는 정은경 청장이 17일 비공개 이임식을 마치고 차량에 탑승한 뒤 직원들에게 손 인사를 하고 있다. 2022.5.17 kw@yna.co.kr


정 청장은 이임식 전 서울역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신에게 'K-방역의 상징' '국민영웅' 등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너무 과분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방역수장을 맡아 가장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아쉬운 점이야 많다. 어떻게 100% 만족하겠는가"라며 "부족한 게 많았지만 많이 도와주고 믿어주셔서…"라고 답했다.

정 청장은 이날 임명된 백경란 신임 질병청장에 대해서는 "새 청장님께서 새로운 전략으로 잘 추진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정 청장은 앞으로 계획은 정해진 게 없으며 "당분간 쉬면서 고민하겠다"고 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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