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가짜 괴담? 삼중수소 1.1조 베크렐 나온 후쿠시마 핵오염수..탱크 방사성 물질 제거는 아예 손도 못대
1차 방류된 오염수 7천8백 톤은 전체 134만 톤의 오염수 중 0.5%에 불과
오염수 방류해도 원자로 속 방사성 물질 때문에 매일 추가 생성돼
원자로 지지하는 베어링 스탠드 흔들리는데 도쿄전력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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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1차 마무리됐다. 일본 정부는 계획대로 방류가 됐다면서, 안전성엔 문제가 없었고, 많은 나라의 이해를 얻었다고 자평했다.
12일 보도에 따르면 1차 방류된 오염수 7천8백 톤은 지상 저장탱크 10개 분량이며 전체 134만 톤의 오염수 중 0.5%에 불과하지만, 바닷물에 섞여 흘러나간 삼중수소(트리튬) 총량은 약 1.1조 베크렐에 이른다.
도쿄전력은 올해, 4차례에 걸쳐 모두 31,200톤의 오염수를 방류할 작정인데, 이를 계획대로 방류하더라도 전체 오염수의 2%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가 바다에 방출하기로 한 삼중수소 총량은 1720조베크렐이다. 도쿄전력은 2051년까지 130만 톤이 넘는 오염수 해양 방출을 끝내겠다고 하지만 불가능에 무게가 실린다.
<아사히 신문>은 이 같은 일본 정부의 방침에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11일 진단했다. 원자로 내부에 녹아내린 방사성 물질 덩어리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오염수는 끝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반감기가 약 12년인 삼중수소의 성질을 감안해 정부가 정한 연간 방출량의 상한 양인 22조㏃을 준수해 2051년이면 삼중수소 전량을 방출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오염수만 방류가 끝나도 근본적인 문제는 남는다. 오염수를 담고 있던 탱크 철거하고 끝없이 오염수를 생성해 내는 원자로 내부 방사성 물질 덩어리(데브리)를 밖으로 꺼내야 하기 때문이다.
도쿄전력은 밖으로 꺼낸 방사성 물질 덩어리를 금속 콘크리트 밀폐실에 보관하겠다고 했는데, 그 후 취급 방식은 "조사 및 연구 개발 등 성과에 따라 결정하겠다"고만 답했다. 방사성 물질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은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도쿄전력이 1000기가 넘는 탱크 중 어디서부터 철거 작업을 실시할 것인지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세운 계획은 오염수 방류 후 빈 통이 된 탱크를 철거하고 확보된 부지에 핵연료 데브리 보관소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염수는 줄기는커녕 매일 새롭게 생성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7개월 동안은 약 2만 톤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탱크가 빈 통이 될 일이 없다는 말이다.
현재 탱크에 담긴 방사능 오염수는 총 134만 톤. 올해 안으로 4차례에 걸쳐 3만1200톤을 방류하게 된다. 단, 새로 늘어난 오염수 양을 고려하면 실제로 줄어드는 것은 약 1만 톤에 불과하다. 2051년까지 오염수 방류 계획을 완수하려면 먼저 오염수 생성부터 막는 것이 필수로 전제돼야 한다.
핵연료 데브리를 원자로 밖으로 꺼내는 것이 선결 과제인데, 일본 정부는 12년이 지나도록 이 작업에 아직 손도 대지 못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1~3호기 원자로 내 방치된 연료 데브리의 양은 총 880톤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1년 2호기 내 데브리 제거 실험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관련 장비 개발이 늦어져 2차례나 연기됐다. 올해 후반 다시 제거 작업에 착수한다고 하지만 구체적 일정은 공표되지 않았다.
만약 계획대로 제거에 성공해도 시험에서 제거할 수 있는 연료 데브리의 약은 전체의 약 1억분의 1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는 남은 연료 데브리를 어떻게 제거할지 방식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엎친 데 덮쳐 1호기 원자로를 지지하는 토대에 문제가 발생했다. NHK는 지난 3월 실시한 조사 결과 1호기를 떠받치는 원통형 철근 콘크리트 주위부(베어링스탠드)가 무너져 철근이 골격이 드러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토대가 원자로를 지지할 수 없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을 정리해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이에 도쿄전력은 지난 11일 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발생 가능한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나더라도 원자로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철근 토대 상태가 악화한 점을 고려해 내린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원자력규제위는 보고에 대해 원자로 주변부는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알 수 없으며 가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근거 등 설명이 부족하다며 도쿄전력에 더 상세한 데이터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도쿄전력이 상정한 최대 진동의 크기는 900갤(gal)인데, 지진 규모 6 정도에 해당하는 세기다. 동일본대지진 당시의 진동은 2933gal을 기록했다.
[사실은] 후쿠시마 오염수 '30년' 방류 계획, 따져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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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한 대로 일본은 지난 24일 낮 1시부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 이후 12년 5개월, 스가 전 총리가 지난 2021년 4월 해양 방류를 정식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입니다.
지금 후쿠시마 원전에 보관된 오염수는 134만t입니다. 일본은 오염수 방류 기간이 앞으로 30~4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뉘앙스는 다르지만, 언론마다 '30년 숙제 시작', '30년 도박 시작'이란 수식어를 붙이며 30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0년이면 오염수 문제가 해결된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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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후쿠시마 오염수는 30년이면 없어진다고 볼 수 있을까요.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이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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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렇지 않습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30~40년'은 2023년 8월 현재까지 만들어진 오염수를 방류하는 기간으로, 앞으로 추가로 만들어질 오염수는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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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폭발 사고 이후, 원전에는 처리되지 못한 핵 연료가 가득 남았습니다. 원전 지하에 있는 데 모두 880t 정도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지하수입니다. 지하수는 폭발 사고로 생긴 원자로 균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방사성 물질 가득한 오염수가 됐고, 바로 바다를 향해 흘러나갔습니다. 이렇게 하루만 만들어지는 오염수가 평균 100t에 달했습니다. 오염수는 이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일본은 그 오염수를 1,000개가 넘는 철제 탱크에 보관해 왔고, 보관했던 오염수를 ALPS 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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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핵연료는 원전 지하에 여전히 있기 때문에 오염수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루 100t의 오염수가 만들어지는 추세를 감안하면, 일본이 목표로 잡은 30년 뒤에는 새로운 오염수 100만t이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달리 말하면, 오염수를 계속 만들어내고 있는 원전 지하의 핵연료를 치우지 않으면, 방류 작업은 끝없이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880t에 달하는 핵연료를 치우는 작업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방사선량이 너무 높아서 사람이 근처에 갈 수조차 없습니다. 실제 2015년 4월, 도쿄전력은 로봇을 투입해보기도 했지만, 방사선량이 너무 강해서 투입 5시간 만에 로봇이 고장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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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팀이 권위 있는 한 전문가에 자문을 구해보니 다음과 같은 답을 들었습니다. 해당 전문가는 익명을 요구했습니다.
Q. 지금 후쿠시마 원전 지하의 핵 연료는 어떤 상태인가?
A. 강한 폭발이 있었던 후쿠시마 원전 1호기와 3호기 원자로는 당시 온도가 너무 높게 올라가 핵 연료가 다 녹아버렸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고향화됐지만, 이는 핵 연료가 어떤 구조물 안에 보호돼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
Q. 핵 연료를 치우는 게 어려운가?
A. 지금 원전 지하의 핵 연료는 정상 원전처럼 잘 썰어진 떡처럼 구분돼 있는 게 아니다. 녹은 적이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달라붙어 제멋대로 뭉쳐있는 상태다. 워낙 방사선량이 높아서 사람이 들어갈 수도 없다. 일본은 첨단 하이테크를 통해 핵 연료를 들어 내려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수십 년 내에 공학적 해결 방법은 없다고 볼 수 있다.
Q. 결국, 지하수가 흘러 들어가 오염수가 계속 만들어진다는 얘기인가?
A. 지형 특성상 지하수가 계속 흘러 들어가는 구조다. 핵 연료가 계속 존재하는 한 계속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체르노빌 원전의 경우, 콘크리트로 아예 원전을 덮어버리는 석관(사코파거스·sarcophagus) 방식으로 처리한 뒤 지역 자체를 포기해 버렸습니다. 고형화 시키고, 주변은 아무도 출입 못하게 하는 겁니다.
이른바 안전봉인설비(NSC)입니다. 핵 연료를 꺼낼 안전한 기술이 없다 보니 이 같은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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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코파거스 방식을 후쿠시마 원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체르노빌 원전 주변 지역은 도시와 거리가 멀어 외딴 섬처럼 방치해도 비교적 용이한 땅이지만, 후쿠시마 원전 지역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민가와 농지가 많기 때문에 체르노빌에서 썼던 방안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하게 얽혔습니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주변 지형을 비교해 봤습니다. 아래는 모두 구글 어스를 통해, 동일하게 20km 상공에서 바라본 지형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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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는 것처럼 체르노빌 원전은 넓은 평원에 외딴 섬처럼 있고, 주변 민가도 규모가 크지 않았습니다. 주민 이주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반면, 후쿠시마 지역은 후타마바치, 오쿠마마치, 도미오카마치와 같은 지역의 중심가가 가까이 존재하고, 주변 땅 상당수가 농지입니다. 특히, 아부쿠마산지의 물이 내리막을 따라 해안으로 향하면서 엄청난 양의 지하수가 만들어집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사코파거스 방식으로 고형화 시켜도, 지하수 유입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다는 기술적 확신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달리 말하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목표로 하고 있는 30~40년 훨씬 넘게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전문가나 찬성하는 전문가나 의견이 비슷합니다. 일본 내부에서도 같은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도 최근 "30년 뒤 핵 연료를 없애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엄중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의 기술로 '방류 완료'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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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기간이 길어져도 희석을 잘해 방류하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게 일본의 입장입니다. 한국의 상당수 전문가들도 기준치에 부합하면 기간은 문제 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국제 사회의 대체적 분위기도 그렇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전문가는 "핵 연료를 없애는 문제는 로컬(local) 이슈로 봐야 한다. 30년을 방류하든 300년을 방류하든, 우리 바다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서는 방류 기간이 길어질수록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주변 해역 모니터링을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이미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감시와 해양 방사능 감시를 강화하는 대책을 세웠습니다. 방류될 오염수의 확산 경로를 감안해 지난 6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에서 약 500~1600㎞ 떨어진 공해 상의 2개 해역 8개 정점에서 매달 해양 방사능 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7월부터는 한반도 주변 해역 방사능 모니터링 지점을 92개 정점에서 200개 정점으로 늘렸습니다. 내년부터는 태평양 도서국들과 협의해 태평양에서 한국 해역으로 들어오는 북적도 해류의 방사능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10개 정점 대상으로 한 조사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정치적 논란, 사회적 갈등도 그만큼 길어질 수 있습니다. 이 역시 사회적 비용입니다. 어쩌면 이 부분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불붙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모두 15편의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팩트체크를 했습니다.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지금, 이제부터는 일본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감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정말 기준에 맞게 방류하고 있는지, 우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지, 지속적으로 팩트체크 하겠습니다.
(작가 : 김효진, 인턴 : 여근호, 염정인)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깨진 원전에 물 붓기’…오염수 탱크 30개 방류하면 20개 새로 생겨
등록 2023-08-25 11:28수정 2023-08-25 12:22
매일 90~140t 오염수 새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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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전력은 24일부터 17일 동안 7800t을 시작으로 올해 네 차례에 걸쳐 오염수 총 3만1200t을 방류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도 노심용융(멜트다운)을 일으킨 핵연료가 엉켜 있는 원전 안으로 빗물과 지하수 등이 스며들면서 매일 90~140t의 오염수가 새로 생기고 있다. 올해 발생하는 오염수의 양만 약 2만1200t이다. 이런 이유로 연말까지 3만1200t를 버리지만 실제 줄어드는 양은 약 1만1200t으로 총량의 0.8% 수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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