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박용길 옥중서신 등, 국가지정기록물 지정
늦봄기념사업회 소장 3,100점, “근현대 100년 기록물”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입력 2023.01.10 13:16
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가 소장하고 있는 고 문익환 목사와 박용길 장로의 ‘옥중서신 및 사진첩’ 총 3,100점이 행정자치부 국가기록원이 주관하는 국가지정기록물 제15호로 지정됐다.
행정안전부가 1월 6일자로 국가지정기록물 제15호로 지정 고시한 기록물들은 문익환 목사(1918~1994)가 옥중에서 아내인 박용길 장로(1919~2011)와 주고받은 서신 3,049점(문익환 목사 옥중서신 745점, 박용길 장로 편지 2,304점)과 사진첩 51권이다.
이번에 지정된 기록물은 ‘늦봄 문익환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기록원은 “대한민국의 정치·사회를 이해하고 한국 근현대 100년을 성찰하고 기념하는 기록물로, 독립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 기록이자 한국 현대사의 가족사·종교사·생활사 기록”이라며 “서신과 사진 모두 신뢰할 수 있는 기록물 원본으로, 장기적으로 보존이 우려되는 상황이고, 많은 연구자와 일반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되어 관리·보존함이 시급하다”고 지정사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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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목사의 1977년 10월 14일자 옥중서신의 경우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처음 감옥에 수감되었을 때 작성했던 것으로 통일에 대한 상상과 열망을 담아 지은 시 ‘꿈을 비는 마음’이 담겨 있고, 이 한 장의 엽서에 깨알같이 쓴 글자는 총 3,412자로 원고지 26.8장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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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길 장로의 1982년 9월 1일자 감옥으로 보낸 편지는 바깥의 공기를 담은 식물과 사진으로 장식된 편지로, 이날은 박용길 장로의 생일로 보이지 않는 기도의 선물이 제일 값진 선물이라 적고 있다.
(사)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이사장 송경용)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2년 1월 말 지정신청서를 제출하였고, 7월 5일 역사·사료 전문가의 현장검토를 거쳐, 9월 22일부터 30일간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서 지정 예고, 12월 국가기록관리위원회의 지정 여부 심의를 거쳐 2023년 1월 6일 마침내 지정 고시가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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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환, 박용길의 장녀인 문영금 ‘문익환 통일의집 박물관’ 관장은 “부모님 두 분이 부지런히 쓰고 정성껏 가꾼 기록이 가치를 인정받아 기쁘고, 1월 18일이 문익환 목사의 29주기인데 좋은 소식을 들고 찾아뵐 수 있겠다”고 기쁨을 표하고 “다양한 주제를 포괄하는 만큼 여러 분야의 후배들과 일반시민들이 관심을 기울이고 활용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가기록원은 같은 날 국가지정기록물 14-1호로 4.16기억저장소가 보유하고 있는 “4.16기억교실 관련 희생자‧생존자‧단원고‧세월호 기록물 113철(410건)을 지정했다.
국가기록원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43-45조, 동시행령 제81-83조에 근거해 “민간기록물 중에서 국가적으로 영구히 보존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는 주요기록물”을 2008년부터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해 왔으며, 15호 19건이 지정, 관리되고 있다.
제1호는 제헌헌법 초고(유진오)이며, 제4호 조선말 큰사전편찬 원고, 제8-1,2호 일본군 위안부 관련 기록물, 제12호 3.1운동 관련 독립선언서류 등이 있다.
문익환 목사 부부 옥중서신 등 사료 3100점,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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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봄문익환기념사업회(이사장 송경용 신부)는 문익환(1918~1994·사진 오른쪽) 목사의 옥중서신을 비롯한 소장 사료 3100점이 국가기록원의 국가지정기록물 제15호로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사료는 문 목사가 투옥 중 쓴 편지 745점, 아내 박용길(1919~2011·왼쪽) 장로가 남편 문 목사에게 보낸 편지 2304점, 사진첩 51권이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사회를 이해하고 근현대 100년을 기념하는 기록물”이라며 “독립운동·민주화운동·통일운동 기록이자 한국 현대사의 가족사·종교사·생활사가 기록돼 있어 장기적 보존을 위해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정 사유를 밝혔다. 국가지정기록물은 개인 또는 단체가 생산·취득한 민간기록물 가운데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중요 민간기록물을 지정해 보존 및 관리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문 목사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출신으로 ‘기장의 큰 별’로 일컬어진다. 송경용 이사장은 1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국가기록물 지정은 단순 교회사를 넘어 한국 근현대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최근 한국교회가 사회적으로 질책을 많이 받는데 두 분의 기록을 통해 한국교회의 역할을 되짚고 성찰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늦봄사업회는 서울 강북구 ‘문익환 통일의 집’에서 시인·학자로서의 문 목사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 ‘월간 문익환’을 개최 중이다. 14일에는 경기도 남양주시 모란공원 내 문익환 목사, 박용길 장로 묘역에서 29주기 추모예배를 드린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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