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네타냐후의 끝없는 '휴전 사기극'과 희망 고문
이스라엘 대량 학살과 가자 생지옥 대체 언제까지
가자 주민 절멸하고 새로운 세대 재생산도 막으려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지켜보고 울고 지켜보고
휴전 제안이 아니라 대량 학살 위한 또 다른 은폐
폭격과 학살, 중동전쟁 확전의 무시무시한 전주곡
정말 휴전을 원한다면 무기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
이스라엘은 지난 10개월 동안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어떤 사람도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거의 물 샐 틈이 없는 수준으로 촘촘하게 전 지역을 폭격하면서 약 8만 톤의 폭탄을 투하했는데, 이것은 ‘가자지구에서 시민 1명당 약 36킬로그램의 폭탄을 투하했다는 뜻’이다. 이 폭격을 통해서 가자의 수많은 주민과 아이들이 온몸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끔찍하게 사망했다. 이 상황을 한 목격자는 이렇게 고발했다.
“모두들 다 사랑하는 이들의 찢겨나간 부분들을 하나로 모아 짜 맞추기 위하여 잔해 속을 헤집어 찾습니다. 어머니들은 자녀들의 몸에 맞는 아이들의 머리를 찾습니다. 세계의 다른 곳에서 좋은 어머니란 자녀들에게 좋은 밥을 먹여 주고 아이들을 따뜻하게 지켜주는 것인데, 가자에서 좋은 어머니란 자녀들을 신체 부위가 빠진 것 없이 묻어주는 것이 되었습니다. 두 달이나 지났지만, 저는 아직도 제 친구 이스라아의 몸의 나머지 부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가자에서 의료 봉사를 하고 돌아온 의사도 가자의 처참한 상황을 증언했다. 그는 자신이 오랫동안 전쟁 지역에서 봉사해 왔지만 가자 같은 상황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에서 내가 돌본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들이었다. 대부분 14세 미만이었다.” “파괴적인 무기가 투하되어 건물, 사람, 어린이를 산산조각 낸다. 그곳에 있는 동안 내내 본 것이다.” “우리(미국 정부)는 이것이 일어나도록 두고 있고,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다. 이건 터무니없는 일이다.”
최근에 가자지구에서는 수십 년 만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까지 다시 등장했는데, 이스라엘은 이것의 확산을 막고 백신을 접종하기 위한 한시적 휴전에 대한 유엔의 제안마저 거부했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태도는 '이번 기회에 가자 주민들을 절멸시키고 새로운 세대의 재생산도 중단시키겠다'라는 뜻 말고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이 상황에 프란치스코 교황도 이렇게 분노했다.
"저는 가자지구에서 매우 심각하고 고통스러운 소식을 계속 접하고 있습니다. 비무장 민간인들이 폭격과 총격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한 어머니와 딸이 화장실에 가던 중 이스라엘 저격수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이것은 테러리즘입니다."
이스라엘은 죽이고 죽이고 또 죽이고, 가자 주민들은 죽고 떠나고 돌아오고 다시 죽고, 미국은 이스라엘에 폭탄을 주고 돈을 주고, 우리는 지켜보고 울고 또 지켜보고…. 이 악순환이 끝을 모르게 계속되고 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이 운영하는 감옥에 포로로 잡혀간 가자 주민들이 몽둥이로 항문을 관통당해 내부장기가 파열되는 끔찍한 성고문과 성폭력을 당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가자의 지옥 같은 상황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대표적 언론이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이스라엘 언론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가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지난해 10월 7일의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서만 끝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오로지 피해자일 뿐이라는 말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나치와 비슷하게 그려지고,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나치에 동조하는 사람들로 낙인찍힌다.
또 하나는 미국과 서방의 주류 언론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이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을 맺고 막대한 경제적, 군사적 지원을 했던 나라가 지금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덕분에 미국 바이든 정부는 최근에도 다시 이스라엘에 200억 달러어치의 전투기와 미사일 등을 전달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바이든 정부는 심심하면 ‘휴전 협상을 하겠다’, ‘휴전이 임박했다’라고 둘러대고 있다.
미국의 휴전 협상과 타결 임박 발표 → 이스라엘의 추가 조건 제시와 중동 확전 시도 → 휴전 협상 결렬과 이스라엘의 새롭고 더 끔찍한 대량 학살…. 이것이 지난 10개월 동안 10번 가까이 반복되고 있다. 며칠 전에도 또 반복됐다. 미국은 '이번에는 진짜로 휴전이 임박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을 선제공격하며 폭격했고, 미국은 곧바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라고 발표했다. 휴전은 또 물 건너갔다. 휴전은커녕 중동전쟁 확전 위험만 커졌다.
이것은 누구보다 가자의 고통받는 주민들에게 가장 잔인하고 야비한 희망 고문이고 ‘휴전 사기극’이다. 가자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취재하고 보도하고 있는 ‘알자지라’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가자 지구의 사람들은 협상에 대한 희망을 잃었습니다, 사람들은 휴전에 대한 희망을 잃었습니다. 지금 사람들의 유일한 소망은 고통스럽지 않은 죽음을 맞이하고 죽었을 때 [자기 시신의] 신원이 확인되는 것입니다."
미국이 중재하는 ‘휴전안’은 처음부터 알맹이가 없었다. 이것은 일단 임시 휴전을 하고, 인질을 교환한 다음, 군대 철수와 가자 재건으로 간다는 3단계로 구성돼 있지만, 언제든지 이스라엘이 다시 전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전 유엔 간부 크레이그 모히버는 이렇게 지적한다.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이 추진하는 휴전안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의 내용과 영구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한 철수를 포기하고 있고, 대량 학살 중단과 가해자에 대한 책임도 없으며 이스라엘군의 통제 지속 등을 포함한다. 이것은 휴전 제안이 아니다. 대량 학살을 위한 또 다른 은폐다.”
더구나 이번에도 이스라엘은 가자 북부와 이집트 국경지대의 회랑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통제권과 가자 북부로 돌아가려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무기 소지 검사 등의 요구를 추가했다. 하마스가 거부하면 '이제 모든 책임은 하마스에게 있다'라면서 또 대량 학살을 지속한다. 얼마 후에 다시 가짜 휴전을 제안하며 희망 고문을 할 것이고, 이 모든 과정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래서 이제 바이든 정부의 '휴전이 임박했다'라는 말은 곧 이어질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위한 무시무시한 전주곡처럼 들릴 정도이다.
중동 문제 전문가이며 학자인 질베르 아슈카르도 이렇게 지적했다. "바이든은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비호가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을 이 전쟁에 완전히 공모했다. 휴전 협상은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고 시간 낭비였다. 그것의 기능은 바이든 정부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네타냐후가 원하는 것과 하마스가 요청하는 것 사이의 격차가 극복할 수 없이 너무 커서, 그들은 그것이 아무것도 낳지 못할 것을 잘 알고 있다."
조 바이든의 사퇴 이후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는 이런 상황에 동조하고 있다. 해리스의 대선 구호는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이지만, 16000여 명의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살해당한 지금, 미국이 200억 달러의 추가 무기 지원을 보냈다는 것은, '더 많이 죽여라'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번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에서는 200개 단체가 연합한 거대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렸고 ‘지금 당장 이스라엘에 무기 금수를 해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대의원 중에 300여 명이 무기 금수 청원 서명에 동참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해리스는 어떤 의미 있는 응답도 내놓지 않았다. 해리스는 마지막 날의 후보 수락 연설에서 지난해 10월 7일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옹호할 것”이라고 강력히 다짐했다. 물론 해리스는 “10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일은 참혹하다.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라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는 공허한 말만 반복했다.
이어서 “독재자 김정은”을 비난했고 "나는 이란과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우리의 군대와 시설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 10개월 동안 4만 명 이상을 학살한 것은 이란도 북한도 아닌 이스라엘이다! 해리스는 또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전투력을 계속 갖추겠다"라고 약속했는데, 미국은 이미 중국과 러시아를 합친 것보다 몇 배 많은 군사력을 가지고 있고, 그 끔찍한 파괴력은 이라크 등에서 드러났다.
결국, 이번 전당대회에서 여전히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을 방조하는 해리스 선본의 태도에 실망한 '해리스를 지지하는 무슬림 여성들' 그룹은 스스로 해체를 선언했다. 만약 11월에 트럼프가 당선한다면 이 순간을 기억하고 민주당과 해리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미국의 유권자들은 현재 대량 학살의 방조자를 찍을 것인가, 아니면 미래의 더 큰 대량 학살 전쟁 공범을 찍을 것인가라는 큰 딜레마에 처해 있다.
바이든조차 “팔레스타인 사람 같다”라며 낙인찍던 트럼프는 최근에도 "이스라엘을 증오한다면 우리나라에 들어올 수 없다. 나는 모든 하마스와 지하드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연설했다. 간단히 말해 지금 미국 대선은 '살인을 도우면서 미안한 표정을 짓는 범죄자'와 '아무런 부끄러움 없이 살인을 같이하겠다는 범죄자'의 대결처럼 보이고, 누구도 이것을 부정하기가 어렵다.
이 딜레마의 해결책은 지금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 해리스를 더욱더 강하게 압박해서 당장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를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 좌파 하원의원 일한 오마르는 정답을 말했다. "정말 휴전을 원한다면 무기를 보내지 말아야 한다. 간단하다."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도 이스라엘의 학살이 국제법과 인도법에 대한 위반이라고 판결한 상황이고, 유엔헌장과 제네바협약에 따르더라도 답은 명백하다.
이스라엘과 시온주의가 갈수록 국제적으로 고립되며 정치적으로 몰락하고 있으므로 이것은 더욱 중요하다. 지금, 이스라엘의 경제 지표는 재앙적 수준이다. 4만 6000개 이상의 기업이 파산했고, 관광업이 중단되었으며, 이스라엘의 신용 등급은 추락했고, 이스라엘 국채는 거의 '정크본드' 가격에 팔리고 있다. 경제 성장률과 재정적자는 최악의 상황이고, 이스라엘은 ‘셧다운 국가’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도 레바논과 충돌 지역에서 2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고, 지난 1년간 이스라엘을 떠난 사람이 돌아온 사람보다 57만 명 더 많았다. 즉, 이스라엘은 대량 학살을 수행할 경제적 능력이 사라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보급선과 돈줄을 끊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80년 넘게 유지된 동맹이 쉽게 무너지진 않겠지만, 이미 그것은 흔들리고 있다.
해리스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존엄성, 안전, 자결권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힘이 해리스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강제했다. 그 운동은 패배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다가오는 시온주의의 몰락에서 미국은 결국 무너지는 마지막 벽돌이 될 것이다. 가자의 생지옥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기 위한 미국과 전 세계의 반전 평화 운동의 어깨에 너무나 중요하고 무거운 짐이 올라가 있다.
휴전 중재한다더니…미, 이스라엘 선제공격 허용
이스라엘군, 헤즈볼라 로켓기지 예방적 공습
이스라엘 “하루 전에 헤즈볼라 공격 정보 입수”
휴전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하니예 표적살해도 미리 알고 용인했을 가능성
지난 25일 레바논의 시아파 이슬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320발 이상의 로켓탄과 공격용 무인기(드론)로 이스라엘 북부와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 고원의 군 기지와 막사들 11곳을 공격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100대 이상을 동원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로켓탄 발사기지 40곳 이상을 공습한 뒤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한 수천 발의 로켓탄을 파괴했다”고 발표했다. 먼저 공격한 쪽은 이스라엘군이었다.
이스라엘이 30분 먼저 선제공격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루 전인 24일 오전 “헤즈볼라가 25일 오전 5시에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것”이라는 정보를 미리 파악해, 헤즈볼라의 공격 개시 직전, 정확하게는 30분 전에 100대 이상의 전투기로 레바논 남부에 ‘예방적인 선제공격’을 가했다.
헤즈볼라의 이날 공격은 지난 7월 30일 헤즈볼라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공습, 그리고 그 다음날인 3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의 정치국장 이스마일 하니예의 목숨을 앗아간 이스라엘 폭탄공격에 대한 보복공격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뒤에 하마스와 하마스를 돕는 세력의 요인들을 표적 살해하겠다고 공언했다. 올해 4월에도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주재 이란 대사관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간부들을 살해했다.
미국, 휴전 압박하면서 이스라엘에 선제공격 허용
<뉴욕타임스>는 그 닷새 전인 8월 19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스라엘의 ‘예방적인 선제공격은 정당하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예방적 공격이 분쟁을 격화시킬 우려가 있으니 “절박한 위협”이 되는 대상 외의 것은 표적으로 삼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절박한 위협’인지 아닌지는 누가 판단하나?
19일 바로 그날 네타냐후 총리와 3시간의 회담을 끝낸 뒤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끝내고 인질들을 석방하는 휴전안에 이스라엘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블링컨 장관은 그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휴전을 끌어내기 위해 이스라엘에 가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것이다. 그런데 휴전하라면서 한편으로는 휴전 한쪽 당사자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예방적 선제공격’ 계획을 사전에 알고도 그것을 용인(허용)했다면, 휴전 중재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휴전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게다가 7월 30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진 하마스 정치국장 하니예는 미국이 추진해 온 휴전(정전)협상의 한쪽 당사자였고, 하마스 내에서는 협상에 적극적인 온건파로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이스라엘의 하니예 표적 살해 계획을 이처럼 이스라엘과 정보를 공유해 온 미국이 사전에 알고도 용인한 것이라면 의심은 커질 수밖에 없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쌍방 공격 뒤에도 이스라엘 정부 쪽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그 때문인지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이스라엘이 수용했다는 보도에 부정적으로 반응했다. 미국 주도 아래 이집트와 카타르가 함께 마련한 휴전안의 골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는 대신 하마스는 인질들을 모두 석방하는 것이다. 네타냐후가 받아들였다는 블링컨의 휴전안에 대해 하마스가 부정적으로 대응한 것은, 휴전하더라도 가자지구와 이집트와의 국경지대에 이스라엘군을 계속 주둔시키겠다는 네타냐후의 주장을 미국이 일정 부분 수용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돌았다.
악시오스와 뉴욕타임스 보도가 사실이라면, 미국은 한편으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쪽에 휴전을 종용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예방적’이라는 미명하에 이스라엘에게 하마스와 하마스의 우군인 헤즈볼라와 이란에 대한 ‘선제공격’을 해도 좋다고 ‘공격 허가’를 내 준 셈이다.
이스라엘 전직 고관 “3주 전에 헤즈볼라 공격 정보 입수”
일본 외무성 주임 분석관을 지낸 사토 마사루가 25일 밤에 텔아비브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전직 정부 고위관리와 통신한 내용이라며 <아사히신문>에 밝힌 내용은 훨씬 더 구체적이다.
그 이스라엘 전직 고관이 사토에게 얘기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오늘 아침 헤즈볼라가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스라엘은 사전에 알고 있었고, (그 공격을) 거의 완전히 막아내는데(무해화하는데) 성공했다. 이스라엘 정보부대의 완승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인식이다. 헤즈볼라의 주요 목표는 텔아비브 시 북부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첩보기관)의 시긴트(신호 정보) 센터였다. 이스라엘 정보 부대는 약 3주 전에 헤즈볼라의 공격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입수해 면밀하게 대응책을 마련했다. 미사일 발사 시설의 이동에 대해서도 여러 방법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었다. 헤즈볼라 공격 30분 전에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미사일과 드론 발사 거점에 공습을 가해 대부분 파괴했다. 몇 기의 드론이 모사드의 시긴트 센터에 접근했으나 모두 격추됐다. 헤즈볼라 쪽의 미사일이 이스라엘 북부지역에 떨어졌으나 피해는 경미했다. 이후에도 헤즈볼라의 공격이 있을 수 있지만, 이스라엘 쪽은 사태를 통제하에 둘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다.
이것은 물론 이스라엘 쪽의 주장이다.
<가디언>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헤즈볼라의 이날 공격 뒤 헤즈볼라가 표적으로 삼은 곳이 텔아비브 인근의 “이스라엘 영토 내 110km 지점에 있는 군사정보기지”라고 했다. 이는 모사드와 전자 감시부서인 8200부대와 같은 군사정보기관의 본거지인 글릴롯 군사기지라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나스랄라는 이날 공격으로 “제1단계 공격”이 끝났다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헤즈볼라의 공격이 이스라엘 공군기들의 선제공격과는 무관하게 진행됐다며, 도시 등 민간인들이 집단 거주하는 지역이 아닌 군사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이스라엘 쪽 1명, 레바논 쪽 3명으로, 쌍방이 모두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는 이번 공격에도 쌍방이 확전으로 치달릴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에 힘을 실어 준다.
쌍방 모두 확전으로 치달릴 가능성 낮아
지금 중동지역에서 우발적 요인들에 의한 확전 가능성은 상존하지만 이스라엘이나 하마스, 헤즈볼라, 그리고 그 배후세력으로 지목되는 이란이 지금 국면에서 확전을 피하려 한다는 관측들이 많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아직도 하마스 세력을 몰아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요르단강 서안에서 유대인 정착지를 확장하려는 극우 강경 정착민들과 그 지지 세력들, 그리고 그들에 대항하는 팔레스타인 저항조직들을 통제하기에도 벅찬 상태에서, 지상전을 통해 점령하지 않고는 제압할 수 없는 헤즈볼라와의 확전은 너무 많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매복 공격에 매우 취약한 이스라엘 탱크들도 문제고, 무엇보다 대선을 앞둔 미국이 확전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지지율도 낮고 자신이 뇌물 수수 등 부패 혐의로 소송 중인 네타냐후로서는 위험부담이 큰 확전보다는 현재의 분쟁상태를 길게 가져가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쪽이 더 유리할 것이다.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원자인 이란도 전면적인 확전보다는 가자지구 주변보다 유대인 거주자들이 더 많고 도시와 기브츠 등이 집중돼 있는 레바논과의 북부 접경지역에 대한 헤즈볼라의 제한 적 공세를 뒤에서 지원함으로써 이스라엘의 힘을 분산시키는 소모전 쪽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5월 강경파 라이시 대통령 등이 헬기 사고로 사망한 뒤에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온건 개혁파 페제시키안이 미국 등 서방과의 갈등과 대립을 더욱 부추길 확전으로 나아갈 가능성은 낮다. 이란은 서방의 제재로 인한 경제난을 해소해야 하고 신정체제의 억압적 통제에 지친 민심도 달래야 할 상황에서 확전이란 자충수를 두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는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쪽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재작년의 가혹한 히잡 강요에 대한 전국민적인 유혈 항의시위로도 드러났듯이, 이란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과 억압적 통제체제에 지쳐, 변화를 바라고 있다. 비주류 개혁파 페제시키안이 예상 외로 대통령에 당선된 사실 자체가 그런 사정을 말해 주고 있다.
'무산 위기' 가자 휴전 협상…이스라엘 철군 '최대 쟁점'
가자 주요 통행로 통제권 요구…완전 철군 거부
"미국, 최소한의 이스라엘 병사 잔류에 동의"
"최대치 고집하는 네타냐후 발언은 비건설적"
'새 중재안'은 바이든 3단계 휴전안서 후퇴
이스라엘, 팔 주민 귀향 전 무기 검색 주장
가자 휴전 협상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17일부터 닷새간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협상 중재국인 이집트, 카타르를 차례로 방문해 휴전 협상 타결을 위한 노력을 펼쳤으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중동 순방을 마쳤다. 미국은 11월 대선을 의식해 어떻게든 조속히 협상을 타결한다는 생각이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태다. 이번 주에도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있지만 그 전망은 밝지 않다. 블링컨의 중동 순방은 작년 10‧7 사태로 촉발된 가자 전쟁 개시 이후 이번이 9번째다.
블링컨 순방 '빈손'…가자 휴전 협상 '위기'
'새 중재안'은 바이든 3단계 휴전안서 후퇴
이번에 블링컨은 미국,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 별 진전이 없자 이스라엘-하마스 간 이견을 좁히기 위한 '새로운 중재안'을 내놨다. 이 안을 들고 블링컨은 19일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났다. 블링컨은 네타냐후가 미국의 중재안을 수용했다면서 하마스에 수용을 압박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마스는 미국의 새 중재안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했던 안을 뒤집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네타냐후가 추가로 내건 새로운 요구 사항들을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마스가 고수하는 '원안'은 바이든 대통령이 제안한 3단계 휴전안으로 이를 토대로 지난 6월 10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 2735호를 통과시켰다. 이 방안은 △ 6주간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이며 완전한 휴전과 가자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일부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교환, 팔레스타인 민간인의 귀향, 가자 전역에 대한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의 안전하고 효과적 제공 △ 모든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 완전 철수 등 영구적 적대행위 종식 △ 다년에 걸친 가자 재건 계획 개시와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휴전 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가 '최대 쟁점'
네타냐후, 가자 내 주요 통행로 통제권 요구
블링컨의 이번 '새 중재안'은 바로 이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을 뒤집었다는 게 하마스의 시각이다. 최대 쟁점은 휴전 이후 가자에서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하느냐 여부다. 악시오스의 18일 자 보도에 따르면, 이번 중재안은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과는 달리 이집트 국경을 따라 자리 잡은 라파 통행로와 필라델피 회랑은 물론 가자 북‧남부를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 대한 통제권을 이스라엘군에 부여하고 있다. 휴전 합의 이후에도 이스라엘의 안보를 지키고 하마스의 재규합을 막고 무기 밀반입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군이 잔류해야만 한다는 네타냐후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한 셈이다. 전면 철군을 요구하는 하마스의 입장과는 거리가 멀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0일 하마스 인질 가족을 면담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필라델피 회랑과 넷자림 회랑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타결이 이뤄질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근본적으로 하마스 섬멸을 목표로 내건 네타냐후는 '휴전 협상'에는 간여하지만, '영구 휴전'을 원치 않지 않고, 협상을 통해 이스라엘 인질이 모든 풀려나면 하마스에 대한 공격 재개 권리를 확보하길 고집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블링컨은 20일 도하를 떠나기 전에 미국 중재안에 대해 "그 합의는 가자에서의 이스라엘국방군(IDF) 철수 일정과 장소들이 매우 분명하다. 이스라엘은 그것에 분명히 동의했다"라고 말했지만 "전면 철수"에 대한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바이든은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스라엘은 해결할 수 있다는 데 하마스는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소한의 이스라엘 병사 잔류에 동의"
"최대치 고집하는 네타냐후 발언은 비건설적"
이에 하마스는 20일 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가 받은 내용은 7월 2일 바이든 구상과 유엔 안보리 결의를 기반으로 당사자들이 도달한 안을 뒤집는 것"이라며 "테러리스트 네타냐후의 새 조건을 미국이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이스라엘은 바이든 안에 담긴 이슈들로부터 후퇴했다. 달라진 제안에 동의하는 네타냐후와의 회동은 미 행정부가 그에게 이전 합의 수용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음을 시사한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의 휴 로바트 수석정책연구원은 20일 알자지라에 "블링컨은 최소한의 병사를 필라델피 회랑에 남겨 놓는 데 동의함으로써 네타냐후가 이집트도 격렬히 반대하는 새로운 조건을 완화하도록 설득했다"며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장 최근 요구 사항을 받아들인 것이지만, (요구 사항을) 어느 정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바트는 "그것은 기본적으로 미국-이스라엘 간의 중재이지, 이스라엘-하마스 간 중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알자지라는 "지난 7월 하마스는 일시 휴전에 서명하고 그 이후 간접적으로 영구 휴전으로 가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네타냐후는 계속해서 요구 사항들을 추가해 협상을 타결할 뜻이 없음을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한 고위 관리는 휴전 이후에도 가자의 주요 통행로에 군대를 주둔시키겠다는 네타냐후 발언에 대해 "이런 맥시멀리스트(비타협적으로 최대치 요구하는 자)의 발언은 휴전 협상안이 결승선으로 향해 가는 데 있어서 건설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스라엘, 팔 주민 귀향 전 무기 검색 주장
하마스, 완전한 이동 자유와 완전 철군 요구
알자지라에 따르면, 휴전 이후 팔레스타인 주민의 '귀향' 문제를 놓고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견해차는 크다. 네타냐후 정권은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이 북부 가자의 자기 집으로 돌아가기에 앞서 무기 소지 검사를 요구하고 있다. 가자 북부에서 하마스 전투원의 재규합 방지를 명분으로 들고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팔 주민은 완전한 이동의 자유를 가져야 하며, 이를 보장하려면 이스라엘군이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의 무기 소지 검색 주장은 팔 주민이 강제적으로 내쫓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기 위한 구실로 보고 있다.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나크바'(대재앙) 사태로 팔 주민 약 75만 명이 자기 땅에서 내쫓겼으며 현 가자 주민의 약 70%는 그 때 다른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내쫓긴 난민 가족 출신이다. 알자지라는 "하마스는 방해받지 않고 북부로 귀향하는 것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반복해서 자기 땅에서 쫓겨난 팔 주민엔 특히 예민한 문제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하마스에 억류한 인질과 이스라엘의 팔 수감자 맞교환도 문제다. 안보리가 채택한 바이든의 3단계 휴전안에는 1단계에서 일부 억류 인질과 팔 수감자 교환, 2단계에 모든 인질 석방과 이스라엘군의 가자 완전 철수가 적시돼 있다. 이 안을 고수하는 하마스로선 네타냐후가 가자 철군을 약속하지 않으면 억류자 석방을 거부할 공산이 크다. 로바트 수석정책연구원은 "미국이 네타냐후의 곡에 맞춰 연주하고 있다"며 "미국은 타결을 망칠 수 있는 네타냐후의 요구 사항들을 승인했을 뿐 아니라 그가 그렇게 하도록 눈감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무기‧자금 지원…미 민주당 전대 '핫이슈' 부상
"해리스, 무기‧자금 지원 지속하면 표 없다"
미, 연 38억에 추가 175억 달러 군사 지원
팔 사망자 4만 명 넘어…주로 여성‧어린이
"팔 아동 대량 살해 지지인가, 반대인가"
"미국의 지원 없이 가능하지 않았다" 비판
이스라엘, 라파‧넷자림 통행로 통제권 요구
"카멀라 해리스는 도널드 트럼프에 비하면 두 악(惡) 중 차악(次惡)일지 모른다. 그러나 차악도 여전히 악이다. 그가 11월 대선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가자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를 끝내기 위한 진정한 공약을 해야 한다. 뭣보다 먼저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멀렌버그 칼리지의 마우라 핀켈슈타인 부교수(인류학)는 '나는 왜 카멀라 해리스를 찍지 않는가'란 19일 자 알자지라 기고에서 이렇게 쓰고 "그러지 못하면 그는 진보 표를 잃을 것이고, 대통령직도 잃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핀켈슈타인 부교수는 "해리스가 진보 표를 원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제노사이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다수의 우리에겐 레드라인"이라고 덧붙였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해리스 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확정을 위한 전당대회(DNC)가 19일(현지시간) 개막됐다. 그러나 행사장인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 주변에선 '민주당 전당대회로의 행진'(March on the DNC)이 주도한 가자 전쟁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해리스에 이스라엘 무기‧자금 지원 중단 요구
"팔 아동 대량 살해 지지인가, 반대인가"
이 조직은 미국 전역의 20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연합체다. 이민권과 사회주의, 노동자 권리 등을 옹호하는 진보 성향의 단체들인 만큼 공화당보단 민주당에 더 가깝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에 무기와 자금 지원을 고수하면서 가자 학살을 지원하고 있어 이번 대선에서 해리스 지지 철회를 경고하고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가자 전쟁 장기화에 따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참극은 '동정'하면서도 아직 실질적인 정책 변경은 약속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해리스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팔레스타인에 더 우호적이라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는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수천 명의 시위대는 "그녀의 이름은 킬러 카멀라", "제노사이드 조", "팔레스타인을 해방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국이 허가한 구간을 따라 행진했지만, 일부 시위대는 경찰이 설치한 철책을 뚫고 넘어가면서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을 돕는 무기‧자금 지원 중단과 즉각적이고 항구적 휴전을 요구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한 포스터에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손에 피를 묻혔다"라고 씌어 있었고, 다른 포스터엔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때까지 카멀라에 투표는 없다"고 적혀 있었다. 행사장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깃발과 아일랜드 국기를 든 리치 번스는 알자지라에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 반대는 복잡한 이슈가 아니라면서 "아동 대량 살해를 지지할 것인가, 반대할 것인가. 내겐 너무 단순한 방정식이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팔 집단 학살…사망자 4만 명 넘어
"미국의 지원 없이 가능하지 않았다" 비판
10‧7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군이 자행한 무자비한 군사작전으로 인해 지난 10개월여 동안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4만 명을 넘어섰다. 15일 가자 지구 보건부 발표에 의하면, 팔 주민 사망자는 4만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폴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15일 성명을 통해 "이런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은 이스라엘군이 전쟁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지난 10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매일 평균 130명 정도가 목숨을 잃었다"라고 말했다. 튀르크 대표는 "이스라엘군이 집과 병원, 학교, 예배 장소를 파괴한 규모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하마스 섬멸을 내건 이스라엘군은 그동안 가자 출입 통로를 모두 봉쇄하고 물과 전기, 기본 생필품마저 차단했는가 하면, 하마스가 은신했다는 구실로 전쟁법 상 공격이 금지된 학교, 병원, 교회 등 민간 시설을 무차별적으로 타격했다. 이스라엘군은 그 과정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를 대거 학살함으로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이 유엔 산하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청구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핀켈슈타인 부교수는 "이스라엘 공습에 머리 잘린 아기들, 텐트에서 산 채로 불탄 사람들, 굶주림에 죽어가는 야윈 아이들, 이스라엘 군인들에 의해 야만적으로 강간당한 정치범들. 우리 대부분은 이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이미지들을 보면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 잔혹 행위는 계속되고 있다. 나는 밤낮으로 이런 이미지들에 쫓긴다. 그러나 이런 일의 어떤 것도 미국의 지원, 우리의 세금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미, 연 38억에 추가 175억 달러 군사 지원
독, 작년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 3.5억 달러
2021년 출범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연간 최소 38억 달러의 군사 지원을 해줬으며, 올해 초에는 추가로 140억 달러 지원안에 서명했다. 지난 9일에는 미 국무부가 미국제 무기와 군사 장비 구매용으로 이스라엘에 35억 달러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베를린자유대학 오토 주르 정치학 연구소의 슈레야 시나 연구원은 19일 자 '모던 디플로머시' 기고에서 "백악관은 대체로 '규칙 기반' 글로벌 질서에 따라 평화와 자유, 인권을 옹호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확고부동한 지지는 미국의 말과 행동의 명백한 불일치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도 미국을 뒤따르고 있다. 시나 연구원은 "다수의 유럽 국가가 무기 수출과 다른 방식의 자금 지원을 포함해 경제적, 군사적으로 지속해서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1월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잠정적으로 이스라엘군이 제노사이드를 자행했다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일부 유럽연합(EU) 회원국은 이스라엘에 무기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EU에 무기 금수 메커니즘이 있는데도 이스라엘에는 적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독일은 유럽 내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최대 무기 공급국이다. 지난해에 독일의 대이스라엘 무기 수출은 가자 전쟁의 영향으로 3500만 달러에서 3억5400만 달러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블링컨 "휴전 중재안, 하마스 받을 차례"
이스라엘, 라파‧넷자림 통행로 통제권 요구
한편, 가자 휴전 협상 타결을 위해 중재국인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는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가자지구 휴전 및 인질 석방안을 마련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전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19일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동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네타냐후가 이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히고 하마스에도 수용을 압박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재안의 세부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삼간 채 "오늘 네타냐후 총리와의 매우 건설적인 회동에서 그는 간극을 메우는 제안을 수용하고 그 안을 지지한다고 확언했다"며 "이제 하마스가 같은 일을 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그러나 하마스 측은 미국이 당초 중재안의 주요 부분에 이스라엘이 반대하자 그것을 바꾸어 다시 제안했다면서 중재안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다.
하마스는 그동안 휴전 협상이 가자 전쟁의 영구 종식과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귀결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이번 중재안은 문제가 많다는 게 하마스의 시각이다. 18일 미국 악시오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중재안은 이집트 국경을 따라 자리잡은 라파 통행로와 필라델피 회랑은 물론 가자 북‧남부를 가르는 '넷자림 회랑'에 대한 통제권을 이스라엘군에 부여하고 있다.
블링컨의 발언에 대해 하마스의 오사마 함단 대변인은 "우리는 오직 몇 달 전 합의했던 바이든 안을 시행하는 데 동의한다"며 "이스라엘은 바이든 안에 담긴 이슈들로부터 후퇴했다. 달라진 제안에 동의하는 네타냐후와의 회동은 미 행정부가 그에게 이전 합의 수용을 설득하는데 실패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마스 측은 그러면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를 위한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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