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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2억 상당 ‘미 국채’ 매수…야당 “환율방어 사령관이 제정신이냐”

무궁화9719 2025. 3. 30. 10:14

국민을 위한 나라는 없다

홍순구 시민기자dranx@naver.com동그라미시사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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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구 시민기자의 '동그라미 생각'

수많은 민초들의 피와 눈물로 광복을 맞이했을때 이승만은 홀연히 귀국해 초대 대통령이 됐고, 김구 선생은 암살당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혹한 속에서도 언 손을 녹이며 광장을 사수하던 국민들이 있었던 그때, 최상목은 미국 30년 만기 국채에 약 2억 원을 투자했고, 오세훈은 미국 증시에서 14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고름은 결코 살이 되지 않는다. 국가의 위기를 무시하고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공직자는 국민의 이름으로 짜내야 한다.

지난 14일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원·달러 환율이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환율이 오를수록 더 큰 수익이 나는 '미국 30년 만기 국채'를 2억 원 가량 사들였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 국채는 금리의 영향도 받지만 원·달러 환율이 오르고 우리 경제가 나빠질수록 이득을 볼 수 있는 만큼, 한 국가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부총리의 행위로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명백한 배임'이라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원혁 민주당 부대변인은 28일 논평에서 "최상목 부총리가 지난해 2억 원 상당의 미국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원화 가치를 방어하는 경제 사령관이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얻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다니 제정신이냐"고 질타했다.

이어 "원화 가치 추락에 기업과 국민은 등골이 휘어가는데 국무위원이라는 사람이 반대편에 서서 돈을 벌고 있었다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미국 장기채는 금리 하락기에 가격이 오르는 금융상품이다. 그런데 한국인이 미국 국채를 사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환율'에도 영향을 받는다. 원화 가치가 하락해 환율이 높아질수록(달러 강세-원화 약세) 수익도 커지는 셈이다.

실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했다. 연초 1294원대를 유지했던 것과 달리, 연말인 12월 31일에는 1478원으로 마감했다. '12.3 윤석열 내란 사태'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환율이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원-달러 환율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부대변인은 "최 장관은 원화 가치 하락에 누구보다 책임이 큰 사람인 경제수장"이라며 "계엄 이후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자 '장관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해놓고 뒤에서는 미국 국채를 사들이며 원화 가치 하락에 배팅하고 있었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최 장관이 일부 언론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경제정책을 결정하는 경제수장으로서 이보다 심각한 범죄가 어디 있냐"며 "명백히 배임"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최 장관이 정말 원화 가치 방어를 위해서 애쓴 것이 맞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채를 언제 매수했는지 밝히라"며 "국민께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권한대행은 물론이고 경제부총리로서의 자격도 없다"고 말했다.

2년 전에도 인사청문회에서 보유 사실 드러나 처분

비상계엄에 따른 탄핵 정국이 해소되지 못하고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1,470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외화 위·변조 대응센터 직원이 미국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2025.3.27 ⓒ 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지난 26일 정부가 공개한 '공직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지난해 미 국채 30년물을 매수, 연말 재산신고 시점에 1억 9712만 원이나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까지 최 부총리는 미국채 매입 시점에 대해서 해명하지 않고 있는데 12.3 비상계엄 이후 환율이 급등해 당국의 환율 방어가 급선무였을 때 매입했다면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최 부총리는 2년 전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1억 7000만 원 상당의 미 국채를 갖고 있는 게 드러나 이후 처분했으나 지난해 다시 매입한 것이다.

최 부총리는 "법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복귀를 막기 위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즉시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문형배·이미선) 두 헌법재판관의 임기가 끝나는 4월 18일 이전에 국회가 모든 입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상시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우원식 국회의장에 촉구했다.

최상목, 2억 상당 ‘미 국채’ 매수…야당 “환율방어 사령관이 제정신이냐”

입력2025.03.28. 오후 5:30  
수정2025.03.28. 오후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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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때 논란 일자 팔았다 재매입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2억원 상당의 ‘미국 30년 만기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청문회 때 지적을 받고 팔았던 미국 국채를 다시 매수한 것이다. 외환정책을 총괄하는 최 부총리가 적절하지 않은 처신을 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정부 공직자 재산공개를 보면, 최 부총리는 지난해 미국채 30년물을 매수해 연말 재산신고 시점에 1억9712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채권은 미국 재무부가 2020년에 발행해 2050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30년 만기 채권 상품이다.

지난해 상반기 달러당 1300원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움직이던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와 국제유가 상승,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1400원을 돌파했고, 이어 12·3 내란사태가 발생하자 1470원대까지 급등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는 점을 고려할 때, 최 부총리가 금리 인하 기대감에 미국 국채를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은 고정된 표면금리로 이자를 제공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은 뛴다.

최 부총리의 미 국채 투자 사실은 과거 최 부총리의 매입 이력과 함께 거론되고 있다. 2023년 12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최 부총리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에 재임하던 시절 1억7천만원 상당의 미 국채를 매수한 사실이 드러나자, 당시 야당 의원들은 “환율 폭등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을 쏟아붓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훨씬 높아져야 수익률이 높아지는 미국채를 매수했다”며 비판했다. 이에 최 부총리는 “매도하겠다”고 밝힌 뒤, 해당 상품을 팔았다.

그러나 1년도 안 돼 최 부총리가 미 국채를 재차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자,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어 “원화 가치를 방어하는 경제 사령관이 원화 가치가 하락할수록 수익을 얻는 미국 국채에 투자하다니 제정신이냐”라고 주장했다.

최 부총리는 특정 종목의 주식이 아니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 부총리 쪽은 “미국채를 구입하는 것 자체가 공직자윤리법이나 다른 규정상 제한되는 것은 아니고, 국채 투자 규모가 더 크다”고 밝혔다. 재산공개에 따르면, 최 부총리는 2억4천만원 상당의 국채도 함께 보유하고 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