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뉴스

[속보] 한동훈 당대표 사퇴…“탄핵 찬성 후회 안 해”

무궁화9719 2024. 12. 16. 09:22

조경태 "탄핵 찬성했다고 징계? 계엄 선포한 '1호 당원' 尹부터"

고수정2024. 12. 16. 18:58

"국민 뜻 반하는 행위, 먼저 징계 대상 돼야"
"잘못된 당론, 거부할 책임 있다고 생각한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긴급최고위원회에서 비공개 전환 직후 나와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당 일각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찬성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나오는 것에 관해 "계엄에 찬성했는지 반대했는지 입장을 밝히고 국민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정치인들이 먼저 징계 대상이 돼야 한다"고 받아쳤다.
 
조경태 의원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해 징계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는 질문에 "위헌적인, 위법적인 계엄이었지 않느냐. 거기(계엄)에 반대해야 하는 게 옳지 않느냐. 잘못된 당론을 거부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윤 대통령의 대한 탄핵소추안 두 번째 표결을 앞두고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이 역사에 떳떳하고 당당한 정당으로 가야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탄핵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수 차례 밝혔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조 의원은 "알다시피 우리 당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나는 비상계엄이라는 대통령의 잘못된 판단으로 우리 당이 이렇게 망쳐졌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거듭 말하지만 국민의힘과 국민을 배신한 사람은 한동훈 (전)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이라며 "징계를 하려면 비상계엄을 선언했던 '1호 당원'인 윤 대통령을 징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명씩 찬·반·기권 밝히자”…탄핵 찬성 12명 배신자 모는 국힘

신민정기자
수정 2024-12-16 06:59
등록 2024-12-16 05:00

 

권선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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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탄핵 찬성’ 표를 던진 의원들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워 거칠게 비판하고 있다. 여전히 윤 대통령을 옹호하며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색출해 탈당시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이기주의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썼다. 김승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단일 대오’가 아닌 배신자가 속출하는 자중지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당원과 지지자께 얼굴을 들 수 없는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전날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소신대로 ‘찬성’ 투표를 한 의원들을 ‘이기주의자’ ‘배신자’로 몰아가며 비난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뜻을 밝혔던 김상욱·김예지·김재섭·안철수·조경태·진종오·한지아 의원 외에도 추가로 5명이 더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이자 이들을 ‘색출’해 탈당시켜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탄핵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 유영하 의원은 “쥐××마냥 아무 말 없이 당론을 따를 것처럼 해놓고 그렇게 뒤통수 치면 영원히 감춰질 줄 알았나? 두고 봐라. 머지않아 더럽고 치졸한 당신들 이름은 밝혀질 것이고, 밝혀져야만 한다”는 비난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당대표까지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들을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 “민주당 세작”이라고 몰아세우며 “그 12표는 정치권에서는 대강 추측할 수 있다. 비례대표야 투명 인간으로 만들면 되지만 지역구 의원들은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강민국 의원은 이날 의원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 “민주당 부역자들은 (당에서) 덜어내자”는 글을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다.
 
전날 탄핵안 표결 직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선 ‘12인의 소신파’들을 향해 “의총장에서 나가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심지어 “한명씩 일어나 찬반, 기권 등을 밝히자”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한다. “대통령이 오죽하면 저랬을까” 부류의 탄핵 반대 목소리가 여전히 압도적 다수를 이루기도 했다. 박상웅 의원은 “탄핵안이 통과되면 한동훈 미래도 흔들리고, 지지자들이 절망하고 좌절한다. 눈물이 한반도를 적실 것”이라고 말했고, 일부 영남권 의원들은 ‘탄핵안 부결-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 카드를 제시하며 “(그렇게 하는 게) 윤 대통령 내란 혐의 등 재판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당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정치적 셈법에만 빠져, 민심에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대통령이 탄핵당했는데 반성하지 않고 두둔하는 것, 국민 눈높이에 따라 탄핵에 찬성한 의원들을 반역자로 모는 것은 결과적으로 ‘내란 정당’임을 자임하는 위험한 행동”이라며 “민심과 상관없이 보수 지지층만 결집하면 된다는 태도는 정치 발전이나 향후 집권을 포기하는 행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탄핵에 찬성한 조경태 의원은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계엄에 찬성한 자들이야말로 내란의 부역자들이다. 계엄에 찬성하는 사람이 당을 떠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민정 전광준 기자 shin@hani.co.kr

한동훈 “내가 탄핵 투표했나, 계엄했나”… 친윤 등 물병 던지며 반발

조권형 기자2024. 12. 16. 03:03

[탄핵 가결 이후]
탄핵 책임론에 與 한동훈체제 붕괴
가결후 의총서 고성 등 아수라장… 韓에 “당장 나가라” 10분만에 퇴장
친한 최고위원 2명도 사의 밝혀… 친윤 “韓 오늘 사퇴 안하면 강제정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 도중 회의장을 나와 생각에 잠겨 있다. 한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 여부 등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대표직 사퇴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1
 
“제가 탄핵안에 투표했습니까. 제가 계엄했습니까.”(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 대표가 이같이 말하자 친윤(친윤석열)계, 비한(비한동훈)계 의원들이 “당장 여기서 나가라”, “이 자리에 있을 자격조차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대표가 탄핵 가결에 대한 책임론을 묻는 의원들에게 “내가 투표했냐”며 맞서자 다수 의원이 고성을 지르며 아수라장이 된 것이다. 직후 친한(친한동훈)계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을 포함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줄사퇴하면서 사실상 당 지도부가 붕괴됐다.
 
의총 직후 “대표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던 한 대표는 15일에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침묵을 지켰다. 이날 오후 한 대표가 기자회견을 한다고 알려졌으나 당에서는 “금일 당 대표 기자회견을 계획한 사실이 없다”는 공지를 냈다. 직후 한 대표는 공식적으로 16일 오전 10시 반 거취 표명을 예고했다.
 
친윤·비한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한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배신자, 이기주의자” 등 비난을 이어가면서 여당이 사분오열로 치닫고 있다. 당장 분당 가능성은 낮지만 상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자중지란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 다섯 명이 사퇴했고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깊이 숙고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 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 친한계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도 사의
 
한 대표는 전날 의총장에서 “대통령은 직무정지가 돼야 했다. 탄핵은 예견된 일 아닌가”라며 “질문 받겠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들이 한 대표 책임론을 거론하며 의총 참여를 요청했고, 이에 한 대표가 의총장을 찾아 이 같은 발언으로 포문을 연 것.
 
친윤·비한계 의원들은 “당론으로 탄핵을 반대했는데 무슨 말이냐. 한 대표만 협조했으면 탄핵은 안 됐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이걸 지킬 수 있었다고 생각하느냐”고 되물었고, 의원들은 “왜 못 지키냐. 우리가 단결하면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의원들이 “대표가 왜 반대 당론을 어기고 혼자서 찬성한다고 떠들었냐”고 했고, 한 대표는 “저는 당 대표로서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에 의원들은 “그게 무슨 당 대표 의견이냐. 당신 개인 의견이지”라며 반박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제가 탄핵안에 투표했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이 트리거가 돼 다수 의원이 격분했다. 중립지대인 권영진 의원은 한 대표가 있는 연단 앞으로 뛰쳐 나가 삿대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러 의원은 한 대표를 향해 “여기서 당장 나가라”고 했고, 결국 한 대표는 입장 10분 만에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의원은 “물병을 집어던지고 울고불고하는 의원도 있었다”며 “우리끼리 ‘정신 상태가 이상한 것 아니냐’는 말도 오갔다”고 했다.
 
한 친윤계 의원은 의원들의 반발 이유에 대해 “한 대표가 반대 당론을 모은 의원들을 개무시하고 구렁텅이로 몰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친한계 의원은 “한 대표 발언의 뉘앙스는 ‘당 대표로서의 의견을 얘기한 거다.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었다’는 정도였다”며 “탄핵에 반대했던 의원들이 분풀이를 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한 대표가 퇴장한 뒤 친한계 장동혁 진종오 최고위원이 곧바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장 최고위원은 한때 한 대표의 최측근이었다. 또 친윤계 김민전 김재원 인요한 최고위원도 줄사퇴했다. 당 지도부 총사퇴 거수 투표에서도 당시 참석자 83명 중 73명이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 친윤 “민주당 부역자 덜어내고 90명 똘똘 뭉치자”
 
국민의힘 친윤·비한 의원들은 15일 공개적으로 “배신자, 쥐새끼” 등 한 대표를 겨냥한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친윤 이상휘 의원은 “신념과 소신으로 위장한 채 동지와 당을 외면하고 범죄자에게 희열을 안긴 그런 이기주의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했다. 권 의원도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라고 말했다. 친윤계 재선 의원은 의원 단체대화방에 “자해정치를 하는 민주당 부역자들은 덜어내자”며 “108명이란 숫자도 의미 없어졌다. 90명이라도 똘똘 뭉쳐야 한다”는 취지로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아무런 메시지도 내지 않고 침묵했다. 한 친한계 인사는 “구질구질한 건 한동훈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사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당 지도 체제 정비를 논의한다. 친윤계에선 한 대표가 버틸 경우 강제로라도 정리하겠다는 분위기다. 한 친윤 핵심 의원은 “진드기 짓을 하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라며 거친 표현을 노골적으로 썼다.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당헌당규 해석은 이 시점에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당 대표의 거취를 보고 규정 해석을 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사설] ‘국민보다 윤석열’ 고집하는 국힘, 망상에서 깨어나라

  • 수정 2024-12-15 18:47
  • 등록 2024-12-15 18:00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튿날인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실이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내란죄 피의자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국민의힘이 되레 ‘윤석열당’ 색채를 강화할 조짐이다. 12·3 내란으로 탄핵소추까지 이르게 된 데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탄핵 반대’ 당론을 벗어난 이들을 색출·비난하고 퇴출시키기에 혈안이 돼 있다. 보수 궤멸은 윤 대통령을 탄핵해서가 아니라, 내란 수괴와 한 몸이기를 고집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국민의힘만 왜 모르는가.
 
탄핵안 가결 뒤 국민의힘은 민주 정당이길 포기한 모습이다. 유영하 의원(대구 달서갑)은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당내 의원들을 “쥐새끼”에 비유하며 “언젠가 실명이 밝혀질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권영진 의원(대구 달서병)도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이라고 공격했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한동훈 체제는 5개월 만에 해체되게 됐다. 윤 대통령은 탄핵되는데, 당은 친윤계가 주도권을 키우는 기괴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계엄·탄핵 국면에서 민주주의와 헌법 수호에 반하는 행태로 일관했다. 내란 당일 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8명만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다. 추경호 당시 원내대표 등 일부 의원들은 국회에 있으면서도 표결에 불참했다. 계엄 방조 의혹을 떨칠 수 없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는 집단 퇴장해 국회의원의 기본 소임마저 내팽개쳤다. 2차 탄핵안 표결 때 국민의힘에서 찬성표를 던진 이가 겨우 12명(11%)에 그친 점은, 양심과 소신이 숨쉬기 힘든 ‘죽은 정당’임을 보여준다. 이 당에 ‘소장파’는 사라진 지 오래다. 지역구의 극렬 지지층만 바라보면 금배지가 보장되는 의원들로 채워진 ‘그들만의 섬’이다. 이러니 윤 대통령의 독단·망상·광란을 제어하지 못하고 질질 끌려오다 지금 공멸을 맞고 있는 것 아닌가.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을 위협한 내란 앞에 진보·보수가 있을 수 없다. 국민 75%가 탄핵에 찬성한다. 국민의힘이 섬기는 ‘국민’은 누구인가. 탄핵 찬성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행동이, 국민의힘 안에서는 정치생명은 물론 신체 위협까지 감수해야 하는 ‘위험한 일’이다. 국민의힘이 이럴 수 있는 건 국회의원 임기가 3년 반이나 남아 당장 국민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국민들이 다 잊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내란 수괴를 끌어안은 채 망상에서 깨어나지 않는 한, 대한민국 보수에 희망은 없다.
굳은 표정의 한동훈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의원총회장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관련사진보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후폭풍이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를 거세게 덮치고 있다.

한동훈 대표 본인은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지만, 친윤계는 물론이고 친한계 선출직 최고위원들마저 모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며,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관련 기사: 붕괴하는 국민의힘... '친윤·친한' 최고위원 5인 모두 사퇴 https://omn.kr/2bgud).

한동훈 대표는 15일 오후 현재까지 본인의 거취에 대해 추가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친윤계에서는 '배신자 프레임'을 내세워 사퇴 압박 강도를 키우고 있다. 앞서 한 대표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의 거취를 밝힐 것이라는 보도가 채널A를 시작으로 다수 매체에서 나왔지만, 당 공보실은 곧장 '오보'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한 대표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예고했고 이 자리에서 거취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지명 및 임명권을 놓고 '반전'을 노리는 친한계 목소리도 나왔다. 당의 내홍이 당분간 정리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동훈 압박 수위 높이는 친윤계와 TK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관련사진보기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에 "탄핵 표결 전에도 우린 한동훈 대표를 설득했다"라며 "그러나 기어이 한 대표는 끝까지 어제(14일)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라며 "한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되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 싸움 중에 결국 우리 당은 총선 참패했다"라며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동훈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대통령 지지율이 잠시 오른 것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당 대표가 2주간 대통령 욕 안 한 그 때였으니"라고도 날을 세웠다.

나 의원은 "이런 허약한 정당이 된 것은 우리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우리 정당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던 인물을 그저 이용해 보려는 욕심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 시장의 용병불가론에 적극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당헌 96조 제3항에 따라 전국위원회 의장은 비대위 설치를 위한 후속 조치를 지체 없이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빠른 체제 전환과 당의 정비"를 강조하며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라고 주장한 것이다.

연일 한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동귀어진(同歸於盡)이 목표가 아니었나?"라며 "소원대로 탄핵 소추 되었으니 그만 사라지거라"라고 한 대표를 직격했다.

그는 "계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 나가게 될 것"이라며 "레밍들도 데리고 나가라. 이 당에 있어 본들 민주당 세작(細作)에 불과하다"라고 힐난했다.

보수 진영 지지층이 몰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반응도 이처럼 굉장히 격앙되어 있었다. 권영진 국회의원은 14일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라며 "당 대표직에서 당장 물러나게 하고 당을 신속히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날을 세웠다.

친한계 "당 대표 임기는 비대위 출범까지... 임명 권한도 당 대표 우선"

반면, 친한계로 분류되는 박상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자신의 SNS에 "의원총회장에서 사의를 밝히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있을 때 당 대표는 사퇴하지 않겠다는 백브리핑을 하고 있었다"라며 "표결 직후 재신임을 묻겠다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물흐르듯이 지도부 붕괴와 권한대행 체제 출범을 이야기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헌 제96조에는 의원총회나 권성동 원내대표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적혀 있었다"라며 "우선 비대위가 모두 구성되고 출범함과 동시에 당 대표 임기가 종료된다는 제7항"을 언급했다. "비대위원장 임명 권한에 당 대표가 우선이고, 당 대표가 없을 때 권한대행이나 직무대행이 한다는 제4항도 보였다"라는 것.

박 대변인은 "이들 조항에 따르면 당 대표 사퇴나 궐위가 없으면 당 대표 권한대행도 없는 것이고, 당 대표 사퇴나 궐위와 최고위원 4인 사퇴를 병렬적이고 대등하게 규정해 놓은 것으로 봐서 최고위원 4인 사퇴가 당 대표 사퇴나 궐위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볼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즉, 한 대표가 명시적으로 아직 사퇴하지 않았으니 아직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비상대책위원장 지명 및 임명권도 한 대표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는 "이렇게 계엄 군사작전처럼 최고위원 4명 사퇴를 순식간에 받아내고, 퇴임사 하나 남길 시간 없이 당 대표를 쫓아내고 권성동 권한대행 체제가 되는 것을 시도했다니 마음이 그저 갑갑해졌다"라며 "한동훈 대표를 내쫓고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하며 당권을 장악하는 것이 그토록 급한 일이었나 싶다"라고 꼬집었다. 

[속보] 한동훈 당대표 사퇴…“탄핵 찬성 후회 안 해”

손지민기자
수정 2024-12-16 11:33
등록 2024-12-16 10:38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사퇴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7·23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지 146일 만이다.
 
한 대표는 이틀 전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했지만, 친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을 포함해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모두 사퇴하면서 현실적으로 대표직을 수행하는 게 어려워졌다. 친윤석열계에선 ‘탄핵안 가결에 책임을 지라’며 한 대표의 사퇴를 거세게 압박해 왔다.
 
한 대표가 사퇴하면 새 비대위원장이 임명될 때까지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다.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권 원내대표가 행사하게 된다.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만 다섯번째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사퇴 거부 한동훈 "불법계엄 尹 탄핵 가결로 멈출 수밖에…후회 않는다"

한기호2024. 12. 14. 19:48

"집권당 대표로 직무 수행, 국민과 함께 잘못 바로잡고 헌법·민주주의 지키겠다"
"질서있는 퇴진 깊이 검토했지만 대통령이 약속 안 지켜 무산…탄핵 가결 불가피"
조기 대선 묻자 "얘기할 계제 아냐"…당내 혼란엔 "굉장히 마음아플 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차를 타고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오늘의 결과를 대단히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 108석에서 수적 우위를 갖고 '탄핵 부결 당론'을 주도한 친윤(親윤석열)계의 대표직 사퇴 압력을 일축한 것이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이 참석한 이날 본회의에서 탄핵안은 찬성 204표로 가결됐고, 반대는 85표에 그치면서 최대 23표 여당 이탈표가 점쳐지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산회 후 진행된 국민의힘 비공개 비상의원총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을 만나 대표직 수행 의지를 보였다. '탄핵 반대표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질문엔 "대통령을 배출한 당으로서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란 점을 이해하고, 각각의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탄핵 가결이 된 것을 후회하진 않느냐'는 물음엔 "저는 대통령에 대해 '직무정지가 시급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만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의총 도중 친윤계의 반응에 관해선 "상당히 격앙돼 계시고요"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지금 여러 가지 지적들이 나왔고 저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신다"며 "저는 이 심각한 불법계엄 사태를 어떻게든 국민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정리하기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에 조기 사퇴를, 필요한 질서있는 퇴진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했다"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그런데 그것(내년 2~3월 하야 등 질서있는 퇴진)이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음으로써 무산됐다"며 "그렇다면 지금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정지시키고 상황을 정상으로 빨리 되돌리기 위해선 탄핵의 가결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결국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기 때문에 제가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거론된 '비대위 체제 전환'을 두고는 "시간을 좀 두고 보시죠"라고 짧게 답했다. 당 수습 방안으론 "우리 당은 민주주의 정당이고 헌법을 수호하는 정당이란 차원에서 임무를 다해야 한다"고 했다.
 
탄핵 인용을 전제한 '조기 대선' 관련 질문엔 "지금 그런 얘기할 계제는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 탄핵에 이른 상황들은 많은 사람들, 특히 우리 당에 소속된 분들이 혼란스럽고 굉장히 마음아플일"이라며 "그 점을 제가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비상계엄 해제 요구 국회 본회의에서 인사하는 여야 대표

진성철2024. 12. 4. 02:27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긴급성명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만나 인사하고 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재석 190인, 찬성 190인으로 가결했다. 202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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