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지선, 총선, 명태균에 놀아난 국힘당과 용산
대선, 지선, 총선, 명태균에 놀아난 국힘당과 용산
명태균 서울시장 선거에도 개입
오세훈 서울시장이 명태균을 고발하겠다고 해 화제가 되었는데, 정작 고발을 하지 않아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최근 명태균이 서울시장 선거에도 개입한 게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자 당시 경쟁자였던 안철수가 “철저한 수사를 당부한다”고 나서, 이후 이 사건이 국힘당 분열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명태균이 조사한 서울시장 여론조사 비용을 오세훈 선거 캠프가 아닌 오세훈의 측근으로 알려진 재력가 김모 씨가 댄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김씨는 명씨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방문해 사진을 촬영했던 제주도 소재 한 별장의 명목상 소유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세훈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 서울시장 선거 수사
검찰이 명태균과 강혜경 씨를 상대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개입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이 실질적 소유주인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오세훈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비용을 오세훈 캠프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는 지났으나, 뇌물죄 혹은 부정후수뢰죄로 처벌할 수 있다. 문제는 오세훈이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인데, 일단 오세훈 측은 전혀 모른다고 21일 답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20번이나 했다는데 그 비용을 다른 사람이 댔는데 정작 후보가 몰랐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이에 대해 명태균은 "(오 시장은) 10년 만에 (서울시장) 만들어줬으면 '감사하다'고 해야지, (서울시장) 되고 나서 김종인 전 위원장 배신하고 인사도 안했다"며 "우리에겐 돈 몇푼 주고 '저거 보내라'고 사람을 보냈다. 그게 사람인가"라고 오 시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명택균은 "(오 시장의) 후원회장이 왔다. 먼지털이하려고"라며 "그 별장 주인 아닌가. 김씨한테 물어봐라. 명태균한테 전화왔던데 감당 되겠냐고"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에서 명씨에게 거리를 두기 위해 김씨를 보내 돈을 줬다는 취지다. 이게 사실로 드러나면 그 파장은 엄청날 것이고, 오세훈은 대선은커녕 현직 서울시장 자리도 지키기 힘들어질 것이다. 문제는 검찰 수사다.
지난 대선도 명태균의 손에 놀아나
지난 대선도 명태균의 손에 놀아난 선거였다. 국힘당 대선 후보 경선부터 여론조작이 이루어지고 대선 본선에서도 수많은 여론조작이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난 대선이 원천 무효가 될 수 있는 엄청난 사건이다. 다만 대통령은 내란, 외란를 제외하고는 형사소추되지 않으므로 재임 기간 중에 기소되지 않지만 수사는 할 수 있다. 그 전에 여론에 따라 탄핵될 수도 있고 스스로 하야할 수도 있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명태균은 가짜 응답완료 샘플을 통해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경합이던 것을 윤석열 우세로 조작했다. 조작 전에는 윤석열 대 홍준표가 31% 대 30.4%로 불과 0.6차이인데, 샘플을 조작한 결과 윤석열 33%, 홍준표 29.1%가 나왔다. 홍준표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10% 이상 이기고도 당원 여론조사에서 져 후보에서 탈락했다.
홍준표가 대선 경선 무효 소송 안 낸 이유는?
이와 관련된 녹취록을 들어보면 명태균은 강혜경 씨에게 “윤석열 지지율을 2~3% 높이”라는 지시를 한다. 그후 실제로 윤석열이 3.9% 이긴 조사가 나왔다. 강혜경 씨는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모두 위에 보고되었다고 진술했다. 녹취를 들어보면 명태균은 “외부에 유출하는 거니까” 하고 말한다.
그런데 왜 홍준표는 대선 경선 무효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일까? 이미 지난 것이니 눈감고 용산의 환심을 사 차기라도 노리는 것일까? 그래서인지 홍준표는 한동훈은 날마다 저격하면서도 묘하게 용산을 감싸는 태도를 자주 취했다. 홍준표는 두어 번 윤석열을 독대하기도 하였다.
신용한, 명태균 여론조사 대선 전날까지 활용했다고 폭로
한편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총괄실장을 한 신용한 교수가 명태균이 보내준 여론조사 자료를 대선 전날까지 활용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었다. 비보고용 여론조사가 실제로 캠프에 전해졌다면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검찰은 세부 수사 내용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상당수 의미 있는 자료로 전해진 압수품들을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영선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 씨와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전 소장의 주장도 확인 중이다. 강씨는 지난 18일 창원지검에 출석하며 ““명씨가 ‘윤석열 (당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지방선거) 공천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명태균, “김진태도 내가 살려줬다” 자랑
강원도지사 선거 때도 용산의 공천 개입이 있었다. 명태균은 녹취에서 “김진태도 내가 살려줬다”고 말했다. 뉴스 토마토의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는 2022년 6·1 지방선거 국민의힘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 당내 경선에서 컷오프되며 일찌감치 고배를 마셨던 김진태가 명태균의 도움으로 김건희를 찾아가 '충성맹세'를 했고, 이를 계기로 경선 기회를 얻었다고 한다. 하지만 김진태는 단식 투쟁의 결과라며 그러한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사실로 드러나면 용산과 국힘당은 공중분해될 것이다. 이재명 대표 1심 유죄 선고로 희희낙락한 국힘당도 날마다 새로운 사실이 폭로되자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박정훈 대령까지 3년이 구형돼 그나마 남아 있는 보수층도 떠날 기세다. 윤석열은 결국 탄핵되고 말 것이다.
[단독] 명태균 "시골 군수 공천? 발로만 밀어도 돼"… 영향력 과시 정황
검찰, 明 주변인들 진술 다수 확보
"尹 소개해주며 '잘 부탁한다' 말도"
'변제약정' 사실 두고 상반된 입장
檢, 예비후보들 25일 재소환 예정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2015130002515)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11714570005218)
[단독]정부안에 없던 ‘명태균표’ 창원 UAM 예산···국회서 10억 ‘뚝딱’
국민의힘 A, B의원은 UAM 예산 요구 경위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단독] 명태균·김영선 동석 때 "돈 실었다" 녹취… 檢, 공천장사 정황 확보
탈락하자 '공천 사기' 항의… 일부 돌려줘
정치권 줄대기 위한 여론조사 활용 의혹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 등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이 2022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에게 공천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았음을 입증할 만한 녹취를 검찰이 확보했다. 두 사람은 금전 거래를 모른다는 입장이지만, 두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돈 전달'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화가 오간 사실이 확인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2022년 6월 1일) 전에 △명씨 △김 전 의원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장이 참여한 대화의 녹취를 확보했다. 여기에는 김 전 소장이 '(차량에) 돈을 실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대화 시점은 2021년 말~2022년 초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 명씨, 김 전 의원, 김 전 소장이 각각 경북 고령군수와 대구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배모씨와 이모씨에게 공천 관련 도움을 주겠다는 명목으로 1억2,000만 원씩 받았다는 것이 검찰 시각이다. 따라서 이 녹취는 공천 거래가 주로 이들이 직접 만난 자리에서 현금을 통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배씨 등이 건넨 돈에 대해 '잘 모른다'며 김 전 소장 등이 개인적으로 거래한 것이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하는 중인데, 검찰은 이 녹취를 근거로 명씨 등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씨(시의원 예비후보)가 명씨에게 직접 '공천을 부탁한다'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도 확보, 명씨와 김 전 의원이 직접 공천 거래를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명씨는 배씨(군수 예비후보)와 이씨를 알게 된 후 줄곧 '윤 대통령 부부 등과 잘 알고 지냈다'는 얘기를 하면서 그들과의 일화를 자주 언급하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또 명씨가 4선 의원(당시 기준)인 김 전 의원과 함께 움직인 점도, 예비후보자들이 보기엔 명씨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정황으로 이해될 여지가 충분했다. 이씨와 배씨는 윤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김 전 의원이 맡았던 조직의 지역위원장을 맡았는데, 김 전 의원이 이들을 직접 위원장으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이 실제 공천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도록 하기 위해 이들을 지역위원장에 선정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명씨와 김 전 의원 모두 예비후보자들에게 '공천 관련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데 일조했고, 금품 거래 정황 역시 두 사람 다 알고 있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 배씨와 이씨가 명씨 측에 '김건희 여사 본 적이 있느냐'거나 '공천 사기 아니냐'는 취지로 따졌다는 명씨 주변 전언도 이런 판단을 뒷받침한다. 게다가 김 전 의원 선거보전금이 두 사람에게 각각 3,000만 원씩 흘러갔는데, 공천 탈락 후 항의하는 이들을 달래려고 이미 받았던 정치자금 일부를 되돌려 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당분간 배씨와 이씨가 명씨 등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약속을 받았는지, 전달한 자금의 성격이 무엇인지 사실관계를 보강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21일엔 김 전 소장과 배씨, 이씨 간 대질 조사가 예정돼 있다. 아울러 명씨가 김 전 의원 공천 과정에 실제 영향력을 미친 정황이 있는지 따져보기 위해 검찰은 최근 당시 국민의힘 재보궐 선거 공천관리위원원 일부에 대해 참고인 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창원=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단독] “김영선, 명태균 지시로 10억 쪽지예산”···마산역 개발 관여 의혹도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인물인 명태균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10억원 규모의 창원시 도심항공교통(UAM) 예산을 따냈다는 증언이 20일 나왔다. 명씨가 최근 국가사업에 선정된 마산역 개발에 관심을 보여온 정황도 확인됐다. 창원시는 2023년 3월 제2국가산단 선정과 비슷한 시기에 UAM 연계 환승이 핵심인 마산역 미래형 환승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창원시는 “현실성 없는 얘기”라며 의혹을 일축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의원 및 명씨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장동화 전 창원산업진흥원장은 진흥원장 후보자 시절인 2023년 3월14일 창원시의회 회의에서 “이번에 UAM 항공산업 10억(원)을 김영선 의원 쪽지예산으로 1차적으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장 전 원장은 “모빌리티 산업에 창원뿐만 아니라 14개의 산단이 신청했는데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데 제가 알기로 50억(원) 중에 10억(원) 확보를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23년도 예산안 심의결과’에 따르면 2023년도 예산안에는 기존 정부안에 없던 ‘지역별 UAM 실증실험 사전타당성 연구’ 예산 10억원이 추가됐다. 드론교통산업활성화 사업의 세부사업으로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명태균씨가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김 전 의원의 보좌진이었던 강혜경씨는 지난 19일 경향신문과 만나 해당 예산에 대해 “명태균씨가 지시를 해서 김영선 의원이 예산을 받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씨는 민주당 명태균게이트 진상조사단(단장 서영교 의원)과 비공개 면담에서도 “명씨가 UAM에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며 “UAM(예산)은 명태균이 김영선에게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6월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의 공약에도 UAM을 포함시켰다. 실제로 김 전 의원은 같은 해 5월 언론 인터뷰에서 “교통체증을 벗어난 시간절약, 비용절감, 친환경의 장점을 가진 미래 교통수단의 혁명이 될 도심항공모빌리티 관련 사업인 UAM 정류장 버티포트를 창원에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UAM정류장 버티포트는 드론 같은 수직이착륙 항공기의 이착륙, 탑승 등이 이루어지는 터미널을 말한다.
일각에서는 명씨가 마산역 개발에도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창원시는 명씨 관여 논란이 있는 창원 제2국가산단 발표(2023년 3월15일)로부터 2주 뒤인 3월28일 같은 국토교통부 사업인 ‘마산역 미래형 환승센터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미래형 환승센터란 UAM 등 새로운 교통수단 등장에 맞춰 연계 환승이 편리하도록 하는 환승 인프라를 말하는데 김 전 의원의 공약과 유사하다. 창원시는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총사업비 533억원(국비 143억원·지방비 390억원)을 들여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모빌리티 타워를 건립하는 계획도 세웠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통화녹음에서 명씨는 지난 10월1일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설명하며 “UAM이라고 아시나. UAM 같은 경우를 마산에서 띄워서 (거제) 외도 선착장까지 15분도 안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러면 남해 바다는 연못이 된다. 그러면 얼마나 관광이 (좋겠나)”라고 말했다.
명씨가 평소에도 마산역 개발을 언급했다는 증언도 있다. 명씨의 한 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명태균씨가) 마산역을 개선하는데 교통을 집중시켜갖고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했다. 터미널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런 아이디어를 얘기했을까’라는 질문에 “했을 거라고 본다”며 “대선 과정에서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인수위 시절인 2022년 5월4일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UAM 상용화를 포함시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15일 제주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는 “제주신항 개발과 도심항공교통(UAM) 시범운용구역 지정 등을 추진하겠다”며 “UAM을 제주 관광 인프라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 창원시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명씨는 모든 걸 다 자기가 했다고 하는 사람 아닌가”라며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랑 김 전 의원이 같은 서울대 동기고 하니까 명씨가 다 자기가 했다고 하는지 몰라도 현실성이 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앞서 명씨는 지난 4일 마산역 개발에 아이디어를 제안한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문자에 답하지 않았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단독] 명태균, "尹 당선되면 공천 줄게" 지방선거 예비후보 설득
수사팀, 조사 과정서 관계자 진술 확보
명태균 측, 尹 이름 팔아 정치자금 받아
'자금 확보→여론조사로 윤 신뢰 확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 측이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낸 정황을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명씨가 해당 자금을 윤 대통령 측에 제시하기 위한 여론조사에 투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여론조사가 이뤄진 경위와 성격, 이를 명씨가 각종 선거 개입 시도에 활용했는지 등을 살펴볼 예정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고령군수 국민의힘 예비후보자 배모씨와 대구시의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자 이모씨 등을 조사하면서 명씨 측이 2021~2022년 이들에게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돈을 요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배씨 등은 지방선거 공천 관련 불법 정치자금을 명씨 등에게 공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들은 명씨 측으로부터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당신들도 지방선거 후보자를 시켜줄 수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평소 윤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던 명씨 측의 말을 믿고 뒷돈을 댄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두 사람이 이런 말을 믿고 각각 현금 1억2,000만 원을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전 미래한국연구소장 김모씨 등에게 건넸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향후 명씨 측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대가로 거액을 기부 형식으로 요구했는지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명씨 등이 실제로 이들의 공천에 영향을 미치려 했는지도 수사선상에 오를 전망이다. 명씨 등은 실제 이들의 공천을 부탁하기 위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를 찾아갔다는 것이 명씨 주변 전언이다. 배씨 등은 하지만 2022년 4월 지방선거 공천에서 탈락했다. 명씨 등은 해당 자금에 대해 일단 '출처와 용처를 잘 모른다'고 부인하고 있다.
명씨 등이 받은 불법 정치자금이 여론조사에 실제 쓰였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대선을 앞둔 2021년 말과 2022년 초 명씨가 배씨 등으로부터 받은 돈을 이용해 대선 여론조사 등을 실행하고, 이를 윤 대통령 측에 공유하면서 신뢰 관계를 쌓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 취임 후 2022년 6월 보궐선거에서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 등을 통로로 김 전 의원 공천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 김 전 의원은 공천을 받은 후 명씨에게 불법 정치자금 7,600만여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15일 새벽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같은 날 오후 두 사람을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여론조사 왜곡·조작 의혹, 윤 대통령이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 전 의원 공천에 개입했는지 등 명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신속하게 수사할 방침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김 여사에게 받을 돈 있다"…명태균 미한연 '채무각서' 검찰 확보
[단독] 국힘 제공 안심번호로 대선 여론 조작 가능했다
- 정치
- 입력 2024.10.31 13:00
- 수정 2024.10.31 13:08
캠프 관계자 "안심번호여도 조작 가능" 직접 시연
명태균 받았다는 국힘 당원 57만명 명단 실체
"로그 파일만 있으면 안심번호로도 성향 파악"
"지역서 받은 실제 명단과 대조하면 거의 맞혀"
"정답 알고 여론조사 형식만 빌려 추세 만들어"
"이준석 '안심번호'라고 해명했다지만 옹색해"
조사 전문가 "원시적이지만 가장 악질적인…"
"2%든 5%든 조작 가능…실제로 적발되기도"
명태균 씨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직전 57만 명 규모의 당원 명단을 확보해 윤석열 후보를 위한 여론왜곡 조사를 시행했다는 의심을 사는 가운데,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명 씨가 입수한 것과 같은 자료를 입수했다. 해당 자료를 분석해보니, 안심 번호 당원 명단만으로도 누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충분히 파악되도록 추가 분석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유출된 당원 명부가 안심 번호로 돼있기 때문에 문제 될 소지가 없다"는 취지의 해명을 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명 씨가 정확히 여론조사를 어떻게 진행했는지는 추가적인 파악이 필요하지만, 국민의힘 개별 당원들의 후보 지지 성향을 파악하고 그 자료를 기반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치독>이 접촉한 한 국민의힘 대선 경선 캠프 출신 관계자는 "당에서 준 자료가 너무 세부적으로 제공됐다. 안심 번호만으로도 당원들의 투표 성향을 예측해 실제로 맞춤형 선거운동을 했다"며 "명태균 같은 업자들이 여론조사 조작을 하기에 너무 좋게 자료가 제공됐다"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가 시연한 '여론 만들기' 기법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ㄱ후보 캠프 참모이자, 경선 뒤 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에서도 활동한 ㄴ씨는 30일 탐사보도그룹 <워치독>팀과 만나 2021년 10월 15일 국민의힘이 각 후보 캠프에 제공한 57만여 명 안심번호 당원 명단 자료를 공개했다. 명단이 언론에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10월 8일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쳐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4명의 후보에게 이 자료를 제공했다고 한다.
ㄴ씨는 "당에서는 공정하다고 하지만, 명태균 같은 선수가 있다면 여론조사 조작을 할 수 있는 구조의 자료가 제공됐다"면서, 대선 경선 당시 국민의힘 자료로 어떻게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 수 있는지 시연했다.
ㄴ씨가 공개한 '0503'으로 시작하는 안심번호 명단을 보니 김**, 이** 등으로 비실명처리된 이름과 함께 '남성, 서울, 종로구' 등 각 안심번호의 성향을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있고 그가 책임당원인지 전당대회 대의원인지 여부까지 자세하게 알 수 있도록 구분돼 있었다. 이 덕분에 해당 안심번호 주인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성향인지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ㄴ씨는 "ㄱ후보 캠프의 경우, 제공된 자료를 토대로 57만 당원을 지역별로 나눈 뒤, 15초 분량의 지지 호소 사전 녹음 전화를 걸었다. 첫 마디에 'ㄱ후보입니다, 저를 선택해주세요'라는 식으로 보내면 1~2초 만에 끊는 사람, 5초 정도 듣고 끊는 사람, 5~10초 정도 듣는 사람, 15초 모두 듣는 사람 등으로 구분해 나눌 수 있게 된다"며 "지지 호소 전화를 의뢰한 업체를 통해 이 '로그 기록'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받은 기록에 ▲'15초 구간'은 우리 지지자 (A그룹) ▲'5~10초 구간'은 조금 관심있는 사람들 (B그룹) ▲'5초 구간'은 관심은 있지만 투표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 (C그룹) ▲'1~2초 구간' 후보 반대자 (D그룹) 등으로 나누었다"면서 "막판엔 사람까지 써가면서 여론조사를 하는데, 여기에 특정 후보에 부정적인 D그룹을 빼고 A, B나 C 그룹의 사람들만으로 여론조사를 돌리면 (수치를) 올릴 수 있다"며 안심번호 명단의 맹점을 짚었다.
"이준석 변명 옹색…안심번호 의미 없어"
ㄴ씨는 실제 명단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경선에서 (명단을 활용하도록) 20일을 주는데, 여기에 함정이 있다"면서 "받은 명부에 비록 당원 이름은 없지만 시·군·구까지 표시돼 있다. 우리 후보와 가까운 당협위원장으로부터 이름이 적시된 당원 명부를 받는데, 이걸 가지고 앞서 진행한 지지 호소 전화의 로그 기록 분석 작업과 매칭하면 20일 내에 누구인지까지 특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번호들은 경선 기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고 20일이면 통상은 3~4차례, 많게는 5차례 이상 조사가 가능하므로, 당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지지 성향' 등 당원들의 민감 정보가 거의 파악이 된다는 의미다. 안심번호를 당원명부에 적용하는 것은 익명성을 유지하는 게 본질이지만, 사실상 어떤 당원이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지 파악 가능하다는 것은 본래 취지를 왜곡하는 결정적 취약점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일반 여론조사는 사용한 번호를 바꾸지만, 당 경선에서는 20일 동안 바꾸지 않기 때문에 명단을 가지고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해진다.
ㄴ씨는 "조사할 때 1번 윤석열, 2번 홍준표만 듣고 끊는데, 몇 초인지가 정확히 확인이 된다. 1번을 듣고 끊으면 윤석열, 2번 듣고 끊으면 홍준표다. 이런 식으로 한 단계 거르고, 연령별이나 지역별 등도 이런 식으로 거를 수 있다"면서 "57만이라는 숫자는 정규분포에 수렴하기 때문에 거의 (실제와 가까운 데이터가) 취합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속했던 캠프에서 이런 방식으로 득표수를 사전에 계산했는데 결과적으로 500표 이내의 오차만 보였다"고 전했다.
ㄴ씨는 "(상대적으로 지지도가 떨어졌던) ㄱ후보 캠프도 이 정도 데이터는 뽑았는데, 대세론이 있었던 윤석열 캠프에는 줄을 선 의원들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실제 당원 명부를 통해 거의 (경선 결과를) 비슷하게 맞혔을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답을 다 알고 있는 상태에서 여론조사라는 형식을 통해 '추세'(윤석열 대세론)를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준 자료가 너무 세부적으로 제공됐는데 명태균 같은 업자들이 여론조사 조작을 하기에 너무 좋게 만들어졌다"며 이준석 의원이 '안심번호로 돼 있기 때문에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취지로 해명한 데 대해 "본인이 살려고 본능적으로 해명했을지 모르지만, 옹색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실제 당원 명부에 드러났던 '대선 성향 파악'
실제 ㄴ씨가 말한대로 명태균 씨는 57만 명 안심번호 당원 명부로 비공표 여론조사를 하면서 당원들의 정보를 추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CBS 노컷뉴스>가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미공표 여론조사 분석 내용에 따르면, 당시 명 씨가 로그 기록을 통해 당원의 '지지 성향' 등 민감 정보를 추출한 정황이 드러난다.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대선 경선 당시 명 씨는 2021년 10월 19~20일 11만 7829명을 상대로 1차 조사를 실시해 3450명의 답변을 받고, 이어 21일 하루 동안 2차 조사를 통해 13만 9156명 중 5044명의 응답을 받았다. 그리고 실제 8494명의 정보를 코드화해 입력했다. 가령 50대-여성-서울-윤석열 지지자의 경우, 설문을 듣고 ⑤50대, ②여성 ①서울 ④윤석열을 휴대전화에서 누를 경우 '5:2:1:4' 등으로 분류한 것이다.
해당 정보는 경선 기간 동안 한정해서 유효한 선거 정보로 사용될 수 있었던 만큼, ㄴ씨 증언대로 분석된 '지지 성향'을 바탕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면 누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 분석해 선거운동이나 여론 조작에 얼마든지 쓸 수 있는 것이다. 미공표 여론조사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흘렸다면 얼마든지 현행법상 위반 소지가 있다.
언론에 공개된 명태균 녹취록을 보면, 실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8인 중 4인으로 추리는 2차 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9월 29일 명 씨는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윤석열이를 좀 올려갔고 홍준표보다 한 2%(포인트) 앞서게 해주이소. (중략) 응답하는 그 계수 올려갖고 2~3%(포인트) 홍(준표)보다 (윤이) 더 나오게 해야 됩니다"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워치독>과 한 통화에서 "무작위 추출한 리스트에 이미 (성향 등이) 파악된 데이터를 얹어서 조사하는 방식이 원시적이면서 악질적인 방법인데, 실제 이러한 기법을 사용하다가 적발돼 벌금을 받은 여론조사업체도 있었다"면서 "명태균 씨가 강혜경 씨와 통화에서 2% 이기게 하라고 했다는데, 실제 5% 이길지 10% 이길지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는 당이 제공한 명단과 관련해서도 "당에서 명단을 통신사에 의뢰해 가상번호로 바꾸는데, 명단 테이블은 똑같고 핸드폰 번호만 가상 번호로 바뀌기 때문에 당에서는 누구인지 식별이 가능하다"며, 당의 안심번호 명단의 허점을 지적했다. 그는 "명 씨 같은 외부인에게 당원 명단을 유출해 경선, 홍보 외에 사용했다면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워치독>은 이 의원과 명 씨에게 당원 명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여러 의혹에 대한 답변을 들으려고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김성진·허재현·조하준 기자 watchdog@mindl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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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태균,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 때도 여론 조작 의혹
- 정치
- 입력 2024.10.22 11:45
- 수정 2024.10.22 22:36
명씨 실질운용 여론조사업체 PNR '대세론 만들기'
여야 포함 조사에서 홍씨는 국힘 후보 중 2위
국힘 후보끼리 적합도 조사에서는 1위로 나와
국힘 전패 가상 여야 양자 대결엔 홍씨만 제외
경남지사 공천 의혹서 등장한 언론사 또 등장
여론조사 발표 전 홍남표 캠프→명태균 통화
윤한홍 등 친윤 정치인 '마산고 카르텔' 배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인 경남도지사를 뽑는 국민의힘 공천뿐 아니라 기초단치단체장인 경남 창원시장 공천에까지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가 되도록 도운 '여론조사로 대세론 만들기 수법'이 국민의힘 창원시장 공천 과정에서도 활용된 흔적이 보인다.
21일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취재팀이 명 씨의 회계 책임자였던 강혜경 씨 쪽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27명의 전·현직 정치인 가운데 홍남표 현 창원시장의 이름이 확인된다. 명 씨가 실질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미래한국연구소는 실제로 PNR(피플네트웍스 리서치) 여론조사를 여러차례 진행했는데, <워치독>팀이 중앙선거여론조사위원회에 등록된 2022년 창원시장 여론조사를 확인한 결과 홍 시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여론을 조작한 것처럼 의심되는 정황들이 다수 드러난다.
홍남표만 빠진 이상한 가상대결…대세론 부각 위해?
PNR이 2022년 3월 14~15일 조사를 실시해 25일 공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27.8%로 지지율 1위, 차주목 국민의힘 후보가 2위(17.7%), 홍남표 국민의힘 후보가 3위(6.9%), 민주당 이흥석 4위(5.4%), 국민의힘 허영 후보가 5위(3.5%)를 차지했다. 현 창원시장인 홍남표 후보는 3위에 그친 것이다. 여기서 PNR 리서치는 국민의힘 후보로만 적합도 조사를 다시 하는데 이 조사에서 홍남표(14.9%), 차주목(11.7%), 조청래(8.9%), 송병권(6.8%) 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여야 포함 창원시장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허성무 후보에 이어 2위였던 차주목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 적합도 조사를 거치며 3위 홍 시장보다 3.2%p 뒤쳐진 석연찮은 지지율 수치를 받은 것이다.
이어 3월 27일 PNR 리서치가 공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더욱 의아한 부분이 발견된다. 해당 조사에선, 앞선 여론조사와 마찬가지로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1위(31.7%)였고, ▲국민의힘 차주목 2위(17.2%) ▲국민의힘 홍남표 3위(9.7%) ▲국민의힘 장동화 4위(5.3%) ▲국민의힘 허영 5위(3.5%)순으로 지지율이 나타났다. 이때 PNR 리서치는 3월 27일 창원시장 양자 가상대결 결과를 함께 발표하면서 직전 여론조사 당내 적합도에서 1위를 기록한 홍남표 후보만 조사에서 빼고 차주목과 장동화, 허영 후보만 넣고 조사를 벌였다. 이때 양자대결에서 허성무 후보를 이긴 국민의힘 후보는 없었다. 즉, 홍남표 후보를 제외하고 모든 국민의힘 후보가 열세에 위치한 것처럼 비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셈이다.
당시 홍남표 캠프 사정에 밝은 지역 정가 관계자 ㄱ씨는 <워치독>과 한 인터뷰에서 "홍 시장이 지역 내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여론조사에서 1~2위로 나오는 걸 보고 많이 놀랐다"며 "양자 가상대결에서 홍 시장을 뺀 것은 의도적으로 홍남표 대세론을 띄우기 위한 여론조사"라고 전했다. 여론조사 업계에서도 특정 후보를 빼는 방식의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 제재 사항이 될 수 있는 만큼 공표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부대표는 <워치독>과 한 통화에서 "양자 가상대결 조사 때 특정 후보를 빼놓고 할 수 없도록 여심위가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론조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은 명태균 씨와 강혜경 씨가 통화한 녹취록에서도 확인된다. <워치독>이 확보한 녹취록을 보면, 명 씨는 지난 2022년 4월 22일 강 씨와의 통화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 국민의힘 후보 공천과 관련해 "박완수가 고맙다고 평생 잊지 않겠다고 전화왔다"면서, 공천 개입을 위해 지역 언론을 활용하려고 했던 정황이 드러난다. 명 씨는 또 강 씨와 통화하면서 "경남 매일(언론사) 한 번 확인해보고 내일 바로 때려야 되는 거 아니냐"고 물었고, 강 씨는 "(기사) 때려야 되는데 신문사 쉬는 날이라. 토요일이"라고 답했다. 이에 명 씨는 "그럼 일요일 해갖고 월요일 날 때려야 되나"라고 했고, 강 씨는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명 씨와 강 씨의 통화 녹취록에 등장한 <경남매일>은 PNR과 함께 앞선 창원시장 여론조사들을 의뢰한 지역 언론사다. ㄱ씨는 이에 대해 "명 씨가 여론조사를 공표하기 위해 지역 언론사인 경남매일을 끌어들였다"며 "이름이 비슷한 '경남○○(언론사)'도 명 씨의 여론조사 공표기관 역할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또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수사하는 검찰이 확보한 통화 내역에 따르면 홍 시장만 빠진 의문의 양자대결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하루 전인 2022년 3월 26일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의 지역구(경남 창원시마산회원구) 비서관 출신으로 홍남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최아무개 씨가 미래한국연구소 법적 대표이사인 김태열 씨에게 전화했으며, 국민의힘 경선을 앞둔 4월 5일엔 명 씨가 최 씨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선거 뒤인 7월 24일에도 명 씨가 홍 시장 및 최 씨와 통화했다.
지난 16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도 홍 시장의 상대 쪽 변호인이 "명 씨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최아무개 씨(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지역구 비서관), 조아무개 씨(창원시청 고위공무원)와 서로 직접 연락하거나 만남을 통해 여론조사를 조작·왜곡했다"며 "당시 홍 시장도 이를 알고 동조했다.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치를 맞추기 위해 홍 시장의 상대 쪽 후보를 적극 영입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마산고 카르텔, 국가산단 이권 위해 창원시장 선거 개입?
그렇다면 의문은 '왜 명태균에게는 홍남표였을까'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그 배경에 지역 유력 정치인들의 '마산고 카르텔'이 있다고 보고 있다.
홍 시장은 당시 국민의힘 후보 중 유일하게 외지인 경남 함안군 출신이며, 1982년 기술고등고시합격 이후 행정 관료로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안전국장, 박근혜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 과학기술전략본부장 등을 지내며 줄곧 중앙 무대에서만 활동했다. 창원시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런 홍 시장을 선거에 끌어들인 인물들이 같은 마산고 출신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과 그의 지역구 비서관인 최 씨라는 게 ㄱ씨의 설명이다.
특히 마산고 출신인 최 씨는 명 씨와도 가까운 사이로 파악된다. <워치독>이 확보한 최 씨의 과거 명함 중에는 최 씨가 2018년 윤 의원의 지역구 사무국장에서 물러난 후 명 씨가 운영하던 언론사 <시사경남>의 대표를 맡았던 기록이 확인된다. 최 씨는 이후 2022년 지방선거에서 홍남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며 선거운동용 '네이버 밴드'로 지역 인사를 초대하거나 후원회를 실질적으로 설립하는 등 캠프를 조직했다. 홍 시장과 명 씨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도 파악하고 있다.
아울러 최 씨와 함께 창원시청 고위 공무원인 조아무개 씨도 홍 시장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데 조력했다고 전해진다. 최 씨와 함께 홍남표 캠프 핵심 인사로 꼽히는 조 씨도 마산고 졸업생으로, 윤 의원과 최 씨, 홍 시장의 후배이기도 하다. 마산고 출신인 이들은 모두 명 씨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다보니 명 씨의 영향력이 창원 지역 선거 정치뿐 아니라 시와 연계된 국가정책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뉴스타파> 등에 따르면 명 씨는 지난 2023년 3월 15일 대통령실이 창원 국가 산업단지 선정을 발표하기 전, 이를 알리는 김영선 전 의원의 현수막과 보도자료 등을 미리 준비했다. 명 씨가 국가 산단 선정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정에도 개입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명 씨가 창원 지역 선거에 눈독을 들인 사유가 단순 인맥 차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지역사업 이권 개입 차원일 수도 있는 대목이다.
<워치독> 팀은 홍남표 시장, 명태균 씨 등에게 여론 조작 및 공천 개입 의혹과 마산고 카르텔 의혹, 국정 개입 의혹 등에 대해 물으려고 연락을 시도했으나, 모두 받지 않았다. 윤한홍 의원은 <워치독>팀에 "최 씨가 2016년 총선 때 1년간 내 비서였지만 2017년 이후 본 적 없다"고 밝혔다. 창원시청 고위 공무원인 조 씨는 "홍 시장과 오래 전부터 알던 사이"라면서도, '홍 시장을 선거에 나서도록 했느냐'는 질문에 "(이제) 의미 없는 이야기이고,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답했다. 홍 시장은 창원시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선거 당시 홍남표 후보 측 캠프에서는 2022년에 실시된 제8회 지방선거 기간 중 어떤 여론조사도 의뢰하거나, 또는 그 결과를 언론에 배포한 사실 자체가 아예 없다"고 주장했다.
창원 = 김성진,조하준,허재현 기자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watchdog@mindlenews.com
☞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은 리포액트 허재현 기자, 시민언론 민들레 김성진 기자, 굿모닝충청 조하준 기자가 결성한 권력 감시 공동 취재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