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채상병 어머니 편지 "아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내일 전역인데, 우리 아들만 못 돌아와” 채 상병 엄마의 편지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누리집에 편지 올려
- 수정 2024-09-25 16:09
- 등록 2024-09-25 15:38

■ 채 상병 어머니의 편지 전문
너무나 보고 싶은 아들에게
아들이 입대하던 날이 기억나는구나 포항 시내 거리마다 온통 벚꽃이 만개하여 너무나 예뻐서 몇 번이나 아들과 환호성을 지르던 입대 날(3.27)주마등처럼 스치는구나. 엄마는 매번 아들이 있었으면 얼마나 행복하고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 백번하며 지낸단다.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 일어나 정말 살아야 할 이유도 희망도 의욕부진인채로 지내고 있단다.
너무 속상하다.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 우리에게 이런 일이 있을줄…아들 내일이면 전역인데 돌아올수 없는 아들이 되어 가슴이 아린다. 아들이 지금 군 생활을 하고 있었으면 미리 숙소 예약하고 아들 만나서 아빠랑 내려올텐데… 다른 동기들이 다 누리는 작은 기쁨마저도 우린 누릴수 없어 가슴이 터질것만 같다.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 많이 만들어 놓고 또는 어느 음식점을 가서 먹을지 여러 군데 검색을 했을텐데 우리에게 아들이 다시 엄마품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이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1292기수 (1,012명)중 아들만 엄마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아들이 되어 목이 메인다. 1년이 훌쩍 지났지만 그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다.책임자를 밝혀달라 엄마가 냈던 이의 신청도 감감 무소식이라서 답답하기만 하단다.
사랑하는 아들 !!
엄마는 아들이 없는 곳에서 숨을 쉬고 음식을 먹고 일상은 흐르고…매일 매일 아들과 대화했던 말들이 생각이 나서 미칠것만 같단다. 너무 받아들이기가 싫구나 아들이 없다는 현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아 혼자서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며 있을때가 많단다. 이런 감당하기 어려운 제일 겪지 말아야 할 일이 우리일이 될줄 너무나 가슴이 먹먹하다.
사랑하는 아들 !! 아들이 주는 기쁨과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받아들일수가 없구나. 왜 우리에게 이렇게 큰 고통과 슬픔에 빠져 우울감에서 나올수 없게 만드는지. 엄마가 너 하나 출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고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하고 엄마의 전부였는데…
하늘에서 보고 있을 아들!! 내일 전역일이라 오늘은 꼭 아들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 엄마가 가끔씩 아들에게 장문의 글로 문자를 보내면 항상 글 말미에 사랑한다고 이모티콘과 하트를 여러개 보내었는데 모든게 아쉽다. 아들이 우리곁에 없다는 현실이 엄마,아빠라고 불러줄 아들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억장이 무너진다.
지금도 엄마가 이해할수 없는건 안전장비 준비가 안되어 있으면 투입지시를 하시 말았어야지. 왜 왜 !!! 구멍조끼 미착용한 상태로 투입 지시를 했는지 ?? 육군은 위험을 감지하고 철수를 했는데 왜 해병대는 강행을 하여 아들이 돌아올수 없게 되었는지 정말 화가 치밀어 오른다. 현장에 있던 지휘관들이 도저히 용서를 할 수도 없고, 용서가 안된다.
사랑하는 아들!!!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계속 응원해줘 힘도 없고 내세울 것 없는 엄마지만 아들 희생에 진실이 밝혀지질 꼭 지켜봐줘 그것만이 엄마가 살아갈수 있고, 그나마 살아야 할 이유란다. 긴시간 동안 자기 본문을 다해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걸 걸고 있는 분들처럼 엄마도 힘내 볼게. 하늘에서 못다한 꿈 마음껏 펼치길 바래 사랑해 !!
9월 25일 사랑하는 엄마가 아들에게
■ 윤승주 일병 어머니의 글 전문
안녕하세요, 2014년 육군 28사단에서 벌어진 윤 일병 사건의 피해자, 고 윤승주 일병의 엄마 안미자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는 저를 비롯해 군대에서 아들, 딸을 잃은 부모님들이 와계십니다. 저희 유가족들은 작년 11월부터 오늘까지 8차에 걸친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법정에 출두하는 박정훈 대령의 곁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지켜왔습니다.
박정훈 대령은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만나본 적 없는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저희가 계속 이 자리를 지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군 사망 사건 유가족들이라면 누구나 군사경찰의 수사를 경험하게 됩니다. 국가에는 나라 지키라고 보낸 군대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아이가 싸늘하게 돌아온 것인지 확인해 줄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노와 좌절을 느껴보지 않은 유가족은 거의 없습니다.
슬프고 경황없는 부모들을 찾아와서 간, 쓸개 다 빼줄 것 같은 표정으로 내 자식, 내 조카 일처럼 열심히 수사해서 한 점 억울함 없게 해주겠다던 지휘관이나 수사관들치고 제대로 된 수사 결과를 들고 오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윗선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면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실을 은폐, 조작하고, 밥 먹듯이 꼬리 자르기, 봐주기를 합니다. 선임병들에게 한 달 동안 끔찍한 구타와 지옥 같은 가혹행위를 겪다가 멍투성이가 되어 사경을 헤매는 우리 승주를 두고 대대장은 ‘심폐소생술 훈련을 하다가 몸에 멍이 들었다’는 거짓말을 했고, 육군은 하늘나라로 떠난 승주의 몸이 식기도 전에 검시조차 해보지 않고 만두 먹다 목이 막혀 죽었다며 사인을 조작 발표했습니다. 군인권센터가 구타로 인해 사망했다고 진실을 폭로하지 않았다면 살인죄로 복역 중인 가해자에게는 군사경찰, 군검찰 수사 결과 대로 상해치사죄가 적용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아직도 아찔하고 분노가 치밉니다.
그러나 박정훈 대령은 달랐습니다. 억울하게 떠난 채 상병 앞에 맹세한 대로 대통령이라는 어마어마한 권력이 윗선을 지키기 위해 부당한 압력을 가해와도 굴하지 않았고, 진실을 지키고자 자기 직과 군인의 자존심을 걸었습니다. ‘저런 사람 한 사람만 있었다면 우리가 그 긴 세월을 진실을 찾기 위해 싸우는 일은 없었을 텐데.’ 유가족들은 늘 그런 마음으로 이곳에 옵니다.
박 대령의 양심을 꼭 지켜주고 싶습니다. 그래야 그런 박 대령을 보고 배울 후배들이 또 생겨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다음엔 우리 같은 억울한 부모들이 덜 생기지 않겠습니까?
내일이 채 상병이 살아있었다면 부모 곁으로 돌아왔을 전역 날이라고 합니다. 훈련소 보내 놓고 건강히 돌아오면 같이 하고 싶은 게 많았던 날인데.. 이곳에 있는 엄마, 아빠들은 한 번씩 마음 무너져 내려본 날일 것입니다. 이 시간 채 상병 부모님들이 어떤 마음일지 걱정됩니다. 나라 지키라고 데려가 놓고 건강히 돌려보내지도 못했으면서, 왜 돌려보내지 못했는지조차 밝히지 않을 거라면 이 나라는 뭐하러 존재합니까? 채 상병이 전역했을 날이 다 되어가도록 이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가 않습니다.
박 대령이 무죄를 받는 것이 곧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비열한 권력을 박 대령의 양심이 이길 때까지, 진실이 거짓을 이길 때까지 곁에서 함께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진실의 편에 선 이들이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이 곳에 늘 함께 할 것입니다.
9월 25일 윤승주 일병의 엄마 안미자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취재썰] 감사에서 분노로…채 상병 어머니가 쓴 4번의 편지
"다독여주셔서 감사, 힘을 내서 살아보겠다"던 첫 번째 편지
1년여 뒤 "분노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 없다"는 네 번째 편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지목…"처벌 바라고 또 바란다"

어머니는 첫 번째 편지는 해병대를 통해서, 두 번째부터는 대한민국 순직 국군장병 유족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편지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아들을 떠나보낸 뒤 1년 넘게 '처벌'이란 말을 꺼내지 않았던 어머니는, 4번째 편지에서 처음으로 '누군가가 처벌되길 바라고 또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영결식 직후 "다독여주셔서 감사하다,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보겠다"고 했던 어머니는 1년여가 지난 지금 "분노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아들을 떠나보낸 직후 새까맣게 타버렸을 어머니의 마음이 1년여 동안 왜, 그리고 어떻게 바뀌어왔는지 4차례 편지를 되짚어 봤습니다.

채 상병의 어머니가 쓴 첫 번째 편지 〈출처=해병대〉
어머니는 영결식 사흘 뒤인 지난해 7월 25일 처음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삼가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전 국민의 관심과 위로 덕분에 장례를 잘 치를 수 있었습니다. …유가족은 다독여주신 귀한 말씀들을 기억하며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 보겠습니다."
당부는 하나였습니다.
"○○이가 사랑했던 해병대에서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렇게 비통한 일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반규정과 수칙 등 근본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수사단장은 채 상병 순직 이틀 뒤(7.21) 유가족에게 1차 중간수사결과를 설명했고, 24일부터는 포항과 예천을 오가면서 수사를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는 명확지 않지만, 당시 어머니는 '철저한 수사를 해달라'거나 '누구를 수사해달라'는 당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편지에 '수사'라는 말은 아예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가 사랑했던 해병대를 응원하겠다'면서,
"정말 원하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이가 이 자리에 살아서 같이 있다면 여한이 없겠다는 심정뿐입니다."
라고, 그립고 아쉬운 마음을 적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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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1주기를 한 달여 앞둔 6월 11일, 어머니는 두 번째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사이 '채 상병 순직 사건 이첩-회수'가 있었고, 이른바 'VIP 격노설'이 불거졌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 논란'이 있었고, 이 전 장관과 대통령실의 통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어머니는 편지를 쓴 이유를 이렇게 적었습니다.
"7월 19일이면 저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고, 엄마의 입장에서 염려가 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리고 참고 참았던, 궁금한 것들을 물었습니다.
"누가 7월 19일 유속도 빠르고, 흙탕물인데, 왜 물 속에 투입시켜 실종자를 찾게 했는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장화를 신고 들어가 수색을 하게 했는지, 장화 속에 물이 들어가 걸음이 더 힘들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 원인이 밝혀져야 저도 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길입니다."
11개월 전 "어떻게든 힘을 내서 살아가 보겠다"고 했던 어머니는 점점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모든 삶이 송두리째 무너지고 고통 속에 사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보셨다면 저희 입장을 헤아려 주시고, …저희 아들 1주기 전에 경찰 수사가 종결되고 진상이 규명돼 저희 아들 희생의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져서 아들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우리 아이만 추모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7월 19일,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참담한 해병대원들 〈출처=연합뉴스〉
경찰이 어머니의 편지를 읽어봤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경북경찰청은 채 상병 순직 1주기가 되기 직전인 지난 7월 3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 해병대 7여단장 등 현장지휘관 6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송치
· 해병대 1사단장 등 3명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
경찰은 13쪽짜리 수사결과 설명자료를 배포했는데, 이 가운데 6쪽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왜 죄가 없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여러 가지 설명이 있었지만 특히 논란이 된 부분 몇 가지만 적어 보겠습니다.
· 작전통제권이 없는 임 전 사단장의 작전 관련 지시들은 '월권행위'라 '직권남용'이 안됨
· 작전수행 관련 (임 전 사단장의) 지적과 질책에 따른 부담감이 있었음이 일부 확인되지만 이를 이유로 대대장의 임의적인 수색지침 변경을 예상하기 어려워 '업무상 과실치사'가 안됨
· 수중수색 사진을 카톡으로 보고받고 "훌륭하게 공보활동이 이루어지고 있구나"라고 답했지만 사진 12장 중 수중수색 사진 1장을 특정해 인식했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상 과실치사'가 안됨
어머니는 3주 뒤, 3번째 편지를 보냈습니다.
"(1주기 추모식 때) 아들 절친들이 많이 와서 엄마가 우리 아들이 인생을 참 잘 살았구나 하는 마음이 컸단다. … (아들이) 발버둥쳤을 때 너희 지휘관들은 무얼 하고 있었을까?"
경찰 수사결과 보고서엔 당시 지휘관들이 뭘 하고 있었는지 자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받아들일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편지를 보내기 일주일 전, 경찰 수사결과에 '이의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채 상병 순직 1년이 넘게 지난 7월 24일, 경찰 수사 결과 때문이 아닌 유족의 이의신청을 이유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습니다.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지 한 달 넘게 지났지만 드러난 움직임은 없었습니다.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지난 4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5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소환 조사한 뒤로 '윗선'을 부르지 않고 있습니다.
'채 상병 특검법'은 국회를 두 번 통과했지만 모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지난 3일, 다시 편지를 보냈습니다.
1년여 전 자필로 적었던 "힘을 내겠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아빠 엄마는 사는게 재미도 없고 죽지 못해 살고 있어. 정말 가슴이 아리고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단다. …의욕도 희망도 없고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죽을 것만 같다."
그리고 대상을 특정해, 처음으로 '분노'라는 말을 꺼냈습니다.
"해병대 전 1사단장이 혐의자로 밝혀져 처벌이 되길 엄마는 바라고 또 바랄뿐이다. …군은 상명하복으로 움직이는 것을 언제까지 부하 지휘관들에게 책임전가만 하고, 본인은 수변수색 지시했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회피만 하려고 하는 모습에 분노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단다."
임 전 사단장의 사과와 눈물에도 의문을 표했습니다.
"49재 전날 유족 앞에서 눈물을 흘렸는데, 그 눈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단다. 생존 장병이 말한 것처럼 본인의 업적만 쌓으려고만 했던 것에 급급해서 사랑하는 아들이 희생됐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받아들일 수가 없구나."
그러면서, 하늘에 있는 아들에게 도와달라고 했습니다.
"아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겠지?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줘! 권력 앞에 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진실은 꼭 밝혀질거라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으니… 아들을 많이 사랑하고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엄마가. 9월 3일."
[단독]채상병 어머니 "해병대 전 1사단장 처벌 바란다"
채상병 어머니 3번째 편지

▶ 글 싣는 순서 |
①채상병 어머니 편지 "아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②채상병을 그리워하는 이들, 우리 사회에 묻다 ③"예람이 스케치북이 증거잖아요!" 3년간 관사 짐에 있었다 ④윤일병 어머니 "아들 떠나보낸 10년, 군은 바뀌지 않아" ⑤홍일병 어머니 "살릴 기회 3번 있었는데…제가 무능한 부모예요" ⑥군의관 아들의 죽음, 7년간 싸운 장로 "하늘도 원망했어요" ⑦묻혔던 채상병들, 1860건을 기록하다[인터렉티브] ⑧부사관 죽음이 부모 이혼 때문이라니…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진실들 ⑨미순직 군인 3만8천명…"억울한 죽음 방치 안 돼, 합당한 예우를" ⑩군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는 차별에 두 번 상처받는다 ⑪채상병 어머니 "해병대 전 1사단장 처벌 바란다" (계속) |

채상병 어머니의 편지 전문 |
사무치게 그리운 울아들 수근에게 사랑하는 아들 잘 지내고 있니? 아들 9월 26일이면 전역일인데 돌아올수 아들이 되어 너무 속상하고 가슴이 미어 터질것만 같구나. 아들이 하늘에 별이 되어 아빠 엄마는 사는게 재미도 죽지 못해 살고 있어 정말 가슴이 아리고 슬픔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단다. 전역하면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못다한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엄마는 지금 군생활하고 있었으면 전역 얼마 남지 않아 하루하루 손꼽아 기다리며 아들 볼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었을텐데….. 모든게 아쉬움 뿐이구나 수료식날 펜션에서 점심식사 했던게 마지막 날이 될줄 정말 너무 속상하다 아들이 이세상에 있다면 엄마도 사는게 재미있고 에너지 넘치고 활력이 있었을텐데 ….. 아들이 짧은 삶을 살다가 갈줄 아빠 엄마보다 먼저가면 우린 어떻게 살라고 그렇게 일찍 우리곁을 떠나 버렸는지 지금도 믿어지지 않고 매일밤 아빠 엄마는 무의미한 채로 하나뿐인 끄나풀이 떨어져 사는게 의욕도 희망도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죽을것만 같다 . 엄마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 아들을 허망하게 보내고 미친사람처럼 때로는 엄마 의지와 상관없는 행동을 하며 지내고 있을때가 많은것 같아 사랑하는 아들 !! 아빠 엄마가 어떻게 해야 될까? 아들은 엄마랑 같은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해병대 전 1사단장이 혐의자로 밝혀져 처벌이 되길 엄마는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아들이 1사단으로 배치 되었다고 하면서 좋아했던 모습이 아직이 기억에 생생하구나 바다보면서 근무하고 싶었는데 하면서 환하게 웃던 모습이 아직도 아른거린다. 군은 상명하복에 움직이는 것을 언제까지 부하 지휘관들에게 책임전가만 하고 본인은 수변수색 지시 했다는 말만 되풀이 하며 회피만 하려고 하는 모습에 분노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수가 없단다. 수변 수색지시가 아니라 흙탕물 속에 투입을 못하게 햇어야 맞는것을 끝까지 용서도 이해를 할 수가 없단다. 부하 지휘관들이 물살이 세다고 들어가면 안된다고 건의 했지만 묵살하고 끝까지 들어가라고 한 사람이 계속 책임 회피만 하고 그런 사람이 49재 전날 유족앞에서 눈물을 흘럿는데 그 눈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될지 정말 이해를 할 수 가 없단다 . 생존 장병이 말한것처럼 본인의 업적 쌓으려고만 했던 것에 급급해서 사랑하는 아들이 희생 되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납득도 받아 들일수가 없구나 아들 !!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겠지 ?? 하늘에서 많이 응원해줘!!! 권력앞에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진실은 꼭 밝혀질거라 믿는다.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고 있으니…… 아들을 많이 사랑하고 사무치게 그리워 하는 엄마가 9월 3일 |
"진실 밝히고 박정훈 명예회복"‥아들 순직 1년 만에 '첫 입장'
https://tv.kakao.com/v/447388531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실종자를 수색하다 급류에 휩쓸려 순직한 해병대 채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1주기를 앞두고 사건의 진상 규명과 박정훈 대령의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입장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채상병의 어머니는 오늘 해병대사령부를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자신을 "고 채수근의 엄마"라면서 "아들의 장례기간 중 국민들께서 위로해주시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가에서도 최대한 예우해 주신 점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글을 시작했습니다.
어머니는 이어 "아들의 1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그간 참아왔던 엄마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표현해야 살 것 같아 몇 글자 적어본다"며 "저는 늦은 나이에 결혼해 남원에서 서울의 산부인과를 왕복 8시간 다니며 어렵게 가진 아들을 2003년 1월 출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런 우리 아들이 하늘의 별이 되어 저희는 모든 것이 무너졌고 멈춤이 되어 버렸다"며 "휴가 한번 나오지 못하고 5월 11일 수료식 때 부대 근처에서 점심식사 했던 것이 마지막 날이 돼버렸다, 누가 이 쓰라린 마음을 알겠느냐"고 토로했습니다.
지난 1년간 채상병 순직 사건을 둘러싼 숱한 논란에도 침묵을 지켜온 채상병 어머니는 "화가 났지만 수사가 잘될 거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며 "7월 19일이면 1주기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수사에 진전이 없어 염려되고 안타까울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어머니는 "물속에 투입을 시키지 않아야 될 상황인데 왜 구명조끼는 입히지 않은 채 수색을 하라고 지시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라며 "해병대 간다고 했을 때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건 바라는 게 없다, 누가 그날 유속이 빠른 흙탕물인데 왜 투입시켜 수색을 시켰는지, 한 점 의혹 없이 빠르게 경찰수사가 종결되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그 진실이 밝혀져야 제가 살아갈 수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채상병의 어머니는 "국방부 장관 등 관계당국에 감히 호소드린다"며 "저희 아들 사망사고를 조사하시다 고통을 받고 계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님의 명예를 회복시켜주시고 과감하게 선처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는 바람도 전했습니다.
채상병의 부모가 지난해 7월 22일 엄수된 아들의 영결식 이후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박정훈 대령 수사와 관련한 의견을 제시한 것 역시 처음입니다.
채상병의 어머니는 "아들 1주기 전에 희생의 원인과 진실이 꼭 밝혀지길 바란다"며 "아들의 희생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아이만 추모하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호소로 글을 맺었습니다.
현재 경북경찰청에서 사건의 책임 소재를 가려내는 수사가, 공수처에선 외압 의혹 수사가 각각 진행 중인 가운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항명 등 혐의로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순직사건의 진상과 외압 의혹 수사를 위해 발의된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과 재의결 절차를 거쳐 폐기됐고, 22대 국회에서 다시 상정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동경 기자(tokyo@m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