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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가요로 광복절 시작…“KBS가 NHK 서울지국인가”

무궁화9719 2024. 8. 16. 15:58

광복절에 기미가요? "KBS인지, JBS인지.."[노컷브이]

  • CBS노컷뉴스 크리에이터 남성경 메일보내기
  • 2024-08-16 16:16

https://youtu.be/N_gvQ1RvOTM

KBS 찾은 광복회 이사 "광복절에 기미가요…박민 사장 내려와라"

노지민 기자2024. 8. 16. 17:24

광복절 KBS, 기미가요·뒤집힌 태극기·이승만 미화 논란에 사장 사퇴 요구까지
"친일 감수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용산부터 여의도까지 줄줄이" 거센 비판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4년 8월1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92개 단체가 구성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주최로 'KBS를 극우 친일방송, 땡윤방송으로 만드는 박민은 즉각 사퇴하라' 긴급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광복절 0시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기미가요가 등장하는 공연(오페라 '나비부인') 영상 송출. 광복절 경축식을 앞둔 일기예보 배경화면에 태극기 좌우가 뒤집힌 이미지 사용. 이승만 친일·독재 미화 논란의 다큐멘터리 영화 방영. 제79주년 광복절 하루 공영방송 KBS에서 불거진 논란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인사 전진 배치 속에 공영방송 KBS에서 이 같은 일이 잇따르자, 언론·시민단체와 독립운동 단체들까지 박민 사장 사퇴를 요구했다.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90여개 단체가 속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이 긴급 기자회견을 했다.
 
독립유공자와 후손·유족으로 구성된 대한광복회 이해석 이사는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8·15 광복절은 굉장한 기쁨과 환희를 갖는 날이었다. 0시 '땡' 칠 때 기미가요를 내보낸 박민 사장을 비롯한 집행부(경영진)를 성토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언론이 무엇인가. 국민이 알아야 할 것을 바로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이어 “KBS에 바로 살아 있어라, 깨어 있어라 말하고 싶다”면서 “올바른 언론을 통해 온 국민에게 알려주는 KBS가 되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리면서 박민 사장 내려오라 외치고 싶다”고 목소리 높였다.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일련의 논란을 두고 “모두 낙하산, 대통령 친구라는 박민이 KBS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벌어진 일”이라며 “KBS를 역사 왜곡의 도구로 만들어버린 임원진을 끌어내려 그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제가 일하고 싶었던 KBS는 이런 모습이 아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고 정권을 매섭게 비판하는 공영방송에 걸맞는 국민의 방송 KBS이기를 원했다”며 “어제 그런 KBS 모습이 완전히 부서졌다. 헌법 정신을 무시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독재자를 미화하는 방송을 뻔뻔하게 내보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어제 상황을 보며 정신이 번쩍 들었다”라며 “어제 하루 KBS 상황을 보면서 MBC까지 장악돼선 결코 안 되겠구나라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전날 KBS '뉴스9' 앵커들이 기미가요 및 태극기 논란에 사과하며 진상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두고 “KBS가 해야 할 것은 '사과 쇼'가 아니라 박민 사장의 석고대죄, 즉각 사퇴 선언이어야 했다”고 말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2024년 8월15일은 KBS 사사에 가장 부끄러운 날로 영원히 박제됐다.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치욕적인 하루로 기록됐다”며 “독립기념관에서 벌어지는 일, 역사 해석을 둘러싼 각종 단체에서 벌어지는 일, 방송통신위원회에서 그리고 이곳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의 본질은 하나이다.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 혁명 정신의 계승을 전문에 못 박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반국가세력이 윤석열 정부 중심에 들어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역사 감수성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친일 감수성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용산부터 여의도까지 줄줄이”라고 했다. 방 실장은 독일 국가 중 독일인 칭송이 담긴 1·2절은 나치 상징으로 여겨져 금지되고, 지난해 국제 테니스 대회에서 해당 부분을 부른 관중이 퇴장 당한 일을 거론하며 “우리는 (광복절에) 기미가요가 KBS 공영방송에서 방영됐다. 역사와 관련된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한민국이 발 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 사건”이라고 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친일, 역사, 정의 훼손 3종 세트가 진행됐다”며 “윤석열 정권의 언론 장악 하수인 박민과 그 일당들이 무슨 잔치를 벌였나. 보직 꿰차고 공영방송 핵심 지도부 하면서 결과적으로 KBS를 망가뜨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태섭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 공동대표는 '기적의 시작' 편성이 “독립적인 편성권”에 따른 결정이라는 KBS 사측 입장을 두고 “마음대로 해서 편성책임자가 아니다. '네 마음대로 하세요'가 된다면 사장 마음대로, 대통령 마음대로 진행하는 것, 독재도 합리화된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기자회견에 동석해 “방통위원장 이진숙,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김문수, 독립기념관장 김형석, 그리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용현. 일련의 인사에 큰 흐름이 있는 것 같다. KBS는 'K'(Korea)가 아니라 'J'(Japan)가 들어간 'JBS' 같은 방송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이제는 땡윤 뉴스 들어봤자 국민이 속지 않는다. 총선에서 매섭게 심판했고 이제는 윤석열 대통령 본인을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S는 이날 박민 사장이 KBS 임원회의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국민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집행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러면서 KBS 부사장이 주재하고 보도·제작·편성·기술·인사·심의 등 분야별 국장급 기구 '태스크포스'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이를 본 KBS의 한 구성원은 “마치 김건희 여사가 황제조사 자리에서 검사들에게 명품백 논란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던 것과 같은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편성권은 자신에게만 있다 주장한 박민 사장의 낯이 참 두껍다”고 비판했다.

박민의 KBS, 광복절 ‘기미가요’ 후폭풍…사과에도 사퇴론 분출

대국민 사과문·사과방송 이어 사장이 직접 사과
언론노조 “시스템 얼마나 망가졌는지 드러나”

  • 수정 2024-08-16 15:34
  • 등록 2024-08-16 14:29
‘나비부인’. KBS 갈무리
 
한국방송(KBS)이 광복절에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나오는 오페라를 방영해 비판이 거세지자, 박민 사장이 직접 사과하며 파문 진화에 나섰다. 또 향후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부사장 주재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대응하기로 했다.
 
박 사장은 16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지난해 11월 취임하면서 제일 강조했던 부분이 KBS의 주인은 국민이고, 국민들께 사회적 이슈에 대해 제대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전달하며 방송을 통해 위안을 얻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국가적으로 중요한 날에 국민들께 불쾌감을 드린 데 대해 집행부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앉아 있다. 연합뉴스
 
한국방송1 텔레비전(KBS1)은 15일 0시에 방영된 ‘KBS 중계석’에서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녹화 중계했다. 방송 뒤 시청자들은 굳이 광복절에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일본 배경의 오페라를 편성했어야 했냐고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또 같은 날 오전 9시55분 일기예보가 좌우 반전된 태극기 그래픽을 배경화면으로 송출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한국방송은 광복절 당일 누리집에 대국민 사과문을 올리고 ‘9시 뉴스’에서 사과 방송을 했으나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이날 오전 임원회의를 통해 박 사장이 다시 한번 공식 사과에 나선 셈이다. 박 사장은 “이번 일을 통해서 공영방송의 역할과 맡은 책임에 대해서 더욱 고민하며, 열심히 챙기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방송은 제작, 편성, 기술, 인사, 심의 등 분야별 국장급 기구로 구성한 태스크포스를 이날 발족해 제도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하지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는 이번 사태를 두고 “낙하산 박민 취임 이후 KBS의 시스템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드러낸 것”이라며, 박 사장이 사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KBS, 광복절 새벽에 ‘기미가요 방송’…“진짜 미친 건가”

일본 배경 오페라 편성에 청원 빗발
KBS “제작진 불찰…진상 조사할 것”

기자이정국
  • 수정 2024-08-16 14:47
  • 등록 2024-08-15 11:56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 KBS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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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이 오페라 ‘나비부인’ 광복절 편성과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추가 방송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방송은 15일 공식 입장을 내어 “7월 말에 방송할 예정이었으나 올림픽 중계로 뒤로 밀리면서 광복절 새벽에 방송되게 됐다”며 “방송 내용에 문제는 없는지, 시의성은 적절한지 정확히 확인, 검토하지 못한 제작진의 불찰로 뜻깊은 광복절에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송 경위를 진상 조사해 합당한 책임을 묻는 등 제작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며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정 한국방송1 텔레비전(KBS1) ‘KBS 중계석’에서는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녹화 중계했다. 16일 새벽 12시20분에 2부 방송이 예정돼 있었다. 방송 뒤 시청자들이 굳이 광복절에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일본 배경의 오페라를 편성했어야 했냐고 비난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급기야 KBS 시청자청원에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습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전 기준 6700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받으면 KBS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SNS 갈무리
 
한편, 이날 한국방송은 방송에 거꾸로 된 태극기 그래픽을 사용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오전 9시55분 한국방송1 텔레비전(KBS1)의 일기예보에서 좌우반전된 태극기 그래픽이 배경화면으로 송출된 것이다. 방송 장면을 보면 중앙의 태극 무늬 주변 건곤감리의 위치가 반대로 돼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엑스(X) 등 에스엔에스(SNS)에서는 “태극기까지 거꾸로 송출하는 KBS 가지가지 한다”는 등의 비난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방송은 이날 공식 입장을 통해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기미가요로 광복절 시작…“KBS가 NHK 서울지국인가”

오늘밤 이승만 대통령 일방적 미화 논란 다큐도 방영
노조 “KBS는 ‘뉴라이트’ 방송 딱지마저 붙게 될 것”

기자최성진
  • 수정 2024-08-15 21:12
  • 등록 2024-08-15 16:57
‘나비부인’. KBS 갈무리
 
한국방송(KBS)이 광복절 새벽,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를 배경으로 기모노를 입은 등장인물이 나오는 오페라를 내보내 논란을 빚자,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가 이번 사태를 두고 “낙하산 박민 취임 이후 KBS의 시스템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드러낸 것”이라며 회사 쪽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는 15일 성명을 내어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 KBS의 정체성이 낙하산 박민 사장 취임 이후 1년도 지나지 않아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일제 강점이라는 긴 어둠을 뚫고 해방이라는 빛을 맞이했다는 ‘광복절’ 79주년이 되는 날, 새벽부터 한국방송 1티브이를 통해 기미가요가 송출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방송의 공연예술 녹화 중계 프로그램인 ‘KBS 중계석’은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이날 새벽 방영했다. 나비부인은 개항기의 일본 나가사키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기미가요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주인공 ‘초초상’(나비부인) 등 주요 등장인물이 일본 전통의상인 기모노 차림으로 출연한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사측은 지난 6월29일 공연을 녹화해 7월 말에 방영하려 했지만, 올림픽 중계로 밀리면서 오늘(15일) 새벽에 방송됐다고 변명한다. 그야말로 비겁한 변명”이라며 “가뜩이나 수신료 분리고지로 시청자의 불편과 불만이 높은 지금,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다른 위험은 없는지를 챙겨야 할 시기에 이런 변명이 통할 거라고 보는가”라고 지적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오페라 ‘나비부인’의 한 장면.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어 노조는 한국방송이 이날 밤 내보낼 예정인 이승만 다큐멘터리 영화 ‘기적의 시작’ 방영도 즉각 취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적의 시작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로 그에 대한 일방적인 미화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 다큐와 관련해 “실무진들은 영화 자체도 논란을 많이 담고 있을뿐더러 독립영화 심사에서조차 혹평을 받은 낮은 수준에 KBS에서 방송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반복해서 제시했다”면서 “그런데도 수뇌부는 회사의 고유한 편성권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피디(PD)협회와 노조의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요구 등을 묵살한 채 오늘밤 방영을 강행하려 한다”고 짚었다. 아울러 “그 고유하다는 편성권을 행사해 만든 결과가 광복절에 KBS 전파를 통해 기미가요를 전국에 방송한 것인가. 그러고도 사측이 편성권을 운운할 자격이나 실력이 있기나 한가”라고 물었다.
 
끝으로 노조는 “지금 시청자 청원 게시판은 나비부인 송출과 기적의 시작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의 불만과 항의가 폭발하고 있다. KBS를 일컬어 ‘NHK 서울지국’이라는 모욕적인 비유도 등장한다”며 “이런 상황에 오늘밤 기적의 시작마저 방영된다면 이제 KBS는 ‘뉴라이트’ 방송이라는 딱지마저 붙게 될 것이다. 낙하산 박민 사장은 지금이라도 당장 나비부인 방영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이재명, KBS 광복절 ‘기미가요 방송’에 “제정신 잃었나”

서경덕 “1월엔 ‘일 경제수역 안 독도’ 지도 쓰더니…”

기자주성미
  • 수정 2024-08-16 13:37
  • 등록 2024-08-15 14:55
‘나비부인’. KBS 갈무리
 
광복절에 기모노와 기미가요가 나오는 오페라 ‘나비부인’을 편성하고 ‘엉터리 태극기’를 사용한 한국방송(KBS)을 향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정신을 잃었거나, 의도를 가진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필 광복절에 기미가요?”라며 이같이 적었다. 인스타그램에도 관련 기사를 갈무리한 사진을 올리고 “국민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광복절인 15일 한국방송(KBS)에 방영된 오페라 ‘나비부인’ 녹화본.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이날 자정 한국방송1 텔레비전(KBS1) ‘KBS중계석’에서는 지난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녹화 중계했다. 미국인 장교와 일본인 여성의 사랑을 다룬 이 오페라에는 두 주인공의 결혼식 장면에 일본 전통 복식인 기모노와 일본 국가인 기미가요가 등장한다. 이어 이날 오전 9시55분께 한국방송1 텔레비전(KBS1)의 일기예보에서는 좌우 반전된 태극기 그래픽이 배경화면으로 송출돼 비판이 쏟아졌다.
 
한국방송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광복절에 기모노 방송 진짜 미친 건가 싶습니다”라는 청원에는 이날 오후 2시20분 기준 1만1855명이 동의했다. 청원글이 30일 동안 1000명의 동의를 받으면 한국방송은 공식 답변을 해야 한다. 게시판에는 이 청원과 비슷한 청원글이 50개 이상 올라와 있는 상태다.
 
한국방송(KBS)이 1월14일 뉴스에서 활용한 자료화면. 독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 모습이다.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지난 1월 한국방송이 독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된 지도를 자료화면으로 활용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광복절에 KBS가 방송 도중 ‘엉터리 태극기’를 사용하고 광복절이 시작되는 15일 0시부터 ‘나비부인’을 편성해 큰 논란이 되고 있다”며 “지난 1월 KBS1 ‘뉴스9’에서는 대한민국 독도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ZZ) 안에 포함된 그래픽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된 바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논란이 일자 한국방송은 해당 리포트에서 문제의 독도 자료화면을 삭제한 바 있다. 서 교수는 “공영방송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방송은 오페라 ‘나비부인’ 광복절 편성과 관련해 이날 공식 사과하고 16일 새벽 12시20분 방송 예정이었던 ‘나비부인 2부’는 다른 공연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엉터리 태극기’ 사용에 대해서도 “태극기의 좌우가 반전돼 나가는 실수가 있었다”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제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박민 압도적 불신임…파업 전운 감도는 KBS

시사교양 팀장단 보직사퇴, 사장 불신임에 쟁의행위 투표 가결
사장 공모에는 전례 없이 적은 4명만 지원…재공모 요구 높아

 
▲박민 KBS 사장 ⓒ연합뉴스
 

KBS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박민 사장 취임 전부터 그의 ‘낙하산’ 의혹 등을 강하게 비판해온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라 분류되는 KBS노동조합, ‘탈진영’을 표방하고 있는 KBS같이(가치)노조 등에서 모두 박 사장에 대한 불신임을 밝히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방송통신위원회가 기존 KBS 이사진과 사장을 해임하면서 박 사장이 취임한 지 약 1년 만에 일이다.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최근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가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7일 밝혔다. 노조 차원에서 합법적으로 파업에 나설 여건이 마련됐다는 의미이다. KBS에선 사측의 주요 보도·제작 국장 임명동의제 폐지 요구 속에 노사 단체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무단협’ 상태가 장기화했다. 이후 KBS본부는 7월 교섭 결렬 선언, 8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얻었다.

 

지난 9월23일~10월7일 KBS본부 쟁의대책위가 조합원 2085명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선 투표에 참여한 1754명(투표율 84.12%) 중 1627명, 92.76%가 찬성했다. 같은 기간 KBS노동조합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는 89%가 찬성(투표율 74%)했다. KBS노동조합은 조합원의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각 노조의 재적인원 대비 찬성률은 KBS본부 78.03%, KBS노동조합 66%로 과반이다.

 

박민 사장 신임, 연임 찬반을 묻는 KBS 내부 조사에선 번번이 90% 이상의 부정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S같이노조가 지난 9월26일~10월4일 조합원 372명 대상(323명 참여·투표율 86.8%)으로 박 사장 연임 찬반을 묻자, 응답자 93.8%가 반대했다. 경영 능력에 대해선 97.2%, 뉴스·시사 프로그램 공정성에 대해선 95.1%가 부정 평가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박민 사장 신임 투표 결과
▲KBS같이노조의 박민 사장 연임 찬반 투표 결과
 

박 사장 연임 찬반 이유를 물은 주관식 항목에선 129개 답변 중 123개가 반대 의견으로 나타났다. “수신료 분리징수 이슈 공정한 언론보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모두 다 낙제” “현 정권 대변인은 필요 없음” “집에 가세요” 등 강도 높은 비판이 줄지었다. 연임에 찬성한다는 6개 답변 중에선 5개가 현 정권 치하라는 불가피성을 언급했다.

 

각기 다른 방향성을 가진 KBS 사내 집단이 박 사장에 등 돌린 계기는 그의 임기 말 강행 처리된 조직개편안이다. 시사교양국을 폐지해 시사프로그램 제작 기능을 보도본부로 이관하고, 매체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기술조직을 통폐합하는 방안이라는 이유로 비판 받아왔다.

 

특히 시사교양국 폐지는 박민 사장 취임 이래 반복된 제작자율성 탄압 논란들과 맞물려 시사교양PD들의 거센 반발을 부르고 있다. 지난 2일엔 KBS 제작1본부 팀장단 중 75%에 해당하는 16명이 보직 사퇴하며 “(조직개편안은) 시사교양프로그램의 경쟁력과 제작 자율성을 크게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시사교양 분야에선 박 사장 취임 직전부터 갑작스러운 진행자 교체와 프로그램 폐지,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인사이트’ 불방, ‘역사저널 그날’ 낙하산 MC 논란과 방송 중단 사태가 잇따랐다. 유사 사건이 불거질 때마다 보도 조직 대비 시사교양PD들의 항의 강도가 높았고, 조직개편안이 추진되자 이들의 시사 프로그램 제작 기능을 약화시키려한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8일 회의를 시작으로 향후 투쟁 계획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들은 이날 특보에서 “KBS를 용산방송, 땡윤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으로 지켜내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확인됐다”며 “박민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KBS를 장악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려는 모든 세력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KBS 이사회가 공개한 제27대 KBS 사장 지원자 현황은 현재 KBS가 처한 상황과 위상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지원자 네 명은 KBS의 박민 사장, 박 사장 체제에서 뉴스를 이끄는 김성진 방송뉴스주간과 박장범 ‘뉴스9’ 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동문이라는 것 외에 지원 이유를 찾기 어려운 김영수 전 한화건설부문 부사장 등이다.

 

국가기간방송이자 공영방송인 KBS 사장 공모에 단 네 명이 지원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 지난 20대 사장 공모 이래 지원자 규모는 각각 12명(2012년), 30명(2014년), 14명(2015년), 13명(2018년), 11명(2019년), 15명(2021년), 12명(2023년)이다. 통상 공모 시점 기준 KBS 경영진이나 여권에 가까운 이들과 이에 대항하는 진영의 인사가 섞여 있는데, 이번엔 극단적인 소수 인사들만 KBS 사장직에 지원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S 안팎에선 여권 이사들이 시민참여단 평가를 배제하고 강행한 사장 선임을 중단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전국 90여 언론·시민단체가 결성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7일 서울 광화문 기자회견에서 “(이번 공모는) 친윤 낙하산’과 ‘여사 낙하산’끼리 누가누가 KBS를 더 잘 망칠 것이냐를 놓고 경쟁하는 꼴”이라며 지원자들의 지원 철회와 KBS 이사회의 재공모 결정을 촉구했다.

KBS 양대 노조, 쟁의행위 투표 가결…‘파업’ 현실로

KBS본부 쟁의대책위, 8일 향후 투쟁 계획 논의 “용산방송, 땡윤방송 아니라 국민의 방송 지켜내겠다는 구성원 의지”

  • 입력   2024.10.08 13:22
  • 수정   2024.10.08 13:57
 
▲KBS 본관. ⓒ미디어오늘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KBS노동조합 등 양대 노조가 각각 진행한 쟁의행의 찬반투표가 가결됐다. KBS 구성원들이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언론노조 KBS본부 쟁의대책위원회는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조합원 2085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투표를 진행한 결과 1754명이 참여(투표율 84.12%)했으며 이 가운데 찬성이 1627명, 92.76% 찬성률을 기록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재적 대비 찬성률은 78.03%다.

 

KBS노동조합이 같은 기간 조합원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 투표도 89% 찬성률로 가결됐다. 투표율은 74%이고, 전제 재적 대비 66%가 찬성했다. KBS노동조합은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KBS같이(가치)노조의 경우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4일까지 조합원 372명 대상(유보조합원·휴직자 제외)으로 ‘박민 사장 연임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응답자 93.8%가 연임을 반대했다. 투표율은 86.8%로 집계됐다.

 

▲2024년 10월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특보 이미지 갈무리
 

KBS 노사는 사측의 임명동의제 폐지 주장 속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해 ‘무단협’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 7월 KBS본부의 단체협상 결렬 선언 이후 8월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했다. 중노위 조정·중재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노조가 쟁의권을 얻어 조합원 과반 찬성으로 합법적 파업을 할 수 있다.

 

KBS본부 쟁의대책위는 8일 오후 회의에서 향후 투쟁 계획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쟁의대책위는 이날 특보를 내고 “KBS를 용산방송, 땡윤방송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으로 지켜내겠다는 구성원들의 의지가 확인됐다”며 “‘광복절 방송참사’ 속에서도 KBS에 질타를 보내는 시청자들의 단 한가지 요구는 정권이 아닌 국민의 방송이 되라는 명령”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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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민들의 응원에 호응에 우리는 낙하산 박민에 맞서는 투쟁으로 답해야 한다. 박민뿐만이 아니라 공영방송 KBS를 장악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처하려는 모든 세력에 맞서야 한다. 이제 KBS를 공영방송으로 되살려내자”고 강조했다.

반면 KBS노동조합은 7일 성명에서 박민 체제의 보도 공정성 논란 등 비판 대신 “민주노총 노조가 KBS를 장악한 지난 6년 동안 특정 정치 세력만을 위해 불공정 편파방송이 자행되었다”며 “KBS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개혁적인 사장의 선출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했다.

[단독] KBS 여권 이사들, 박민 사장 무산 우려에 ‘총사퇴’ 논의했다

지난해 여권 표 분산에 ‘전원 사퇴’ 논의, 투표 연기 반대한 이사만 물러나
서기석 이사장, ‘박민 반대’ 여권 이사에 거듭 설득 내지 회유 나선 정황도

  • 입력   2024.10.08 10:10
  • 수정   2024.10.08 10:46
 
▲2023년 10월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서기석 이사장 등 여권 이사들을 향해 KBS 보궐 사장 후보 임명제청 절차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KBS본부
 

지난해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일부 여권 이사가 박민 후보(현 사장)를 반대하자 여권 이사들이 ‘전원 사퇴’ 방안까지 논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공교롭게 서기석 이사장의 회의 운영에 반대했던 여권 이사만 교체된 채 박민 사장이 낙점됐다. 박민 사장은 현재 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미디어오늘 취재를 종합하면 KBS 이사회가 사장 후보 3인(박민·이영풍·최재훈) 중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했던 지난해 10월4일, 회의를 마친 복수의 여권 이사들이 모여 자진 사퇴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KBS 이사회는 후보자 3명을 면접 심사한 뒤 투표를 거쳐 최종 1인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할 계획이었다. 1차 투표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이사들은 앞서 의결한 ‘제26대 KBS 사장 임명 제청에 관한 규칙'에 따라 상위 2인(박민·최재훈) 결선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규칙은 최대 3번의 결선투표에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재공모하도록 규정했다.

 

그런데 1차 투표가 끝난 오후 7시께 “10분 휴정(정회)”하자던 서기석 이사장은 여권 이사들과 회의실을 나선 뒤 한참을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서 이사장은 1시간가량이 지나서야 회의를 재개하더니 “사정이 있어 오늘은 더 이상 속행하기 힘들 것 같다”며 이사회를 중단하고 6일 속행하겠다고 했다. 사장 선임 관련 규칙에 정해둔 임명제청일(10월4일)이 지난 뒤로 결선투표를 미루자는 것이었다.

 

당시 야권 이사들이 ‘투표 방해’라 항의했지만 서 이사장은 이석래 이사가 “일신상 이유로” 정회를 요청했다면서, 권순범·이은수·황근·김종민 등 여권 이사들에게만 차례로 의견을 물었다. 이들 중 김종민 이사가 “의견 없다”며 동의하지 않았음에도 서 이사장은 “휴정하겠다” “6일 속행하겠다”며 의사봉을 두드린 뒤 퇴장했다.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미디어오늘은 이사회가 관련 규칙에 반해 파행된 뒤, 이석래 이사를 제외한 여권 이사들이 당시 사태는 공동의 책임이라는 취지에서 사표를 내기로 했다고 복수의 이사회 관계자들을 통해 파악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5일 김종민 이사만 사의를 밝혔고, 결과적으로 서 이사장 지시에 따라 김 이사 사퇴서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됐다. 이후 11일 월간조선 기자 출신 이동욱 보궐이사가 임명된 뒤 13일 여권 이사들 만으로 박민 최종 후보가 확정됐다. 박민 후보는 함께 상위 2인에 올랐던 최재훈 후보의 사퇴로 단독 후보가 된 상태였다.

▲2023년 10월 5일 김종민 당시 KBS 이사 사의 표명 관련 기사들
 

지난해 김종민 이사의 사퇴는 여러 언론이 기사화하고 그 배경을 추측할 만큼 의아한 사건이었다. 관련해 김 이사가 정회 및 결선투표 연기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도 일부 보도됐지만 여권 이사들간 사퇴 논의 정황은 알려진 바 없다. 여권 이사들이 사퇴까지 논하고, 그럼에도 김종민 이사만 물러난 이유 등 해소되지 않은 의문도 남아 있다. 김 이사는 7일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KBS 이사회 안팎에선 서기석 이사장이 ‘박민 사장’을 염두에 두고 사장 선임 절차를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3배수 후보 1차 투표 이후 서 이사장이 회의장을 비운 1시간 동안에도 서 이사장은 박 후보에 부정적인 이석래 이사를 거듭 설득했고, 그 과정에서 ‘외부 사장이 오면 회사 안의 특정 노조 세력을 제대로 정리할 수 없다’는 이 이사에게 ‘그 일을 하기 위해 박민을 사장하게 하려는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알려졌다.

 

이석래 이사는 지난 8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KBS 사내 게시판을 통해 “현 사장(박민)의 임명을 제가 반대하던 시기 저에 대해 근거없는 마타도어를 퍼트리고 심지어 뒷조사에 협박까지 하면서 충성한 사람들이 있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하는 KBS는 그 존재 이유를 보장받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이사는 이번 보도와 관련 미디어오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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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러 논란 속 박민 사장 선임 절차를 주도한 서 이사장은 지난 8월 연임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금 연임에 도전하고 있는 박민 사장을 심사하게 됐다. 직전 여권 이사 6명 중에선 서 이사장과 함께 권순범 이사가 연임했다. 두 이사진은 박 사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추진한 ‘시사교양국 폐지’ 등 조직개편안에 찬성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서 이사장과 권 이사는 지난해 박 사장 선임 과정에 관한 질의에 8일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4일 ‘공영방송 장악’에 관한 국정감사 가운데 ‘KBS 사장 임명 제청 과정 관련’ 증인으로 서기석 이사장과 이석래 이사(이상 여권), 정재권 이사를 채택했다.

 

▲박민 KBS 사장. ⓒ연합뉴스

KBS 내부 “사장 공모 다시 하라”

언론노조 KBS본부 “이사회 야욕 거두지 않으면, 용산 하수인 전락한 KBS에 철퇴”

 
▲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KBS 차기 사장 공모에 KBS 박민 사장과 김성진 뉴스주간, 박장범 ‘뉴스9’ 앵커, 김영수 전 한화건설부문 부사장 등 4명이 지원한 가운데 “사장 공모 다시 하라”는 KBS 내부 비판이 제기됐다.

 

KBS 다수 노조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7일 성명을 내고 “자격 없는 인물들로만 꾸려진 현 공영 방송 사장 공모를 중단하라”며 “정권의 뜻에 따라 공영방송 사장을 내려 꽂기 위해 이사회가 헛된 야욕을 거두지 않는다면, 국민은 용산 대통령실의 홍보 하수인으로 전락한 KBS에 끝까지 책임을 묻고 철퇴를 내릴 것”이라 주장했다.

 

KBS본부는 경영계획서에 비춰 사장 지원자들을 비판했다. 먼저 박민 사장이 취임 직후 KBS의 여권 비판적 보도 등 ‘대국민 사과’를 성과로 밝힌 것을 두고 “아전인수식 자기평가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했다. “경영위기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라곤 줄이고 없애는 것”이라며 수신료 문제에 대해 “원론적 수준의 방안만” 제시했다고 했다.

 

박장범 앵커를 두고는 “대통령 대담에서 디올백을 조그마한 파우치라 애써 축소하며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옹호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박장범 지원자의 입에서 ‘공정성’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수신료 대응 관련해선 “근본적 해결을 위한 의지나 방안은 없다”고 했다.

 

김성진 뉴스주간에 대해선 “뉴스 편집 전반에 영향을 주는 방송주간을 맡아 왔다. 사실상 현재 KBS뉴스가 직면하고 있는 신뢰도 추락의 주범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김 지원자가 공정성 문제와 함께 강조한 것이 박민과 같은 외부출신 리더에 대한 반대”라며 “박민 아래서 줄곧 간부를 해온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라고 했다.

 

이들은 이어 김영수 전 한화건설부문 부사장을 향해 “도대체 왜 지원하셨을까 의문”이라고 밝힌 뒤, “밥상이라 치면 이건 차린 게 없는 수준을 넘어, 밥상에 독을 탄 것”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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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이번 KBS 사장 공모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서면브리핑에서 “2018년 도입한 시민평가 제도를 무시한 채 오직 이사회의 면접과 표결만으로 최종 후보자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가수, 무용수 오디션도 시청자 참여가 필수가 된 세상인데, 대통령 호위 부대 여권 성향 이사들끼리 밀실에서 공영방송 사장을 뽑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며 “시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한 후보들 가운데 가장 충성도 높은 자를 추대하리라는 걸 공표하는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4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공영방송 KBS를 다시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했다.

KBS서 잇단 ‘박민 연임 반대’…“정권 대변인 필요 없다” “집에 가세요”

94% 박민 연임 반대 95% 뉴스 불공정…“민원성 보도 9시뉴스 끼워넣는 데 거리낌 없어”

  • 입력   2024.10.07 18:28
  • 수정   2024.10.08 15:57
 
▲지난해 11월14일 서울 영등포구 KBS 아트홀에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진행한 박민 KBS 사장. 사진=KBS
 

KBS 내부에서 박민 사장을 불신임한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KBS같이(가치)노동조합의 조합원 90% 이상이 박 사장에 대해 연임 반대를 비롯한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같이노조는 지난 9월26일~10월4일 조합원 372명 대상으로 진행한 박 사장 연임 찬반투표(323명 참여·투표율 86.8%) 결과를 7일 공개했다.

 

응답자 93.8%가 박민 사장 연임에 반대한 반면, 찬성률은 6.2%에 그쳤다. 관련 항목들을 보면 응답자 97.2%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박민 사장의 경영 능력’을 부정 평가(긍정 2.8%)했다. 부정 평가 이유는 수신료 대응 실패(30.7%), 비전 부재(23.0%), 공정성 약화(21.0%) 순으로 나타났다.

 

수신료 분리징수 대응에 대한 평가 항목에선 응답자 96.0%가 부정 평가(긍정 4.0%)했다. 수신료 문제에 대해 잘못 대응한 점은 ‘대외 대응 실패’(32.0%), 광복절 ‘나비부인’ 편성과 세월호 참사 10주기 프로그램 불방 등 ‘논란 유발’(20.4%), 중대 사항에 대한 ‘소통 부재’(19.3%) 순으로 꼽혔다.

▲사진=KBS같이(가치)노조
 

박민 사장 임기 동안의 뉴스·시사 프로그램 공정성 역시 부정 평가가 95.1%(긍정 4.9%)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공정성 약화’(29.5%), ‘부적절한 뉴스 편집’(23.8%), ‘부적절한 진행자 기용’(19.1%)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콘텐츠 경쟁력 향상 성과에 대해서도 96.9%가 부정 평가, 긍정 평가는 3.1%에 그쳤다.

 

박민 사장 연임 찬반에 대한 주관식 항목을 보면 129개 중 123개가 ‘반대’ 의견이다. 수신료 분리징수 및 경영 능력 비판이 두드러진다. “수신료 분리징수 이슈 공정한 언론보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모두 다 낙제점” “수신료 이슈 대응 참패로 공사의 존망을 위기에 빠뜨림” “수신료 문제는 뒤로 제쳐둔 채 연임에만 급급해 무리한 조직개편, 직제개편 등을 강행” 등이다. 관련해 “KBS의 여권 성향 강화보다는 몰락의 기조로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TBS처럼 만드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는 우려도 있다. 방송에 대한 이해 부족 비판도 다수였다.

 

“보도본부 인사로 인한 뉴스 편향성 강화 특히 정치부 뉴스 내에서 보수적 편향성 심화”와 “프로그램 공정성 확보를 위한 신념이나 철학 결여, 경영 위기 타개를 위한 역량이나 의지박약” 등 ‘공정성 문제’를 꼬집은 답변도 다수 확인됐다. “보도본부 간부들이 사적 이득을 위한 민원성 보도를 9시 뉴스 큐시트에 끼워넣는 데 거리낌이 없고 사장 능력 부족으로 이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박민 사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기조를 너무 충실히 ○처럼 이행”한다는 비판과 맥이 닿는다. 같이노조 조합원들은 “KBS 사장 자리는 대통령실 대변인 자리가 아니다” “현 정권 대변인은 필요 없음” “현 정부의 민원 요청에 충실한 일개 방송사로 만드는 게 목표인 듯 느꼈다”고 지적했다. “박민이 잘하는 것은 오직 하나 용산 윤석열과 친하고 술먹는 것”이라며 박 사장 취임 전후 불거진 ‘낙하산설’과 연관된 비판도 있었다.

 

“집에 가세요” “더이상 회사를 망가뜨리지 말아요” “연임하면 회사 망합니다” “최악의 사장” 등의 반응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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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같이(가치)노조
 

반면 129개 중 6개 답변은 ‘연임 찬성’이었는데, 대부분 “더 최악의 사장이 올지도 모르기 때문” “현 정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연임이 필요하다” 등 현 정권에서의 한계를 언급했다. “자리만 차지하는 인물과는 다르게 경영자로서 분명한 방향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지난달 4~9일 진행한 조합원 1675명 대상(1658명 참여)으로 진행한 박민 사장 신임 투표에서는 약 99%(98.75%)가 박 사장을 불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