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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 금 쓸어담은 한국…김우진, 4.9㎜ 차이로 역사를 쐈다

무궁화9719 2024. 8. 4. 05:18

양궁 금 쓸어담은 한국…김우진, 4.9㎜ 차이로 역사를 쐈다

슛오프 접전 끝에 엘리슨 꺾고 ‘3관왕’
‘원조 신궁’ 김수녕 넘어 통산 5번째 금
한국 양궁, 올림픽 양궁 5종목 첫 석권

  • 수정 2024-08-05 12:21
  • 등록 2024-08-04 22:04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우진과 동메달을 딴 이우석이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양궁 남자 김우진(32)이 마침내 올림픽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선수 최초로 2024 파리올림픽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까지 더해 3관왕이라는 새 이정표를 세웠다.
 
김우진은 4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대회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을 만나 세트 점수 6-5(27:29/28:24/27:29/29:27/30:30/10+:10)로 이겼다. 김우진과 엘리슨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슛오프에 돌입했다. 마지막 한발 싸움에서 두 선수는 모두 10점에 맞췄다. 하지만, 과녁 정중앙을 기준으로 김우진의 화살이 55.8㎜, 엘리슨의 화살이 60.7㎜ 떨어져 있어 4.9㎜ 차이로 김우진이 승리했다.
 
김우진은 이날 8강에서 2020 도쿄올림픽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메테 가조즈(튀르키예)를 잡았고, 4강에서는 이우석(26)과 집안싸움 끝에 결승에 올랐다. 이우석과는 풀세트(5세트) 접전 끝 슛오프(단 한발로 승부를 가리는 방식)에서 10점을 꽂으며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김우진이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 결승 미국 브래디 엘리슨과 경기에서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박성수 감독과 포옹을 하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김우진은 양궁 선수 중에서도 꾸준함의 대명사로 통한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개인전·단체전 2관왕을 달성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6 리우올림픽,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3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으며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또 개인전에 앞서 치러진 혼성 단체전에서 임시현(21)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했다.
 
김우진이 이번 대회 3관왕을 달성하면서 올림픽 금메달은 5개로 늘었다. 금메달 4개를 따낸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넘어 한국인 개인 통산 올림픽 최다 금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김우진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양궁에 주어진 5개의 금메달을 모두 싹쓸이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파리/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경기 뒤 김우진 손 치켜든 엘리슨…패배에도 품격이 있다

15년째 김우진과 맞선 ‘최강의 라이벌’
파리서도 개인전 은·혼성 단체 동
엘리슨 “양궁 역사상 최고의 듀오”
김우진 “우린 양궁계의 호날두-메시”

기자장필수
  • 수정 2024-08-05 10:58
  • 등록 2024-08-05 00:55
김우진(오른쪽)과 브래디 엘리슨(왼쪽)이 4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을 끝낸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꿈꿔왔던 시합이었다.”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피 말리는 슛오프에서 4.9㎜ 차로 패했지만, 브래디 엘리슨(35·미국)은 김우진의 손을 잡고 위로 번쩍 들었다. 한국과 미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궁사들은 후회 없이 일전을 벌인 뒤 서로에게 깊은 존경심을 표했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은메달리스트인 브래디 엘리슨은 경기가 끝난 뒤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해 밝은 표정으로 김우진과 치른 결승전에 대한 소회를 풀어놓았다.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미국의 브래디 엘리슨의 축하를 받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그는 “서로 경쟁을 시작한 게 2009∼2010년이었다. 제가 원했던 순간, 양궁팬들이 원하는 순간이 오늘 결승전이었다. 우리 모두 마지막 4발에서 10점을 맞췄고 슛오프에서 간발의 차로 졌지만, 속상하지 않았다”며 “좋은 경기를 했고, 그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리슨은 미국의 양궁 영웅이다. 그는 2008 베이징올림픽을 시작으로 이번 대회까지 5번 연속 올림픽에 진출하며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2012 런던올림픽 양궁 단체전에서는 한국을 준결승에서 탈락시킨 선수이기도 하다. 앞서 혼성 단체전에서는 케이스 코폴드와 함께 동메달을 따냈다.
 
그는 이번 대회 3관왕에 오른 김우진과 자신과의 관계를 “양궁 역사상 최고의 듀오”라고 지칭하며 “다양한 대회에서 김우진이 저보다 더 많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양궁 선수로 앞으로도 서로 과녁을 쏘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전 우승자인 김우진 또한 엘리슨을 바라보며 축구 스타 메시와 호날두를 언급했다. 그는 “엘리슨은 세계적으로도 완벽한 궁수다. 축구계에 메시와 호날두가 있다면, 양궁에는 브래드와 제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엘리슨에게 주먹 인사를 건넸다.
 
이 모습을 지켜본 현장 취재진이 김우진에게 ‘호날두와 메시 중 본인이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라고 운을 띄우자, 김우진은 “서로 각자가 좋아하는 게 다르고 우리 모두 우열을 가리지 못할 만큼 기량이 높은 선수이기에 누구를 지정하느냐는 맞지 않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맞받았다.
 
김우진이 한 수 앞서지만, 엘리슨은 다음 대회를 기약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다시 엘에이 올림픽에서 맞붙을 것”이라며 예고했다. 옆에서 이를 들은 김우진 또한 “이번 올림픽에선 제가 금메달을 땄지만, 다음 올림픽에서 다시 만나면 그때는 또 모른다”고 상대를 추켜올렸다.
 
브래디 엘리슨이 4일 오후(현지시각) 두 아들을 안고 은메달을 보여주고 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임시현 3관왕…여자 양궁, 역대 5번째 금·은 석권 위업

개인전까지 3관왕 올라…남수현 은메달
남자 개인전 금메달 따면 5개 ‘싹쓸이’

기자장필수
  • 수정 2024-08-03 23:43
  • 등록 2024-08-03 22:07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차지한 임시현과 남수현이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한국 여자 양궁 에이스 임시현(21)이 이번 대회 단체전·혼성 단체전·개인전을 모두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결승 상대였던 막내 남수현(19)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시현(21)은 3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준결승에서 남수현 을 만나 세트 점수 7-3(29:29/29:26/30:27/29:30/28:26)으로 집안싸움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금, 은을 휩쓴 것은 1988년(금·은·동), 1992년, 2000년(금·은·동), 2004년에 이어 이번이 5번째다. 임시현은 한국 선수단에 대회 9번째 금메달을 선사하기도 했다. 
 
1세트부터 두 선수 간 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임시현과 남수현 모두 1세트 3발을 쏴 각각 29점을 기록하며 세트 점수 1점씩을 나눠 가졌다. 개인전은 각 선수가 3발씩 총 5세트를 쏴 세트 점수 6점(승리 시 2점, 비기면 1점)을 먼저 획득하는 선수가 승리한다.
 
2세트에서는 언니 임시현이 3발 중 2발을 10점에 꽂아넣으며 남수현(26점)을 3점 차이로 따돌렸다. 3세트 들어 임시현은 페이스를 더 끌어올렸다. 3발 모두를 10점 과녁에 정확히 꽂아넣으며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1-5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막내의 뒷심은 무서웠다. 4세트에서 10점 3발을 쏘면서 임시현(29점)을 한점 차로 따돌리며 경기를 마지막 5세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5세트 마지막 한발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임시현과 남수현 모두 첫번째 화살과 두번째 화살을 10점과 8점에 꽂으며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하지만 마지막 한발에서 임시현이 10점, 남수현이 8점을 기록하면서 승리는 임시현에게 돌아갔다.
 
3일(현지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나란히 금·은메달을 차지한 임시현(오른쪽)과 남수현이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여자 개인전은 2012 런던올림픽부터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한국 양궁은 남녀 단체전, 혼성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냈기에 4일 끝나는 남자 개인전에서도 우승자를 배출하면, 사상 첫 올림픽 양궁 금메달 5개를 모두 차지하는 대업을 달성하게 된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임시현·김우진, 양궁 혼성 금메달…한국, 단체전 세 종목 싹쓸이

독일 상대 6-0 승리…한국, 올림픽 2연패

기자장필수
  • 수정 2024-08-03 02:55
  • 등록 2024-08-02 23:58
 
김우진(오른쪽)-임시현 짝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툭.”
 
김우진이 쏜 마지막 화살이 10점 과녁에 정확하게 들어차자, 관중석에서 숨 죽이고 있던 태극기들이 마구 흔들렸다. 양궁장을 찾은 수많은 한국인들은 연신 “대한민국”을 외치며 태극 궁사들을 응원했다.
 
한국 양궁에 혼성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며 올림픽 2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남녀 단체전에 이어 혼성 단체전마저 금메달을 휩쓸면서 한국 양궁은 양궁에 걸린 5개 금메달 중 3개를 거머쥐었다.
 
김우진과 임시현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결승 독일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박성수 감독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우진-임시현 짝(세계 1위)은 2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전 결승에서 독일을 만나 세트 점수 6-0(38:35/36:35/36:35)으로 승리해 포디움 정상에 섰다. 혼성 단체전은 한 선수가 2발씩 총 4세트를 쏴 세트 점수 5점(세트 승리 시 2점, 비기면 1점)에 먼저 도달하는 팀이 승리한다.
 
결승에서 두 선수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임시현이 결승 첫발에 8점을 쏘자 김우진이 곧바로 10점을 만들어냈다. 두 선수는 남은 2발에서 모두 10점을 기록하며 독일(35점)을 제치고 1세트를 따냈다. 김우진-임시현 짝은 2세트에서도 35점을 따내 상대롤 한 점 차로 따돌리며 2세트 마저 따냈다.
 
김우진-임시현 짝이 2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혼성 단체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선수 소개 때 관중들에게 손들어 인사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4-0으로 앞서나가자 관중석에서는 “대한민국” 구호가 울려퍼졌고 독일은 3세트 들어서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7점과 8점을 쏘며 무너졌고, 임시현과 김우진은 마지막 2발을 9점과 10점에 명중시키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한국은 결승에 오르기까지 여러 차례 위기를 겪었다. 첫 경기인 16강전에서 대만을 만나서는 축구의 승부차기 격인 슛오프까지 접전 끝에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이탈리아를 만나서는 8점을 2번이나 기록하는 등 풀세트 접전 끝에 6-2로 준결승에 올랐다.
 
하지만, 태극 궁사들의 실력은 위기 때 진가를 발휘했다. 8점을 쏜 직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곧바로 10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넣으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어놓았다. 1세트를 먼저 내주는 상황에서도 분당 심박 수가 100회를 넘지 않았고, 차분하게 자신만의 호흡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은 이번 대회 혼성 단체전을 우승하면서 또다시 정상 자리를 지켰다. 도쿄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의 초대 금메달리스트는 안산-김제덕 짝이다. 둘은 네덜란드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양궁에는 총 5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혼성 단체전 승리로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 목표였던 ‘금메달 최소 3개’를 조기 달성하게 됐다. 앞서 여자 대표팀이 단체전에서 올림픽 10연패를, 남자 대표팀은 3연패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둘은 남은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남녀 개인전은 각각 8월3일과 4일 저녁 8시(이하 한국시각)에 시작한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