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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남북중’ 미소 셀카, 세계도 주목했다…“이런 게 올림픽 정신”

무궁화9719 2024. 8. 4. 04:53

탁구 ‘남북중’ 미소 셀카, 세계도 주목했다…“이런 게 올림픽 정신”

기자이준희
  • 수정 2024-08-01 12:03
  • 등록 2024-08-01 11:35
국제올림픽위원회(IOC) SNS 갈무리.
 
남과 북, 그리고 중국 탁구 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찍은 ‘셀피’가 세계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다.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 전쟁 등 경기 외적 긴장감이 곳곳에서 묻어나는 이번 대회에서 평화라는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유일한 장면이라는 평가다.
 
인도네시아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마리아(25)는 2024 파리올림픽 관련 영상을 에스엔에스(SNS)에서 보던 중 한국, 북한, 중국 탁구 혼합 복식 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사진을 찍는 장면을 봤다. 마리아는 “세 나라 남매들의 모습이 귀여웠다”며 “일본까지 더해 동아시아 네개 나라 남매가 함께 모였다면 더욱 완벽했을 것”이라고 했다. 마리아가 본 영상은 중국인으로 보이는 이용자가 올린 것으로 세 나라에 대한 응원을 담고 있었다.
 
임종훈(왼쪽)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신유빈(오른쪽 둘째)과 함께 동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북한 이정식-김금용 짝(은메달), 중국 왕추친-쑨잉사 짝과 셀피를 찍고 있다.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뒤 8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은 파리에서 첫 메달을 품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이 사진은 앞서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혼합 복식 시상식에서 나온 것이다. 당시 동메달을 따 시상대에 오른 한국 국가대표 임종훈(27)은 대회 공식 행사 중 하나인 ‘빅토리 셀피’ 때 금메달을 딴 중국 선수, 은메달을 딴 북한 선수와 함께 셀피를 찍었다. 사진 속 선수들은 모두 밝게 웃고 있는 얼굴이었다. 이 모습이 국내에서 화제가 됐는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 계정 등을 통해 이 사진을 공개하며 국외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국외 언론도 이 장면에 주목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한국과 북한의 올림픽 탁구 선수들이 함께 셀피를 찍어 적대적인 이웃 나라 사이의 국경을 넘나드는 드문 단결을 보여줬다”고 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남과 북이 파리의 메달 시상대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라고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한국, 북한, 중국 선수들이 등장한 이 셀피는 온라인에서 파리올림픽의 가장 중요한 사진이자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보여준 보기 드문 사례로 극찬받았다”고 했다.
 
프랑스 군인들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파리 북역 밖을 순찰하고 있다. 이날 프랑스 공영 철도회사 프랑스철도공사 SNCF)는 고속철도 테제베(TGV) 네트워크가 방화 공격을 받아 일부 시스템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파리/EPA 연합뉴스
 
탁구 대표팀 셀피가 이렇게 주목을 받는 것은 한반도 상황의 특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번 대회 들어 특히 심한 경기 외적 긴장과 갈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파리올림픽은 대회 기간에도 멈추지 않고 있는 전쟁들로 인해 어느 때보다 높은 테러 우려와 긴장감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실제 이번 대회는 파리와 그 인근의 통신망이 공격을 받거나 철도 운영이 방해를 받는 등 물리적 위협 속에 열리고 있다. 올림픽 전문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스’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가자지구 전쟁으로 긴장감 가득했던 파리올림픽에서 (남과 북) 두 나라가 화합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남·북도 중국도 다함께 ‘찰칵’…탁구로 이룬 평화 [만리재사진첩]

  • 수정 2024-07-31 01:07
  • 등록 2024-07-30 22:41
임종훈(오른쪽)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신유빈(오른쪽에서 둘째)과 함께 동메달을 따낸 뒤 시상식에서 북한 이정식-김금용 짝(은메달), 중국 왕추친-쑨잉사 짝과 셀피를 찍고 있다.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올림픽에서 12년 만에 메달을 획득했고,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뒤 8년 만에 올림픽에 출전한 북한은 파리에서 첫 메달을 품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신유빈(대한항공)이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종훈과 신유빈은 30일(한국시각)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탁구 혼성 복식 3위 결정전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을 상대로 게임점수 4-0(11-5 11-7 1--7 14-12)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올림픽에서 탁구에서 메달을 따낸 건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이후 12년 만이다. 신유빈과 임종훈은 호흡을 맞춘 지 2년 만에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합작했다. 임종훈은 8월19일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이날 올림픽 동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삐약이’라는 별명을 얻은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과 임종훈이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선수단과 악수하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복식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신유빈과 임종훈이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선수단과 함께 시상대에 올라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유빈(왼쪽)과 임종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 웡춘팅-두호이켐을 꺾은 뒤 하트를 만들며 미소 짓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신유빈(왼쪽)과 임종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 웡춘팅-두호이켐을 상대로 공격을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신유빈(왼쪽)과 임종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 웡춘팅-두호이켐을 상대로 승리한 뒤 환호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신유빈(오른쪽)과 임종훈이 3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아레나 파리 쉬드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성 복식 동메달 결정전에서 홍콩 웡춘팅-두호이켐을 상대로 승리한 뒤 태극기를 들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여자탁구 16년 만에 단체전 동메달

독일에 3-0으로 승리
신유빈 두번째 동메달

기자김창금
  • 수정 2024-08-10 21:25
  • 등록 2024-08-10 18:58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꺾고 승리한 한국의 (왼쪽부터) 전지희, 이은혜, 신유빈이 경기를 마친 뒤 기쁨을 나누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 탁구가 16년 만에 단체전에서 올림픽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국민적 스타 신유빈은 두 개의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유빈(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 이은혜(대한항공)로 구성된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이 10일(현지시각)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종합 점수 3-0으로 꺾고 감격의 승리를 거뒀다. 단체전은 1복식, 4단식 경기로 구성되며 3경기를 먼저 따내면 승리한다. 4, 5경기는 앞선 1~3경기 상황을 보고 단식 주자를 결정한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여자탁구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또 혼합복식 동메달을 따냈던 신유빈은 올림픽 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8강전에서 독일에 패배한 아픔도 설욕했다.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 2개를 챙긴 것도 선전으로 볼 수 있다.
 
국제탁구연맹(ITTF) 팀 랭킹에서 한국은 3위로 독일(5위)에 앞선다. 한국의 신유빈(7위), 전지희(15위) 등은 개인 순위에서도 독일 선수들보다 높다. 다만 독일에는 18살 신예 아네트 카우프만이 다크호스였고, 한국은 도쿄올림픽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신유빈과 전지희가 10일(현지시각)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득점하자 환호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이은혜가 10일(현지시각) 아레나 파리 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의 카우프만을 꺾고 좋아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한국엔 신유빈-전지희의 환상 복식 조합이 있다. 둘은 이날 첫 경기(복식)에 출전해 독일의 샨샤오나-완위안 짝을 3-2(11-6 11-8 8-11 10-12 11-8)로 격파하면서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렸다.
 
비록 3게임에서 패배하면서 주춤했고, 4게임에서도 듀스 끝에 무너지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는 강했다. 둘은 전열을 정비한 뒤 맞은 5게임을 잡아내면서 메달을 향한 길을 닦았다.
 
이날 승패의 결정타는 2번째 경기(단식)에 출전한 이은혜가 날렸다. 오광헌 감독의 ‘비밀병기’인 이은혜는 복병 카우프만을 맞아 3-0(11-8 11-9 11-2) 완승을 거두며 흐름을 완전히 잡았다. 이은혜는 이번 대회 단체전부터 본격적으로 실전을 치렀는데, 오랜 경험과 노련미를 앞세워 카우푸만을 따돌리면서 한국은 승리를 예감했다. 지략가인 오광헌 감독의 용병술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3번째 경기(단식)에는 맏언니 전지희가 샨샤오나를 3-0(11-6 11-6 11-6)으로 제압하면서 승리를 밀봉했다.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왼쪽부터) 오광헌 감독, 신유빈, 전지희, 이은혜가 동메달을 획득하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편 신유빈은 1992 바르셀로나 대회의 김택수(단식 동메달, 복식 동메달), 현정화(단식 동메달, 복식 동메달)에 이어 올림픽 멀티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