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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로켓추진체 폭파 기술에 사드 무용지물”

무궁화9719 2022. 10. 1. 09:09

[단독] “북 로켓추진체 폭파 기술에 사드 무용지물”

등록 :2016-02-12 01:15수정 :2016-02-12 09:12

이용인 기자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명예교수
 
미 MD 전문가 포스톨 교수 지적
“탄두와 추진체 파편 구분 어려워”
북 미사일 교란 기술 보유 확인
 
북한이 지난 7일 장거리 로켓 발사 과정에서 보여준 로켓 추진체의 폭파 기술은 한·미가 사실상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결정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시스템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세계적인 미사일방어시스템(MD·엠디) 전문가가 지적했다.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명예교수는 북한의 로켓 발사 및 한·미의 사드 배치 공식 협의 시작 발표 이후 <한겨레>와의 수차례에 걸친 전자우편 및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매사추세츠공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미 해군참모총장 수석자문관을 지낸 포스톨 교수는 미 국방부와 국립 핵연구소, 의회, 학계 등에서 30년 이상 미사일방어체계를 연구해온 이 분야의 저명한 전문가다.포스톨 교수는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의 1단 추진체가 폭발 뒤 수백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흩어진 점에 주목했다. 한국 국방부도 9일 “이지스함 레이더로 1단 추진체의 폭파된 파편이 270여개의 항적으로 나타났다”며 “한국의 추진체 회수를 막기 위해 자폭 장치로 폭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톨 교수는 북한이 이런 자폭 기술을 노동미사일에 적용할 경우 사드 레이더가 실제 탄두를 식별하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왜냐하면 사드가 요격미사일을 발사할 시점에 북한은 노동미사일의 탄두를 싣고 가는 미사일 몸체를 많은 조각으로 파편화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사일이 동력 비행을 마친 뒤 아주 높은 고도에 이르게 되면 공기 저항이 거의 없어 무거운 물체와 비교해 가벼운 물체의 낙하 속도가 느려지지 않는다”며 “따라서 미사일 몸체의 파편들은 탄두와 똑같은 궤적을 그리며 떠다니게 된다”고 설명했다.
 
7일 북한 동창리 발사장에서 쏘아 올려진 북한 로켓(미사일)이 하늘 위로 솟아오르고 있다. (평양 교도=연합뉴스)
 
그는 “따라서 여러 파편은 많은 잘못된 목표물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원거리에 있는 자외선 자동추적 요격미사일은 이를 상세하게 구분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엇비슷한 표적이 수없이 나타나기 때문에 요격미사일이 쓸모없어진다는 것이다.그는 “요격미사일이 식별할 수 있는 것은 형체가 결정되지 않은 점광(point of light)뿐”이라며 “이 점광 중의 어느 것도 탄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탄두를 포함해 각 조각들이 빙글빙글 돌며 낙하하는 ‘텀블링’(공중회전) 등을 하면서 빛의 밝기가 바뀌게 된다”며 “이럴 경우 센서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그는 “(북한이 이번에 보여준) 자폭 기술은 핵탄두를 장착한 노동미사일 본체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사드가 중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한·미 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한반도에 배치되는 사드 레이더가 전진배치모드로 사용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100㎞를 왕복할 수 있는 탱크를 두고, 200㎞는 달릴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포스톨 교수는 꼬집었다. 그는 “이런 여러 상황에도 사드 배치를 선택할지 여부는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권리”라면서도 “그러나 잘못된 믿음들에 기초한 이러한 (미국 정부의) 조처를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그는 마지막으로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과 토머스 밴들 주한 미8군사령관은 개인적으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며 “두 명의 미군 장군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과 핵무기 개발에 대한 두려움을 부추기는 식으로 한국의 정치적 정책 결정 과정에 부적절하게 개입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미국 시민의 한 명으로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사드, 공중서 미사일 몸체 자폭땐 파편·탄두 구분 못해

등록 :2016-02-11 19:26수정 :2016-02-12 10:59

박현 기자 사진

북 로켓폭파기술 왜 문제되나
 
 
사드와 같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엠디) 체계는 진짜 탄두와 기만탄(Decoys)을 식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는 레이더와 요격미사일에 장착하는 적외선 센서가 목표 대상 미사일의 내용물은 확인할 수 없고 크기와 밝기 등 외부적 특성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레이더와 센서의 한계를 역이용해, 각 나라는 미사일에 고성능 폭약을 설치해 지상 수십㎞~수백㎞ 고도에서 미사일 몸체를 많은 조각으로 분해하는 방법으로 레이더와 센서를 교란할 수 있다. 이 조각들이 진짜 탄두와 모양이 비슷하다면 기만탄으로 기능하게 되며, 짧은 시간 안에 이를 구별해내기는 어렵다.‘유인하는 물건’이란 영어 단어에서 유래한 기만탄은 군사용어에서는 상대방을 속이려는 의도로 만들어져 배치되는 것을 뜻한다.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때 미사일 내부에 실제 탄두와 비슷한 모양의 기만탄들을 실어 보낼 수 있으며, 공중에서 의도적으로 미사일 몸체를 파괴해 조각을 내는 방식 등으로도 기만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목표물 내용물 확인 못하고
크기·밝기로 외부특성만 파악
조각난 로켓추진체 기만탄 노릇
탄두만 골라 맞히기 어려워
이미 미군도 한계 인정한 사안
 
시어도어 포스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이런 근본적 한계가 노동미사일에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 <한겨레>의 요청으로 분석한 결과, 사드가 노동미사일을 요격하려면 이 미사일이 목표물에서 고도 105㎞ 이상에 있을 때 요격미사일을 발사해야 하는데, 이 고도에서는 기만탄을 식별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만탄이 진짜 탄두보다 가벼워 지상에 떨어지는 속도가 느려야 하지만, 이 고도에서는 공기가 희박해 낙하 속도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사드 미사일은 진짜 탄두인지 기만탄인지 식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요격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포스톨 교수는 이번 북한의 로켓 1단 추진체 폭파에서 보듯이 북한이 사드 레이더를 교란할 수 있는 대응 수단을 개발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미사일방어 옹호론자들은 연구개발에 더 투자하면 기만탄을 식별해내는 방법을 고안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포스톨 교수는 “존재하지 않는 물리 현상을 개발하려는 연구는 아무것도 생산해낼 수 없다”며 “레이더와 적외선 센서는 우주상 물체의 외부적 특성만 관찰하며, 그 외부적 특성도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아는 게 불가능하도록 쉽게 조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미 1990년대부터 제기된 진짜 탄두와 기만탄의 식별 문제는 현재까지도 미 국방부가 그 한계를 인정하는 사안이다. 제임스 위너펠드 미 합참차장은 지난해 5월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세미나에서 군사예산 제약과 함께 이런 식별 문제를 미사일방어 체계가 해결해야 할 대표적인 숙제로 지적한 바 있다.박현 기자 hyun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