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체결하라! 코리아전쟁 끝내라!”
6.15뉴욕위, 유엔본부 앞에서 7.27 기념 시위
- 기자명 뉴욕=김수복 통신원
- 입력 2021.07.30 11:54
6.15뉴욕위원회는 정전협정 기념일인 7월 27일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종전과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Peace Trety Now(평화협정 체결하라)!” “End Korean War(코리아전쟁 끝내라)!”
뉴욕 맨하탄에 요란한 꽹과리 소리와 함께 힘찬 구호가 울려퍼졌다. 조국의 강토를 전쟁의 참화 속에 가른 휴전협정이 이뤄진지 어언 68년. 뉴욕 유엔본부 앞에 한인과 미국인 활동가들이 집결했다.
6.15공동선언실천뉴욕위원회(대표위원장 김수복, 이하 6.15뉴욕위)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단체들과 연대한 7.27 행사로 고사리손의 5살 꼬마부터 88세 어르신까지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시위가 됐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남측은 휴전협정 서명일로 기억하고 북측에서는 전승절로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7월 27일이다.
이날 6.15뉴욕위와 함께 흥사단, 진보당연대 재미위원회가 연대하는 가운데, 구순을 바라보는 6.15뉴욕위의 김수곤 고문을 비롯, 리준무 공동위원장 부부, 김동균 이금순 공동위원장, 김순상 위원, 박병찬 위원, 장문국 위원, 남만호 위원, 류영철 목사, 로창현 위원, 정기성 사무국장 등이 자리했다. 또한 롱아일랜드의 장기풍 미주진실화해모임 대표, 집회마다 세월호 추모리본을 항상 잊지 않는 최진수 선생, 김훈태 위원이 일찌감치 와서 힘을 보탰다.
이날 7.27 기념 유엔본부 앞 시위에는 남녀노소를 떠나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한인과 미국시민이 어우러져 시위는 더욱 풍성하게 진행됐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최근 수년 사이에 전국적인 조직으로 성장한 Korea Peace Now Grassroot Network(KPNGN)의 조현숙 활동가가 딸 정혜수(5) 양과 함께 워싱턴DC에서 차를 몰고 왔고 이현정 활동가도 필라델피아에서 달려와 참가자들의 기를 북돋아 주었다. KPNGN은 미국의 운동단체들과 풀뿌리 활동가들로 구성된 전국적인 연대조직으로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한반도 평화법안’(H.R. 3446) 통과를 위해 미 의회와 정치인들을 힘있게 움직이는 등 놀라운 역량을 보이고 있다.
유엔본부 빌딩을 배경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한미군사훈련반대’가 쓰인 영어와 한글 펼침막과 다양한 문구의 손팻말들을 들고 시위에 임했다. 집회는 프린스턴에서 온 대학생 앤드류 김 군과 몰리 헐리(Molly Hurley) 양 등 20-30대 젊은이들도 함께 하는 등 다양한 연령층의 한인, 미국시민들이 어우러짐으로써 한머리땅(한반도)의 평화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중요한 의제라는 것을 잘 말해주었다.
이날 미국의 평화단체에서는 유명 활동가들이 대거 모였다. 참전용사들로 이뤄진 평화재향군인회(Veterans for Peace) 뉴저지 지부 마이클 크래머 회장, 뉴욕지부 앤토니 활동가, Workers World Party의 그렉 던클, 피스액션 NY의 샐리 존스, UNAC의 글로리아, International Action Center의 샤론 이올리스도 참여했다.
샤론 이올리스 씨는 90년대 초반 김일성 주석을 접견한 바 있는 원로 평화활동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 뉴저지주의 리오니아 비질(Leonia Vigil)을 이끌고 있는 릴라 차니 씨가 힘을 보탰다. 조그만 몸매의 릴라 차니 씨는 지난 20년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일요일 4시부터 레오니아 H Mart앞 길에서 평화와 반전 시위를 이끌어가는 정력적인 여성활동가다.
또한 6.15뉴욕위의 유일한 미국인 회원 하미드 라티프와 캐롤 허 부부도 참여했고 미국연합감리교 소속으로 6.15뉴욕위와 긴밀한 공조를 하며 다음세대 통일 일꾼을 양성하는 류영철 목사도 나란히 했다.
워싱턴DC에서 달려온 조현숙 평화활동가가 신명나게 꽹과리를 치며 시작을 알렸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남북간의 오랜 단절을 잇는 통신연락선 복원의 낭보가 전해진 이날 행사는 화씨 90도를 넘는 폭염을 뚫고 워싱턴DC에서 달려온 조현숙 평화활동가가 신명나게 꽹과리를 치며 시작을 알렸다.
조현숙 활동가가 ‘Peace Trety Now(평화협정 체결하라)!’ ‘코리아전쟁을 끝내라(End Korean War)!’를 선창하자 참가자들이 함께 목청껏 연호했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촉구하는 절박하면서 뜨거운 목소리가 유엔본부 건물을 휩싸돌며 인근 거리를 뒤덮었다.
김수복 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참석해준 여러분께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 모두 평화를 사랑한다. 남북의 동포들은 서로 만나야 한다. 68년간 이어진 정전은 너무 긴 세월이다. 유엔은 책임지고 이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6.15미국위 신필영 대표위원장을 비롯해서 6.15시카고위원회의 격정적인 격려문과 워싱턴, LA지역의 격려사가 도착했다”고 소개했다.
유엔본부 앞에서 진행된 7.27 기념 시위에는 20-30대 젊은이들도 함께 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이날 집회에선 모두 12명의 발언자가 나와 각각 한머리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뜨거운 목소리를 분출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김 위원장은 미리 준비한 두 개의 손팻말을 들고 “우리의 목소리가 유엔본부를 넘어 하늘끝까지 닿도록 외치자”며 ‘Peace Trety(평화협정)’, ‘Now(지금)’를 재치있게 유도해 분위기를 돋궜다.
이날 집회에선 모두 12명의 발언자가 나와 각각 한머리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뜨거운 목소리를 분출했다. 김동균 뉴욕위 공동위원장은 “오늘 아침 모국 코리아에서 남북통신 연락선이 전격 복구됐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는 내용과 함께 6.15미국위 신필영 대표위원장의 격려사를 전했다.
조현숙 활동가는 발언에서 “오늘 H.R.3446 법안 12번째 공동 지지자로 추이 가르시아(일리노이 연방 하원의원)이 추가되었다며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법안이 지난 시기 언제보다도 훨씬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알렸다.
마이클 크래머 VFP NJ 회장은 “오늘 우리가 주장하는 이슈는 비단 코리안의 문제만이 아니다. 주한미군은 코리아의 긴장과 대립을 높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시민들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위해 우리의 세금이 쓰여지는데 동의한 적이 없다. 지금 당장 미군을 한국에서 철수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함성과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정기성 뉴욕위 사무국장이 집회 참가자 일동 명의로 ‘평화협정체결 및 한미합동 군사훈련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낭독 채택했다.
길을 지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김수복 통신원]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 길을 지나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 촬영을 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날 행사는 월스트릿 저널 등 유력 언론사에 기사를 제공하는 주마 프레스(ZUMA Press)의 기자가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취재해 시선을 끌었다.
집회의 대미는 유엔본부 앞을 지나는 시민들과 차량을 향해 펼침막과 손팻말을 흔들고 “Peace Trety Now!”, “End Korean War!” “Stop War Game!”을 우렁차게 외치는 것으로 장식했다.
김수복 위원장은 “그동안 실내행사는 많이 했지만 6.15뉴욕위 주도로 오랜만에 옥외 행사를 진행하게 되어서 감회가 깊다”며 “68년이나 지속된 원한의 민족분단을 고착시킨 상징적 7.27날에 평화협정 촉구 여론을 진작시키기 위해서 미국의 역량있는 평화 단체들과 처음으로 연대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오늘 5살부터 88살까지 20~30대를 비롯해서 우리 동포와 미국인 남녀노소가 어우러진 것처럼 우리 모두 통일의 깃발을 함께 들고서 분단을 반드시 끝장내는 날은 오고야 말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폭염이 머리 위로 내리쬐었지만 우리 민족의 통일열기는 그보다 더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평화협정체결 및 한미합동 군사훈련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전문)
오늘은 전쟁은 멈추어져 있으나 여전히 전쟁의 그림자를 어른거리게 하는 한반도 긴장의 근본원인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8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전쟁이 멈춘지 70여년이 지났으나 전쟁을 완전히 끝내지 못한 채 잠시 전쟁을 멈추게 하고 있는 정전협정은 여전히 우리 민족에게 전쟁 당사자으로서의 고통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전쟁의 불안 속에 인고의 세월을 거친 우리는 드디어 2018년 봄 평화 통일 번영에 대한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희망을 담보할 ‘4월 판문점선언’ ‘ 9월 평양공동선언’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싱가포르 합의의 정신을 저버린 미국은 다시금 우리 민족을 전쟁의 살얼음판 위를 걷게 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입으로는 대화를 떠들어 대지만 행동에선 대북적대정책 철회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대화는 커녕 오히려 정기군사훈련이란 명분 하에 북침전쟁연습인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연습과 대화는 결코 양립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북측의 강한 군사적 대응을 초래하여 또 다시 일촉즉발의 군사적 긴장만을 조국반도에 드리울 것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북에 대한 노골적 적대행위인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즉각 중단하고 싱가폴 합의의 정신으로 돌아가 입으로만의 대화가 아닌 북미간 근본적 신뢰를 쌓기 위한 실질적 행동을 시작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에 우리 6.15 뉴욕위원회는 세계 평화를 위해 뉴욕에서 활동하는 제 단체들과 연대하여 통한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우리가 떠나 온 조국이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통일국가로 우뚝 세워질 날을 바라며 오늘 우리의 목소리를 코리아 전쟁에 실질적 책임이 있는 미국 정부와 정전협정 당사자인 유엔에 분명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 군사적 긴장을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정전체제 종식하고 평화협정 즉각 체결하라
○ 평화를 파괴하고 남북관계를 파탄시키는 한미합동군사훈련 즉각 중단하라
2021년 7월 27일 정전협정 68주년 시위 참가자 일동
(6.15 뉴욕위원회, 진보당연대 재미위원회, 흥사단 뉴욕지부, Korea Peace Now Grassroot Network, Veterans for Peace/ Chapter 021, Leonia Vig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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