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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윤석열 ‘대왕고래’ 8달 만에 실패…산업부 “경제성 없다”

by 무궁화9719 2025. 2. 10.

윤석열 ‘대왕고래’ 8달 만에 실패…산업부 “경제성 없다”

“추가 탐사 필요성 낮아”

옥기원기자
  • 수정 2025-02-07 09:24
  • 등록 2025-02-06 17:54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6월 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띄웠던 ‘영일만 석유·가스전’(‘대왕고래’ 프로젝트)이 1차 시추 탐사 결과 “경제성 확보가 어렵다”는 결론을 받아,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정부는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해 추가 시추 탐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 전체가 크게 동력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일 마무리된 대왕고래 유망구조 시추 탐사 결과 일부 가스 징후가 있는 걸 확인했지만, 그 규모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석유공사가 보낸 시추선 웨스트카펠라호가 지난해 12월20일부터 47일간 동해 영일만 인근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바닷속 1761m 등 전체 심도 3021m 깊이로 탐사한 결과, 탄화수소(가스) 징후가 일부 있었지만 규모가 유의미하지 않아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30일 경북 포항시 앞바다에 위치한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웨스트카펠라호가 탐사 시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이 관계자는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추가 탐사를 진행할 필요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6월 윤석열 대통령이 이례적인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발표해 ‘정권 홍보용’이란 비판을, 기후·환경단체 등으로부터 “시대착오적인 화석연료 개발”이란 비판을 받았던 대왕고래 프로젝트 자체는 사실상 실패로 끝났다. 애초 정부는 5~6월 중간 결과를, 8월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었는데 “국민 관심과 주식시장 영향”을 고려했다며 이날 이렇게 ‘잠정’ 결론을 밝혔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해 6월 윤 대통령이 처음으로 동해 석유·가스 개발 계획을 발표할 때 “매장 가치가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1차 발표 때 “생각지도 못했던 정무적인 개입”이 있었다며, 당시 장관이 든 비유에 대해 “의도하진 않았지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대왕고래는 시추 계획을 세웠던 7개 유망구조 가운데 하나”라며, 이번에 쌓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해선 추가 시추 탐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왕고래에선 아니었지만 “석유·가스의 부존 자체, 전반적인 석유 시스템 구조는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국회에서 석유·가스전 개발 관련 정부 예산을 전액 삭감한 바 있어, 후속 사업에 동력이 확보될지는 미지수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2차 시추를 위해 3월부터 해외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통해 국회에서 정부 예산을 검증받겠다”고 밝혔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영일만 석유’ 주장 美 액트지오, 40억 챙기고 떠나

세종=송혜미 기자2025. 2. 7. 03:01

[대왕고래 경제성 없다]
작년 발표 당시에도 신뢰성 논란… 울릉분지 ‘마귀상어’ 평가도 따내
잇따른 용역, 사실상 특혜 의혹
정부, 대왕고래 데이터 정밀 분석… 美업체 ‘코어랩’과 우선협상 진행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놨던 미국 기업 ‘액트지오’의 설립자이자 고문인 비토르 아부레우 박사. 동아일보DB
 
정부는 ‘대왕고래’ 유망구조(석유·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 시추 과정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미국 업체 ‘코어랩(Core-Lab)’과 우선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동해 유전 가능성을 제기한 ‘액트지오(ACT-GEO)’는 분석 기관이 아닌 만큼 대상에서 빠진다. 석유·가스전 개발의 첫 삽으로 평가받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 사업)가 일단 실패로 돌아가면서 액트지오의 신뢰성에 대해 다시 한번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대왕고래에서 수집한 시료와 데이터 분석을 맡길 기관을 선정하기 위해 글로벌 5개 업체를 대상으로 지명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이 중 미국의 지질구조 분석 업체인 코어랩과는 이달 내 선정을 목표로 우선협상을 하고 있다. 계약금은 1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최종 선정된 업체에 대왕고래에서 나온 1700개 이상의 시료 분석을 맡겨 이를 후속 탐사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데이터 분석 업체가 아닌 액트지오는 이번 입찰 대상에서 빠졌다. 미국의 자문 업체인 액트지오는 앞서 한국석유공사 등에 낸 용역 보고서를 통해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140억 배럴이 넘는 가스·석유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최근 액트지오는 이 외에 51억 배럴 이상의 추가 가스·석유가 울릉분지(마귀상어)에 묻혀 있을 가능성을 내놓기도 했다.
 
액트지오의 이 같은 평가를 기점으로 시작된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액트지오의 신뢰성이 의심된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발표 당시부터 액트지오는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단독으로 운영하는 사실상 1인 기업이라는 점 등이 문제로 제기된 바 있다. 사무실이 미국 텍사스주의 한 가정집으로 되어 있는 데다, 현지에서 세금까지 체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부실 업체’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왕고래에 이어 마귀상어까지 액트지오가 연달아 유망성 평가 용역을 따낸 과정도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실상 특혜를 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해 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용역비로 지불한 금액은 4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가 대왕고래 시추에 들인 예산은 총 1000억 원이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석유공사, ‘액트지오’ 결과도 받기 전…시추 자재 계약 발주

2024.07.02 15:41 입력

‘윤 대통령 발표’보다 6개월 앞선 시점

작년 11월 ‘시추 자재 등 계약’ 드러나

시추 일정 정해놓고 이사회 의결 ‘의혹’

한국석유공사가 보유했던 시추선 ‘두성호’로 동해 시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천해용 시추선인 두성호는 유일한 국적 시추선이었지만, 경제성 등의 이유로 2018년 매각됐다. 석유공사 제공
 
동해 심해 유전 탐사 시추를 추진 중인 한국석유공사가 지난해 11월 시추에 필요한 자재 등 계약을 발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자문업체 ‘액트지오’는 지난해 12월 석유공사에 탐사자료 분석 결과를 통보했는데, 석유공사가 결과를 받기 전에 이미 계약부터 발주한 것이다.
 
2일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석유공사 등에서 받은 자료를 종합하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11월 시추에 필요한 강관과 정두장비 등 장납기 자재 계약을 발주했다. 강관은 흔히 말하는 파이프다. 정두장비는 압력·온도 게이지로 유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밸브를 통해 석유의 유동을 조절하는 장비다. 강관과 정두장비 모두 석유 시추는 물론, 생산에도 꼭 필요한 핵심 자재다.
 
석유공사가 계약을 발주한 지난해 11월은 동해 심해 유전 탐사 계획을 발표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지난달 3일)보다 6개월 넘게 앞선 시점이다. 또 석유공사 이사회가 동해 심해 유전 탐사 안건을 의결한 날(지난 1월26일)보다도 약 2개월 전이다. 그뿐만 아니라 동해 심해 탐사자료를 심층 분석한 액트지오의 최종 분석 결과를 통보받기도 전이다. 석유공사는 앞서 액트지오가 평가 결과를 지난해 12월21일 통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석유공사가 탐사 시추 일정까지 미리 정해놓은 뒤, 액트지오의 평가 결과를 받고 이사회에 안건을 올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석유공사 측은 계약 발주는 지난해 11월 진행했지만, 체결은 이사회 의결 이후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장납기 자재 계약 시점은 지난 2월”이라며 “공사 자체 시추 준비 과정의 일환으로, 시추 위치 최종 확정과 시추 작업 착수를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설명에도 정부의 승인 전, 자재·시추선·헬리콥터 등 탐사 시추에 필요한 대부분의 계약을 이미 끝냈다는 지적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를 맡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오는 4일 첫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다. 업무보고나 현안 질의 등 본격적인 회의는 다음주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산자위 소속 김한규 의원은 “윤 대통령이 탐사 시추 계획을 직접 승인했다고 발표하기 6개월 전에 이미 자재 계약 발주가 이뤄진 것”이라며 “대통령의 국정브리핑이 불필요한 ‘쇼’였음이 또 드러났다”고 밝혔다.

대형 '석유 게이트' 비화?..˝유공 10조 가치라 했다가 2200조˝

민주당 "‘유전 게이트’의 실체 명확히 규명..완벽한 의혹 해소 없이는 단 1원의 예산도 승인 안돼"
5년 뒤 2030년 되면 하루 800만 배럴 석유 남아돈다...국제에너지기구, 공급 과잉 경고

정현숙 | 기사입력 2024/06/16 [00:03]
 
MBC 영상 갈무리

'한국갤럽'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 국민 60%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국정브리핑까지 한 사안이지만 국민 절반 이상이 불신을 드러냈다.


정부는 12월 말부터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의 ‘대왕고래 가스전 후보 해역’에서 1회당 최소 1000억 원이 드는 탐사 시추를 시작할 계획이다. 산유국들이 앞장서서 친환경 대체 에너지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시점에 해당 사업의 적절성에 의문이 더해지면서, 대형 '석유 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이다.

특히 원유·가스전 개발 탐사의 빅3로 불리는 대형 업체들이 탈락하고 소규모 1인 자문업체 ‘액트지오’가 낙점되면서 선정 과정과 경제성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비트로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과 동해 프로젝트 해외 검증단, 한국석유공사 관계자의 삼각 연결고리까지 드러나며 입찰부터 검증단 선정, 분석의 공정성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삼성전자 놔두고 동네전파상 선택한 유전개발, 유전 게이트로 부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노종면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액트지오’라는 영세 1인기업에 유전 개발이라는 국가 중대사업의 운명을 맡기려는 윤석열 정부를 어느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이렇게 말했다.
 
노 대변인은 "눈만 뜨면 새로운 의혹이 터져 나오며 의혹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이제 ‘유전 게이트’로 불리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혹을 규명하라는 국회의 요구에 자료 제출 거부, 출석 거부로 대응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완벽한 의혹 해소 없이는 단 1원의 예산도 승인할 수 없다. 민주당은 ‘유전 게이트’의 실체를 명확히 규명하고 희대의 사기극에 협조한 관련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입찰 과정에서 세금 체납 중이던 액트지오가 세계 굴지의 기업인 ‘슐럼버거’와 ‘할리버튼’을 제친 것부터 이해하기 힘들다"라며 "특히 ‘슐럼버거’는 자산가치에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를 두고 동네 전파상을 선택한 꼴이다. 정부와 석유공사가 왜 숨기려고 했는지 속이 뻔히 보인다"라고 힐난했다.
 
노 대변인은 "아브레우 고문이 기자회견에서 말한 ‘액트지오 런던지사’도 거짓말이었다"라며 "지사의 실제 위치는 런던에서 640km 떨어진 애버딘에 있었고, 주식 단 1주에 불과한 껍데기 회사였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또한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검증했다는 모릭 교수는 아브레우 고문의 지인인데다 석유공사 간부의 지도 교수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짜고 친 사기극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회사 S-Oil 임원 출신으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인 이언주 의원은 적자기업 석유공사가 주동이 돼 윤석열 대통령이 띄운 동해 유전개발이 성공 확률이 거의 없다고 봤다.

이 의원은 15일 페이스북 입장문을 통해 "지금은 석유개발 같은 저개발사양사업에 투자하느니 반도체 등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게 낫다"라고 못박았다. 

이 의원은 "1. 성공 가능성은 너무 불확실하다. 2. 출자액(혈세 투입액)이 너무 크다. 3. 리스크가 너무 크고 혼자 진다. 4. 심해개발이라 경제성 별로 없을 위험성이 높아보인다. 5. 우리나라 내의 자원을 미리 개발하여 고갈시키기보다 다른 나라의 채굴권 등 지분을 확보하는 게 낫다"라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140억배럴이니 하는 수치는 신경 끄는 게 좋다. 세계 최대 유전이라는 가이아나 유전도 100억배럴이 겨우 넘었다. 솔직히 중동 남미 등이랑 우리나라 인근 심해랑 어디가 많이 나오겠나?"라며 "뭐 심해에 얼마나 매장되어 있는지 어찌 아나? 전혀 알 수 없다. 석유 흔적조차도 보지 못한 상태다. 더구나 심해개발은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성이 확보되기 어렵다. 리스크가 육지나 대륙붕보다 크단 얘기"라고 덧붙다.

그러면서 "동해 같은 곳에 대해 석유공사는 몇년전 10조 가치라 했다가 이번에 2200조란다. 어쩌다가 220배로 뛰나?"라며 "게다가 몇년전 10% 성공 확률이 20% 확률로 뛰었다.  분명한 건 탐사자원량 즉 석유가 발견되기전의 매장가능성 단계에서는 수치에 너무 신경쓸 필요가 없다는 거다. 전문가들도 이미 여러번 얘기했다. 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잘 모르는 대통령 장관 등이 자꾸 언급하니 모르는 이들이 따라 언급한다. 무책임하다"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동해 심해 유전 개발을 두고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석유 게이트가 점입가경"이라며 석유공사와, 액트지오 등이 얽힌 '카르텔'로 비판했다. 앞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도 SNS를 통해 "이건 순전히 기자로서 직감인데 훗날 대형 게이트 사건이 될 것 같다. 일명 ‘영일만 친구들 게이트’"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정부가 막대한 초기 비용을 지불하고 의뢰한 정체불명의 액트지오사의 분석으로 뒤늦게 '동해 석유'로 들썩이는 와중에 국제에너지기구(IEA)가 5년 뒤 '2030년이 되면 석유 수요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심각하게 남아돌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가 지난 12일 발표한 중기 석유시장 전망보고서에서 2030년 전 세계 석유 생산량이 수요를 초과해 하루 800만 배럴가량 과잉 생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IEA는 전기차 판매의 증가, 연비 개선,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석유 수요 증가 감쇄 요인으로 꼽았다. 
 
전 세계 석유 생산 능력이 2030년에는 수요보다 하루 800만배럴 넘는 규모로 급격히 불어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2일 연례 석유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밝혔다. 석유 수요가 조만간 정점을 찍고 하강하는 반면 석유 업체들의 증산을 위한 투자는 지속돼 하루 800만배럴 초과공급이 우려된다고 IEA는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민주 “윤, 4년간 ‘법인 박탈’ 액트지오에 사업 맡긴 과정 공개하라”

기자박고은
  • 수정 2024-06-09 09:30
  • 등록 2024-06-08 14:53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6월3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동해의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법인 자격이 박탈된 액트지오에게 국책사업을 맡기게 된 전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8일 서면브리핑에서 액트지오가 영업세 신고서 미제출 등으로 4년간 법인 자격이 박탈된 상태였다는 한 언론사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대표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 대변인은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음이 보도로 드러났는데,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2023년 2월에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의뢰했다”며 “법인 자격이 박탈된 기업에게 국책사업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인 자격도 없는 개인주택에 본사를 둔 기업에 (국책사업을) 맡기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국정운영인가”라고 되물었다.
 
황 대변인은 전날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도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매장량을 산출한 근거, 분석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마치 가짜 약 파는 약장수 같다는 의구심만 더 강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의혹은 어떻게 자격 미달인 액트지오가 국책사업을 맡았는지, 어떤 경로로 이 사업이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왜 대통령이 발표하게 됐는지로 커졌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살피고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주간지 시사인은 지난 7일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시사인은 “미국 텍사스 주정부 국무장관실에 등록된 액트지오 관련 서류 6종을 확보했다”며 “그중 두 가지 서류에서 액트지오가 약 4년간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액트지오가 자격 박탈 상태였던 2023년 2월,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분석 업무를 맡겼다”고 밝혔다. 액트지오가 자격 박탈 처분을 받게 된 구체적 사유로는 영업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주 영업세를 납부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가 2019년 세금체납 관련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는 의미이지, 이 사실만으로 법인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볼 수 없다”고 답했다.
박고은 기자 euni@hani.co.kr

민주 "尹, 미국에서 자격 박탈 액트지오에 국책사업 맡긴 과정 공개해야"

김수호 기자2024. 6. 8. 11:55

액트지오 고문 회견에 "가짜약 파는 약장수 같다는 의구심"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더불어민주당은 8일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법인 자격이 박탈된 액트지오에게 국책사업을 맡기게 된 전 과정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액트지오가 미국 텍사스주에서 영업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주 영업세를 내지 않아 4년간 법인 자격이 박탈된 상태였다는 내용의 한 언론사 보도를 인용해 이같이 밝혔다.
 
황 대변인은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음이 보도로 드러났는데,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2023년 2월에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장에 과장을 더해 (석유·가스) 매장량이 최대 140억 배럴이라고 하는데, 법인 자격도 없이 개인 주택에 본사를 둔 기업에 (국책사업을) 맡기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국정운영인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황 대변인은 전날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진행한 기자회견을 두고도 "최대 140억 배럴이라는 매장량을 산출한 근거, 분석 방식이 공개되지 않았다"며 "마치 가짜 약 파는 약장수 같다는 의구심만 더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의혹은 어떻게 자격 미달인 액트지오가 국책사업을 맡았는지, 어떤 경로로 이 사업이 대통령에게 보고됐고, 왜 대통령이 발표하게 됐는지로 커졌다"며 "하나부터 열까지 살피고 (의혹들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김수호 기자 suho@sedaily.com

가능성'만' 보고 140억 배럴? "청진기 대보고 수명 얘기하는 것"[뉴스뒷담]

편집자 주

수요일 오후 2시, CBS 유튜브 채널 'CBS 2시 라이브'에서는 '뉴스뒷담'이 생방송됩니다. 현장을 뛰는 민완 기자들이 뉴스에서 다루기 애매하지만 맥락을 이해하는데 소중한 날 것의 정보들, 수면 위에 드러난 정보를 뒷받침하는 수면 아래 뒷담들, 유쾌한 입담으로 풀어냅니다. 해당 녹취는 5일 방송 내용의 일부로, 전체 내용은 유튜브채널 'CBS 2시 라이브'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채널 'CBS 2시라이브'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 진행 : 윤지나 기자
■ 대담 : 조태임 기자, 이정주 기자

 

https://youtu.be/6g7iA5WeYRw

석유가 있다! 깜짝 브리핑, 기자들부터 네? 석유요? 혼비백산 

▶윤지나> 지난 월요일 오전에 갑자기 국정 브리핑을 처음으로 한다고 해서 사실 기자들끼리 무슨 얘기들을 했냐면, 주말 사이에 북한으로부터 오물 풍선 날아오고 그 다음에 채상병 이슈와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방부 간 전화 통화 기록 같은 게 속속 나오면서 이 부분들에 대한 입장 발표를 하는 건가? 거의 발표 임박 시점까지 이렇게들 추측하고 생방송 준비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띡 나온 게 석유가 있다! 이래 가지고 제일 놀랐던 건 사실 산업부 담당 기자들이었습니다.

▶조태임> 저희는 사실 몰랐어요. 산업부 장관이 윤 대통령 발표에 배석한다는 얘기가 오전에 전해지니까 그때부터 기자들이 난리가 났죠. 막 산업부 대변인실에 문의하고… 보통 이렇게 중요한 발표는 사전에 기자단에 알려줘서 스터디 할 시간을 주거든요, 기사를 쓸 수 있게 대기도 해야 되고요. 그런데 그런 게 전혀 없던 상태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특히 산업부 같은 경우 세종에 있다 보니 서울에 주재하는 기자도 있고 세종에 있는 기자도 있기 때문에, 서울에 있던 기자들은 이 상황을 도대체 뭐야,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이랬던 거죠.

▶윤지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윤 대통령이 석유의 매장 가능성을 언급한 거죠. 자, 우리도 산유국입니다. 만세!


▶조태임> 윤석열 대통령이 140억 배럴 이렇게 구체적 수치를 얘기해서 마치 석유가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은 바닷속에 구덩이 같은 게 있는데 그 구조가 석유가 잘 나올 수 있는 구조, 유망 구조가 발견됐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크기면 최대 140억 배럴 정도가 있을 수 있다 이거예요. 그러나 실제로 있는지 여부는 시추를 통해 확인을 해야 하는 거고요.

▶이정주> 뚫어서 봤더니 다른 뭐 이상한 걸 수도 있잖아요. 표본 지점에 5개를 방방방 뚫는 게 아니라 넓게 놓고 표본 지점을 뚫어서 이제 가스인지 석유인지 확인하는 거죠. 근데 그게 구멍 하나당 천억이에요. 20% 가능성인데 최소 5개는 뚫어야 하니까 5천억 태우기 직전이죠.

▶조태임> 보통 우리가 자료를 얘기할 때는 크게 물리탐사, 시추, 상업 개발 이렇게 있는데 지금 이제 물리탐사 하나 끝낸 거예요. 크게 3단계 중에서는 첫 번째 단계요. 어떤 교수님 말씀을 소개하자면, 우리 애가 아파서 병원 갔는데 청진기 대고 "얘는 수명이 몇 살이에요" 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완전 지금 초기 단계라는 거예요. 가능성만 보고 140억 배럴 얘기하는 게 지금 청진기 대고 숨 얘 이렇게 쉬네, 얘는 수명이 얘는 몇 살까지 가요? 하는 거랑 같다는 거죠.

시추 진행하도록 승인했습니다~ 승인 안 필요한데, 왜 그랬을까?

▶윤지나> 윤 대통령이 관련 시추를 진행하도록 승인했습니다, 라는 표현을 브리핑에서 하던데 이게 매번 이렇게 대통령의 승인이나 이런 게 필요한 작업인가요?

▶조태임> 보통 이 시추 승인 자체는 승인이라는 단계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하더라고요. 발견됐으면 하면 되는데 이번에 뭔가 승인이라는 단어 때문에 큰 금액이 투자되는 거는 대통령의 재가 같은 게 있어야 되는구나 저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윤지나> 아, 이런 건 부장 전결이 아니라 사장 결재가 있어야 되는구나 약간 이런 느낌이잖아요.

▶조태임> 그런데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대통령이 왜 이거를 이렇게까지 밝혔냐, 다들 의아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질문하는 기자'가 공항에서 액트지오 '아브레우' 앞길을 막다    

▶윤지나> 우리 '질문하는 기자' 이정주가 오늘(5일) 액트지오 고문이라는 아트레우 입국, 공항에 오전에 다녀온 거죠. 이정주 기자 질문하는 거 들어보니까 영어로 질문했는데 그 악센트에도 사투리가 묻던데 정말 잘 들리더라고요.

 

▶이정주> 휴스톤 사투리라고 이분이 휴스톤 분이세요. 굉장히 나이스 했어요. 작년에 후쿠시마 IAEA 이런 분들 라파엘 그로시 이런 분들은 기자들 질문 안 받고 쌩하니 가고 그러거든요. 이 분은 3분 정도 얘기도 해주고 질의응답 3개 정도 해줬어요. 기자들끼리 총 5개 질문 하기로 했는데 석유공사 관계자가 안 됩니다, 했고 기자회견 할 거니까 여기서 좀 자제해라, 그러던데 저는 그냥 차 타는 길 따라가면서 질문을 했죠. 석유를 꺼낼 때까지는 얼마나 걸리냐, 그리고 현재와 같은 조건이라면 채산성이 다른 나라보다 높냐 이렇게 물어보니까 굉장히 하이(high)라고 답했어요.

▶윤지나>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제가 저 사람 입장이라면… 역할이 뭡니까?

▶조태임> 긍정적으로 답을 해야죠.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보면 지금 의구심이 많은 상황에서 왔기 때문에 최대한 좋은 답을 해야 되는 상황이잖아요.

▶윤지나> 한국석유공사와 산업부가 주관이 된, 굉장히 오래된 지질 탐사 연구 결과를 자기가 이렇게 보고 자료를 보고, 여기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해준 사람이잖아요. 여기서는 당연히 베리 하이(very high)라고 얘기를 해야되지 않겠어요?

▶조태임> 의뢰한 사람, 클라이언트가 우리 나라인 거잖아요. 의뢰자한테 만족스러운 답을 줘야 되는 건 당연한 거죠. 

알겠는데, 굳이 왜 윤 대통령이 지금 시점에 직접 브리핑을 하죠?

▶이정주> 전문가들이 하는 말이 이번에는 설사 안 되더라도, 가능성이 20%면 상당하니까 석유공사가자체적으로 하면 돼요. 그런데 석유공사가 지금 자본 잠식이에요. 과거 실패한 자원외교 기억도 있고요.  시추에 베팅할 돈이 없어 이 베팅할 수 있는 단 한 명, 윤석열 대통령이거든요. 대통령이 이끌어서 할 수밖에 없다.

▶윤지나> 자원 개발이라는 게 시장 논리로만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는 거잖아요. 자원 안보라는 측면도 있고. 일단은 뚫어봐야 되는 이슈인 건 맞아요. 다만 이거를 너무 극초기인 것 같은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도 되나, 왜 나섰나, 그래서 무슨 효과가 있지라는 의문인 거죠.

▶이정주> 대통령실 쪽에서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얘기해요. 잃을 게 없는 게임이다. 윤 대통령이 지금 지지율 20% 초반까지 찍었잖아요. 사실상 70대 이상을 빼면 이미 10%대 들어왔다는 거거든요.엄청나게 지금 낮은 수치인데 이거 실패한다고 떨어질 지지율이 있냐는 거죠.

▶윤지나> 난 잃을 게 없어.

▶이정주> 예를 들면 사업이 망해가지고 가압류되고 있는데 로또 거기서 한 백만 원어치 산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냐는 거죠. 어차피 사업 망했는데 거기서 로또 하나 터지면 이제 다시 일으키는 거예요. 그러니까 21% 정도에서 잘 되면 이제 올라오는 거고 안 되면 망하는 거죠, 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윤지나> 최근 국면이 최상병 이슈에서 궁지에 몰렸고 북한과의 갈등 관리도 잘 안 되는 것처럼 보이고 악재밖에 없단 말이에요. 상황이 이러니 직접 나서는 이런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나 보군요.

▶조태임> 석유공사나 산자부는 대통령과는 달리 계속 초기 단계라는 걸 강조하거든요. 톤이 달라요. 전문가들도 이건 투자하는 게 맞다고 공감대인데, 또 모두 하는 말이 지금 대통령이 나서기엔 너무 이르다는 거예요. 시추를 해서 결과가 나왔을 때 대통령이 나서면 된다는 거죠. 그래도 그 중에 제가 듣고 그럴 수 있겠다 했던 것, '왜 대통령인가'에 대한 의문과 관련해 어떤 전문가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돈이 많이 드는데 우리는 돈이 없잖아요. 최소 구멍 하나 뚫는데 천 억이고 지금 5개를 뚫어야 되니까 외국 자본들이 들어와야 되는 거예요. 외국 자본이 들어오기 위해서 대외적으로 메시지를 내는 걸 수도 있다, 우리 대통령이 나설 정도로 이렇게 확실하니까 좀 이렇게 들어와서 같이 하자, 이런 의도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 있었어요. 지금까지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례가 호주 기업 한 번 들어온 사례밖에 없대요.

▶윤지나> 저처럼 꼬인 사람이 그런 설명을 들으면 바로 무슨 생각이 드냐, 외국 기업은 바보입니까?그렇게 대통령이 메시지를 내더라도 실제로 거기서 하나 구멍 뚫 때 천억이 들 정도의 비용을 감당하려면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보겠죠. 그런데 지금 단계에서는 석유가 있을 수도 있는 그릇 같은 게 탐지는 되는 정도. 이 정도 단계에서 과연 들어올 것인가.

▶조태임> 그렇죠. 우리나라는 아무리 석유가 난다고 해도 구조적으로 양이 많을 수가 없대요. 그렇기 때문에 외국 기업들이 안 들어오는 거라고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구멍 한 개당 천억이 든다고 하는데, 그전에는 한 번 시추하는데 육백억 정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여긴 심해다 보니까 천오백억까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극초기인데 왜? 정치적 리스크 어떻게 감당? 답이 안나오니 또…천공

▶윤지나> 샴페인을 터뜨리기에는 이르다는 과학기술적 객관적 증거가 있고 그 다음에 윤 대통령이 향후에 지게 될 정치적 리스크는 어쩌려고 저러지, 하는 의문점이 있다 보니 왜 이렇게까지 했지라는 의문이 풀리지가 않아요. 그러면 사람들이 이 시점에 어디를 보게 되냐. 천공을 보게 됩니다.

▶이정주> 오죽 해석이 안 되면. 천공 유튜브 채널, '정법 시대'입니다. 제가 엄청 봤습니다. 천공 만나려고 하니까 강의 300개 보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5월 16일 업로드된 강의를 보면 석유 얘기를 합니다. 천공 영상을 보고 윤 대통령이 그랬다,라는 얘기가 아니라 워낙 이 상황이 쉽게 해석이 안 되니까 오죽하면 이유를 여기서 찾는 사람까지 있다는 거고요, 이미 야당은 이걸 가지고 공격을 했죠.

 '영일만 석유' 입증하려면…"시추 말고는 방법 없다"

  •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 2024.06.07(금) 15:48

미국 액트지오 아브레우 대표 기자회견
"포항 석유·가스 유망…전세계가 주목"
성공 20%지만 실패도 80%…시추해 봐야

"불확실성의 갭(Gap·차이)을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추를 하는 것뿐이다."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미국 액트지오(Act-Geo) 대표가 '포항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판별하기 위해선 시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가스의 잠재적 존재가 있다는 점은 찾아냈지만 시추하지 않으면 리스크를 없애는 게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성공률 20%' 전망에 대해선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치'라고 했다. 이 확률대로라면 찾아낸 7개의 유망 구조 가운데 1개 이상에서 석유를 찾을 수 있는 셈이다. 실패할 가능성도 80%는 있다는 점도 함께 짚었지만 결국 계획대로 시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Aac-Geo) 대표가 7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열린 '동해 심해 가스전'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전 세계 석유 회사들이 주목"…왜?
 
아브레우 액트지오(Aac-Geo) 대표는 7일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브리핑 자리에서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주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며 "이 유망성을 보고 전 세계적인 석유 관련 회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컨설팅 업체다. 앞서 정부는 이달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를 내놨다.
 
이후 제기된 액트지오 신뢰성 논란, 분석 근거 등에 대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 이번 기자회견을 가졌다. ▷관련 기사:尹 "포항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6월3일)
 
아브레우 대표는 동해 심해에 석유·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제반 요소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근원암, 저류암,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요소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근원암은 석유를 생성하는 암석, 저류암은 근원암에서 생성된 석유가 저장되는 암석, 덮개암은 진흙으로 가득 차 있는 암석, 트랩은 석유가 갇힐 수 있는 구조를 뜻한다.
 
그는 "분지에 석유·가스가 실존하려면 좁은 대륙붕 내에 모래가 가득 차 있는 '저류층'이 있어야 하고, 모래의 공극 사이에 석유가 쌓이면 진흙으로 가득 차 있는 '덮개암'이 석유를 가두는 역할을 한다"며 "이 두 가지 요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했다.
 
이미 시추 돼 있는 시추공(유정)이 있고 다른 프런티어(미개척지) 지역에 비해 탄성적 품질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시추된 시추공은 △주작(2012년 시추) △홍게(2015년) △방어(2021년) 등 3개다. 주작과 홍게는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가 공동으로 시추했고, 방어는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시추했다.
 
시추공을 분석해 본 결과 '주작'은 예상했던 트랩이 존재하지 않았고 '방어'는 과도한 압력이 존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번째 홍게 유정은 '성공한 케이스'라고 칭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홍게에서는 4개 제반 요인 중 근원암의 존재, 덮개암의 품질, 트랩 등 3개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를 기반으로 7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해 그 안에 35억~140억배럴에 해당하는 매장량이 있을 거라 추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분지에서 상당한 규모의 경제성 있는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다는 사실은 아직 찾지 못했다"며 "이건 리스크를 의미할 수도 있다"고 했다. 탄화수소는 석유·가스 탐사 시 자원의 부존 여부와 부존량을 알 수 있는 주요 지표 역할을 한다. 
 동해 탐사 현황./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방법은 '시추'뿐…성공률은?
 
아브레우 대표는 이같은 상황에서 석유·가스의 존재를 실제로 입증할 방법은 '시추'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 단계는 지금까지 진행했던 분석에 기반해서 도출한 7개 유망 구조의 순위를 매기고, 지질학적 관점에서 가장 상위에 있는 유망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실제로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은 시추하는 것밖에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시추 성공률은 20%로 추정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이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며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해 주는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 확률에 대해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수치"라며 남미 가이아나 '리자-1' 프로젝트를 예로 들었다.
 
리자-1 유전은 지난 20~25년간 발견된 유정 중 가장 매장량(약 40억 배럴)이 많았는데, 성공 가능성이 16%에 불과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리자는 저희가 분석한 분지와 동일한 유형의 트랩을 갖고 있었고 동일한 유형의 제요인(제반 요인)들을 갖추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대표는 다만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은 20%의 성공 가능성이 있다는 말인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며 한 발 뺐다. 그러면서도 "만약 유망구조를 딱 하나만 도출했다면 시추까지는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5개의 유망구조를 도출해서 시출한다면 하나의 유망구조에서는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처럼 20% 확률을 적용하면 7개 유망 구조 가운데 1.4개에선 석유를 찾을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액트지오사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액트지오의 주소가 아브레우 대표 자택 주소와 같다는 점, 액트지오 직원 수가 10명 이내라는 점 등에서 전문성 논란이 나온 바 있다.
 
아브레우 대표는 "세계적으로 남아있는 석유 매장량이 줄면서 세계 석유 관련 회사들이 인력 감축을 하고 있는 추세"라며 "제 팀은 뉴질랜드, 브라질, 스위스 등 전 세계 각지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파키스탄, 미얀마, 카자흐스탄,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등에서 여러 심해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도 설명했다.
 
추정 매장량의 최소 최대 범위가 넓은 이유에 대해선 "유정(홍게)에서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는 걸 찾지 못해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암석 품질 변화도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140억배럴은 암석 내 충분한 공극이 있어서 그 사이에 충분한 양의 석유화학가스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하는 가장 높은 최대 수치라고 보면 된다"며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갭이 발생하는 것이고 갭을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시추하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로써 정부의 계획대로 연내 첫 시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은 "우리나라는 1년에 가스 400억달러, 석유는 862억달러 정도 수입하고 있는데 국내에 이런 에너지 자원이 있으면 상당한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며 "앞으로 우리 국가 경제에 상당히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매출 23조 회사와는 왜 다른 결론? 야당의 '포항 유전' 질문

이경태2024. 6. 7. 11:42
 

민주·혁신당 '호주 최대 석유개발사 철수' 부각하며 자료공개 압박... "미 컨설팅사 뒤에 숨지 마라"

[이경태, 조혜지, 남소연 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유전' 가능성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등 야당의 '질문'이 더 거세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미국 액트지오(Act-Geo)사의 물리탐사 심층분석 결과를 토대로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과 달리,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지난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 등의 유전 탐사를 진행했던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가 유전 매장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면서 사업에 철수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아래 산자부)는 "우드사이드가 기존 추진 사업에 대한 전반적 재조정 과정에서 (사업 철수가) 이뤄진 것"이라며 해당 광구의 장래성과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반박한 상황. 하지만 야당은 두 개의 회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데 대한 자세한 경위와 관련 자료를 속히 국회에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석유 콸콸 쏟아지면 천문학적 이득 볼 텐데 우드사이드가 포기한 것"
   
  3일 경북 포항 영일만 바다가 잔잔한 물결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날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를 발표했다. 2024.6.3
ⓒ 연합뉴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드사이드는 한국석유공사가 맺은 계약에 따라 해저 광구에서 해저 광물을 탐사·채취·취득하는 권리인 조광권 50%를 확보했으나 이를 포기한 것"이라며 "기업의 목표는 이윤추구다. 만약 영일만 일대에서 석유가 콸콸 쏟아져 나온다면 천문학적인 이익을 볼 것인데, 우드사이드는 이를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콕 집어 홍보한 액트지오사 예상대로라면 우드사이드는 세계적인 바보 선언 같은 결정을 한 것"이라며 두 회사의 판단이 다른 데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우드사이드는 연 매출 23조(기업)이고 액트지오는 연 매출 3800만 원(기업)"이라며 "(유전 탐사에) 국민 세금이 들어가면 믿을만한 기업에게 맡기고 믿을만한 사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시작부터 의혹투성이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 "(제기되고 있는 의문에 대해) 산자부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몇 가지를 빼고는 모두 기밀이라며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철저히 국민 앞에 (검토 내용 등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우드사이드도, 국제신용평가업체 S&P도 포항 석유는 어렵다고 분석했다"며 "국민은 여전히 MB의 자원개발 사기극을 기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권위 있는 기관, 기업의 보고서가 있는데 윤 대통령은 어째서 유독 액트지오 분석결과만 신뢰하나"라며 "산업부의 보고를 받고 제대로 정식으로 상의하셨는지, (대통령이) 국정브리핑까지 열게 된 경위와 함께 투명하게 밝히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국 컨설팅사 뒤에 숨지 말고 관련자료 모두 국회 제출하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조국혁신당은 "정부는 미국 컨설팅사 뒤에 숨어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관련자료를 모두 국회에 제출하고 현안질의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액트지오사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이날(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자부 기자실에서 포항 영일만 유전 개발 관련 브리핑에 나선 데 대한 반응이다.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며 "프로젝트의 유망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왕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일만 사업에 대한 상세한 사업자료를 요청했지만 산자부 등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개적으로 브리핑한 자료 외 어떤 자료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산자부 등에서 국회에 제출할 관련 자료를 조목조목 거론했다.
 
그는 ▲ 한국석유공사-우드사이드 간 계약 일체 ▲ (우드사이드의) 가스유전 탐사경과 및 중단 이유 ▲ 액트지오사를 용역업체로 선정한 절차 및 계약 일체 ▲ 우드사이드와 엑트지오 두 회사가 각각 정반대의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와 관련한 모든 자료 ▲ 지난 3일 정부 발표에 이르기까지 석유공사, 산자부, 대통령실 간 논의 및 발표 확정 경과 일체 등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서 정책위의장은 또 "우리 국민은 지난 이명박 정부 시절 최대 국세 낭비 사례인 소위 자원외교 과정에 석유공사가 캐나다 하베스트사의 가치를 과대평가해 누적 약 3조 원 이상의 손실을 발생시킨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번 경우 역시 석유공사가 지속적으로 시도한 자체 생명연장 프로젝트를 무능한 정부가 덥석 물은 것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국혁신당은 동해 가스·유전 개발 사업과 관련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해 이 사업의 신뢰성과,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전문가들과 함께 엄중히 따질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의 현안질의를 통해 정부의 무책임한 예산낭비 사업 계획을 바로 잡겠다"고 밝혔다.

[단독]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영일만 ‘가망 없다’ 결론내렸다

입력2024.06.05. 오후 7:11  
수정2024.06.05. 오후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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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드사이드가 철수한 뒤 자료를 재해석한 액트지오는 다른 결론을 내놨다.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일대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생각한다(no longer considered prospective)”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우드사이드는 2023년 8월22일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2023년 반기 보고서에서 “탐사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최적화하여 더 이상 가망이 없는 광구를 퇴출시켰다. 여기에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심해 5광구에서 철수하기로 한 결정과 캐나다, 대한민국, 미얀마 A-6광구에서 공식 철수 활동을 완료하는 것이 포함된다”라고 밝혔다.

우드사이드(Woodside Energy)의 2023년 반기 보고서 일부 갈무리. ©Woodside Energy Group Ltd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영일만 일대 지역인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지역을 탐사해온 회사다. 지난 6월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탄성파를 통해서 지층 구조를 분석해왔다”라고 언급했는데, 이 분석을 한국석유공사와 공동으로 담당한 곳이 우드사이드다.

정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우드사이드는 2022년 하반기 ‘철수(exit)’를 시작했다. 2022년 9월27일 등록된 정보 제목은 ‘동해 제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탐사사업 우드사이드社 지분인수 및 탐사 2기 진입계획 보고’다. 적어도 2022년 9월경에는 ‘탐사 1기’에 참여한 우드사이드가 사업 중단 의사를 밝혔다는 의미다.

2023년 1월경엔 우드사이드의 ‘철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그해 1월12일과 1월16일 한국석유공사는 ‘8광구 및 6-1광구 북부지역 우드사이드사 계약탈퇴 및 지분전량(50) 양도 동의 요청’ 정보와 ‘우드사이드 탐사자료 반납 요청(서신 등록)’ 정보를 등록한다. 해당 정보들은 현재 제목만 공개된 상태로, 내용은 비공개되어 있다.

6월3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에 참석해 동해 석유·가스 매장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4월9일 한국석유공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우드사이드는 영일만 일대 탐사에 따른 조광권(해저광구에서 해저광물을 탐사·채취 및 취득하는 권리) 지분 50%를 확보했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영일만 일대 개발이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조광권도 포기한 것이다.

우드사이드가 ‘계약탈퇴’를 하고 난 이후, 공동 운영 중이던 8광구와 6-1광구 운영 권한은 한국석유공사에 넘어갔다. 단독 운영권자가 된 한국석유공사는 미국계 컨설팅 회사 액트지오를 분석 용역 업체로 선정했다. 지난 6월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정부는 2023년 2월 액트지오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

최남호 2차관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액트지오가 분석한 자료는 우드사이드가 탐사에 참여하던 시절 생산됐다. 최 차관은 “2007년부터 ...(중략)... 분석을 해왔고요. 그러한 자료가 축적됐고 ...(중략)... 포항 영일만 동쪽 해상에 있는 심해가 유망성이 높다는 판단이 들어서 그 지역을 집중조사를 한 거고요. 그런 집중조사를 통해 나타난 자료를 다시 또 재해석을 한 결과가 이번 결과가 되겠습니다(6월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라고 말했다.

6월5일 미국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자료 재해석을 담당한 액트지오는 우드사이드와 다른 결론을 냈다. 국정브리핑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견해를 내놨다. 정부는 액트지오의 결론이 나온 뒤에도 약 5개월간 추가적인 검증 과정을 거쳤다고 밝혔다.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은 6월5일 한국에 입국해 “한국에서 많은 의문이 제기돼 방한을 결정했다. 심해는 심도 있게 연구된 적이 없었고, 새로운 데이터도 더 있었다”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월7일 아브레우 고문이 참석하는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밝혔다.

〈시사IN〉은 우드사이드 측에 계약탈퇴 이유에 대해 물었지만, 우드사이드 관계자는 “내부 정보라 코멘트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시사IN〉은 우드사이드의 판단에 대한 한국석유공사의 입장을 질의했지만,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단독] 액트지오, 4년간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

입력2024.06.07. 오후 6:43  
수정2024.06.07. 오후 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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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가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액트지오는 영업세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주 영업세를 납부하지 않아 ‘자격 박탈’ 행정 처분을 받았다.영일만 인근 석유·가스 매장량을 분석한 미국 기업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법인 자격 박탈(forfeits the charter, certificate or registration of the taxable entity)’ 상태였다는 사실이 〈시사IN〉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한국석유공사가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긴 2023년 2월, 액트지오는 법인 등록이 말소된 상태였다는 의미다.

6월7일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액트지오는 2017년에 미국 텍사스주에 설립된 유한책임회사이다. 한국석유공사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미국에 정식으로 등록된 기업명은 ‘Abreu Consulting and Training’이다.

〈시사IN〉은 미국 텍사스 주정부 국무장관실에 등록된 액트지오 관련 서류 6종을 확보했다. 그중 두 가지 서류에서 액트지오가 약 4년간 ‘자격 박탈’ 상태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먼저 2019년 1월25일 등록된 서류(〈그림 1〉)에 따르면, 등록 당일부로 액트지오는 ‘자격 박탈’ 처분을 받았다. 이 서류는 액트지오에 대해 “법인의 법인 설립인가서, 증명서 또는 등록증을 몰수하고 해당 몰수 사실에 관한 본 통지를 법인의 영구 대장에 기록하도록 한다”라고 명령했다. 이 서류에는 행정 처분을 받게 된 구체적인 원인은 적혀있지 않다. 다만 이 처분이 ‘텍사스 세법(Texas Tax Code)’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림 1> 2019년 1월25일 미국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조세 미납에 따른 몰수명령서’ 서류. ©텍사스주 국무장관실


2023년 3월29일 접수된 서류(〈그림 2〉)를 보면, 자격 박탈 처분을 받게 된 구체적인 사유가 나온다. 액트지오는 “‘영업세(Franchise Tax)’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주 영업세를 납부하지 않아서” ‘자격 박탈’ 처분을 받게 됐다. 이와 같은 처분을 받은 기업은 “복권되지 않는 한, 종료된 신고 법인이 설립되었던 사업 또는 업무를 계속할 목적으로 그 존재를 계속할 수 없다(텍사스주 ‘사업 조직법(Business Organizations Code)’ 섹션 11.356.(b))”.

액트지오는 2023년 3월29일 ‘복권신청서 및 취소·몰수 명령 파기 요청서’를 제출함으로써 자격 박탈 처분에서 벗어났다. “불이행을 시정하고 수수료, 세금 및 벌금 전액을 납부”했기 때문이다.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이 서류의 제출자에는 지난 6월5일 한국에 입국한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 이름이 ‘사장(President)’ 명의로 적혀 있다.

<그림 2> 2023년 3월29일 미국 텍사스주 국무장관실에 제출된 ‘복권신청서 및 취소·몰수 명령 파기 요청서’. ©텍사스주 국무장관실


액트지오가 ‘자격 박탈’ 상태였던 2023년 2월, 한국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분석 업무를 맡겼다. 6월3일 국정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직접 “2023년 2월 ...(중략)... 미국의 액트지오 사에 물리 탐사 심층 분석을 맡겼다”라고 말했다.

〈시사IN〉은 액트지오가 2019년 1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자격 박탈’ 상태였음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자격 박탈’ 상태의 기업과 계약을 맺은 것이 문제가 없는지 한국석유공사 측에 질의했다.

이에 대해 한국석유공사 측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사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기술적 전문성과 가격 등의 정당한 기준을 수립하여 이에 따라 입찰 참가 업체들을 평가하여 우선순위 높은 기업을 최종 낙찰자로 선정하였고, 이러한 선정기준 및 입찰 진행과정에서 국제입찰 관련 법령을 모두 준수하였다. 세금 관련 사항에 대해서는, 미국 법인공시사이트(“Opencorporates.com”) 기록에 따르면 2019년 ACT-GEO사가 세금 체납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2023년 3월 문제가 해소되었다고 기록된 것으로, 이는 ACT-GEO사가 2019년 세금체납 관련 행정처분을 진행한다는 의미이지 이 사실만으로 법인 자격을 박탈당했다고 볼 수 없다. 해당기간 중 다른 해외 용역을 수행한 사례도 있다.”

〈시사IN〉은 한국석유공사 측에 미국 법인공시사이트를 근거로 질의한 것이 아님을 밝히고, 한국석유공사 입장에 대해 추가 질의했다. 이에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공사의 입장은 액트지오가 법인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尹 "포항 앞바다에 140억 배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양미영 기자 flounder@bizwatch.co.kr
채신화 기자 csh@bizwatch.co.kr

2024.06.03(월) 15:46

석유 최대 4년, 천연가스 29년 이상 쓸 수 있는 양
삼성전자 시총 5배 규모 달해…연내 첫 시추 계획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 140억 배럴에 달하는 규모로 석유는 최대 4년, 천연가스는 29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으로 추정된다. 가치로 따지면 2000조원이 넘는 금액으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에 달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내 첫 시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과거 개발됐던 가스전./자료=석유공사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첫 국정브리핑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며 "유수연구기관과 전문가 검증을 마쳤고 산업부에 탐사 시추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에 따르면 현 정부는 지난해 2월 동해가스전 주변에 더 많은 가스전이 존재할 것으로 판단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심해기술평가 전문기업인 미국 엑트지오사에 물리탐사 심층분석을 의뢰했다.
 
그 결과 최대 140억배럴에 달하는 석유 가스 매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심해광구로는 세계 최대 개발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 더 많은 수준이다.  
 
90년대 후반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로 석유는 우리나라 전체가 최대 4년간 쓸 수 있고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간 사용 가능한 양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66년 포항 앞바다를 시작으로 국내 해저자원에 대한 석유·가스 탐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그 결과, 1998년 동해에서 4500만 배럴 규모 가스전을 최초로 발견해 2004년부터 2021년까지 상업 생산한 바 있다.
 
석유 가스전 개발은 물리탐사, 탐사시추, 상업개발 3단계로 진행된다. 윤 대통령은 "지금부터는 실제 석유 가스가 존재하는지, 실제 매장 규모는 얼마인지 확인하는 탐사시추 단계로 넘어갈 차례"라며 "올해 말 첫 시추공 작업에 들어가면 내년 상반기까진 어느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발견된 만큼, 향후 시추를 통해 본격적으로 부존 여부 및 부존량을 확인할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현재 가치를 따져보면 삼성전자 총 시가총액의 5배 정도 규모로 전체 매장량 가운데 4분의 1이 석유, 나머지 4분의 3이 가스로 추정된다"며 "연말 탐사를 시작하면 상반기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첫 탐사부터 생산까지 약 7~10년이 소요되고 생산기간은 약 30년으로 알려졌다.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투자 비용은 정부 재정지원과 한국석유공사, 해외 자원개발 기업 투자 유치 등을 활용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소 5개의 시추공을 뚫어야 하는데 1개당 1000억원이 넘는 재원이 든다고 밝혔다. 산업부 고위 관계자도 "성공 확률이 20% 수준임을 감안할 때 최고 5공 이상을 시추해야 하며 2026년까지 시추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시추 초기 비용은 정부 재정, 석유공사 해외 투자비, 해외자금 투자 융자금 등을 활용할 수 있고 해외 메이저 기업 투자 유치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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